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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최대집을 믿을 때” 탄핵ㆍ비대위 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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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최대집을 믿을 때” 탄핵ㆍ비대위 부결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9.12.30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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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신임 반대, 204명 중 122명...崔 "화합의 계기 삼겠다"
▲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는 지난 29일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했다.

임기 2년도 안 돼 불신임 위기에 몰렸던 최대집 의협회장이 재신임을 받았다. 집행부를 대신할 비대위 구성 역시 부결돼, ‘아직은 최대집을 믿어야한다’는 의료계 내부 민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는 지난 29일 더케이호텔에서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임총은 의협 재적대의원 239명중 204명이 참석해 성원됐으며, 주요 안건은 최대집 회장 불신임과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었다.

먼저 임총에서 다뤄진 안건은 최 회장에 대한 불신임안이었다. 회장 불신임 요건은 재적대의원 3분의 2의 출석과 출석대의원 3분의 2의 찬성이며, 239명 기준으로 160명 출석과 107명 찬성을 넘겨야 한다.

최 회장 불신임안을 발의한 경상남도 박상준 대의원은 “회원을 이끌 집행부는 보이지 않고, 찢어진 투쟁의 깃발만 나부끼고 있다”면서 집행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박 대의원은 “곪은 환부를 도려내듯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잘못을 바로잡고 합당한 책임을 물어, 최 회장을 불신임하는 것이 회원을 위한 새로운 지평을 여는 것이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집행부는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수가가 정상화될 것이라는 회원의 기대를 물거품으로 만들었다”며 “반복된 의정협상은 실패, 저수하 하에서 보장성 강화라는 잘못된 정책방향으로 의협을 이끌고도 반성은커녕,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회원의 눈과 귀를 막고 협회를 암흑 속으로 몰아놓은 집행부에 더 이상 무슨 희망이 있겠냐는 게 박 대의원의 설명이다.

박 대의원은 “더 늦기 전에 협회 최고 의결기구인 대의원회는 최대집 회장의 불신임을 의결하고, 회무를 중단시켜야한다”며 “직무정지에 따른 회무의 공백을 대신하고 의협 회무 방향을 정상화하기 위한 대의원회 산하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회원의 권익을 보호하는데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 회장이 당선 후, 협회를 위해 노력한 의지나 충정자체를 헐뜯거나 평가절하 하겠다는 뜻은 없다. 그간 최 회장이 단결을 호소하며 투쟁의 선봉에 서서 열심히 활동한 모습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최 회장은 자신의 큰 뜻을 이루기 위해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꿈을 향한 행보에 집중해달라”고 강조했다.

▲ 박상준 경남 대의원(왼쪽)과 최대집 의협회장.

이에 최대집 회장은 자신에 대한 의혹을 하나하나 해명하면서 대의원들에게 현명한 판단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최 회장은 “제40대 집행부는 출범과 동시에 대정부 투쟁에 역점을 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년간 의협은 어려운 상황에서 싸워야 했다”며 “정부는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의료를 비롯한 각 분야에서 일방적인 정책을 강행해왔고, 반기를 들었다가는 순식간에 ‘적폐’로 몰리고 각종 프레임에 씌어져 매도당하기 일쑤였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의료계 역시 마찬가지였지만 최근 정부의 일방통행에 의한 부작용들이 각 분야에서 문제로 대두되면서 국면이 전환되고 있다”며 “의료 분야에서는 문재인 케어의 부작용이 연일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이는 우리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목소리가 힘을 받을 수 있는 시기가 오고 있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그는 “의ㆍ정협의의 재개 역시 이러한 배경이 있다. 협상을 통해 얻을 것은 협상으로, 투쟁으로 이뤄야 할 목표는 투쟁을 통해서 이뤄 나갈 것”이라며 “회장으로서 회원을 기만한 적도 기만할 생각도 없다. 오직 회원들이 준 사명의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 임총의 개최만으로도 이는 회장의 부덕이며 제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불신임 사유로 열거된 주장들이 과연 의협의 정관에 근거한 정당한 불신임 사유인지에 대해 대의원들이 신중하게 판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또 그는 “지난 7월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했는데, 이는 개인적인 이유가 아닌 의사가 의사답게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한 것”이라며 “당시 목숨을 건 단식투쟁 때의 정신을 되살려 앞으로 회무 추진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 최대집 회장이 자신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지켜보고 있다.

이후, 최대집 회장 불신임에 대한 무기명 투표가 진행됐다. 투표 결과, 204명이 투표했고 이중 82명이 찬성, 122명 반대(기권 0표)해 최 회장의 불신임은 큰 표 차이로 부결됐다.

최 회장 불신임 안건이 부결된 이후, 다음 안건인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대해 논의가 시작됐다.

비대위 구성에 대해 찬반 의견이 대의원들 사이에서 제기됐는데, 경기도 김세헌 대의원은 비대위 구성을 반대하는 의견을 피력했다.

김 대의원은 “의협 정관 제14조 제1항에 의하면 ‘회장은 협회를 대표하고 회무를 통괄한다’고 명시돼 있다. 정관과 대의원회 운영규정이 충돌한다면 상위규정인 정관이 우선”이라며 “대의원총회에서 아무리 투쟁과 협상의 전권을 행사하는 비대위 구성을 의결한다해도 정관상 협회를 대표하는 것은 회장이고, 불신임 외에 회장의 권한을 제한하는 정관상 근거조항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따라서 투쟁과 협상의 전권을 행사하는 총회의 비대위 구성 결의는 무효이고, 이러한 비대위에 의한 행위 역시 무효”라며 “오히려 비대위의 행위는 정관에 명시된 회장 혹은 집행부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오늘 임총에 상정된 안건은 투쟁이나 협상에 대한 비대위가 아니라 ‘의협정책방향 정상화’로, 이는 대의원총회에서 결정한다”며 “현재 활동하고 있는 대의원회 산하 KMA Policy 특별위원회가 의협의 정책방향을 논의하고 이를 대의원총회에 상정, 정책방향을 결정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의협정책방향 정상화를 위한 비대위를 구성하자는 건 KMA Policy 특위는 물론 대의원총회가 의협 정책방향을 잘못 결정해왔다는 의미”라며 “회장과 집행부는 대의원총회의 결정사항을 수임받아 집행하는 집행기구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임총에 상정된 비대위 구성 안건이 통과된다면 이는 KMA Policy 특위와 대의원총회가 그 동안 의협 정책 방향을 잘못 결정해왔다는 의미”라며 “대의원회와 KMA Policy 특위가 많이 고생했는데 KMA Policy가 의협 정책방향을 결정함에 있어 비대위를 구성해야할 정도로 잘못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비대위 구성에 찬성하는 의견을 낸 대의원은 경상남도 최상림 대의원과 경기도 이동욱 대의원이었다.

최상림 대의원은 “현업에서 느끼는 것은 집행부 2년 회무에 박수칠 일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며 “최대집 회장이 탄핵을 면한 것은 회무의 지속성에 대해 고려가 있었다”고 밝혔다.

최 대의원은 “비대위 출범한다고 해서 의협 회무가 단절되는 것이 아니다”며 “비대위는 의협이 잘하는 것은 더욱 발전시킬 것이고 이런 잘못된 회무로 인한 판을 갈아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정부에 끌려가는 분위기에서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야한다. 그런 계기가 만들어져야 오늘 임총에 모인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비대위가 구성되면 비대위는 현 집행부 보다 경륜이 많은 분들이 들어와서 같이 이 난국을 헤쳐 나갈 수 있는 머리를 맞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기도 이동욱 대의원은 “비대위 구성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했던 것의 반복일 것”이라며 “최저 임금은 오르고, 병원 경영은 힘들어지는데 최대집 집행부는 지난 2년간 수가협상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 대의원은 “문 케어는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 이런 상황에서 회원들은 의협을 계속 잘할 수 있을까에 고민하는 분들이 많다”며 “이제까지 회무가 집행부의 변명처럼 잘 됐다고 생각한다면 비대위 구성할 필요가 없을 것이고,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면 회원을 위해 대책을 세워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1년 3개월 전에 똑같은 일이 있었고, 당시 대의원들이 최 회장에 전폭적인 지지를 해줬다”며 “그간 집행부 대응이 잘 됐다고 생각하면 비대위를 부결하고, 회원을 위해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비대위 구성에 참여해달라”고 강조했다.

▲ 비대위 구성에 대해 찬반 의견을 내놓고 있는 김세헌 경기도 대의원(왼쪽)과 최상림 경남 대의원.

비대위 구성에 대해서도 무기명 비밀투표로 진행됐는데, 투표 결과, 202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62명이 찬성, 140명이 반대해 비대위 구성 역시 부결됐다.

불신임 반대표가 찬성표보다 많은데다,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안도 부결됨에 따라 최대집 회장과 집행부가 대정부 투쟁과 협상의 주도권을 쥐고 회무를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임총 결과에 대해 최대집 회장은 임총에서 제기된 의견은 앞으로 회무 추진하는데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번 임총이 발의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의료계가 그만큼 힘들기 때문”이라며 “내부적으로는 여러 가지 특정한 원인들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인 원인은 의료계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그렇기 때문에 이번 집행부뿐만 아니라 과거 집행부에도 불신임 임총이 열렸었다”며 “그런 점에서 이번 임총의 의미를 가볍게 생각하지 않겠다. 의협과 회원들에게 커다란 위기가 있고, 이번 임총을 통해서 서로 다른 의견을 극복하고, 화합의 계기로 삼자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불신임은 집행부나 내 입장에선 인정할 수 없고, 비대위 구성도 앞으로 협회 일을 해나감에 있어 대단히 비효율적이고 부적절하다”며 “이런 방향으로 집행부 입장을 명확히 밝혔고, 다수의 대의원들이 집행부 입장에 동조해줬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다만 임총에서 표현된 회장 불신임에 대한 의견들, 일부 비대위 구성해야한다는 의견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 회무를 추진하는데 있어서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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