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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입원의학‘ 선구자 자처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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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입원의학‘ 선구자 자처한 이유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19.11.25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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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근무시간 축소...의료서비스 지속 가능성에 의문 제기
▲ 입원전담교수 확대 계획과 배경을 설명하고 있는 서울대병원 집행부.

서울대학교병원(원장 김연수)이 현재 5% 수준에 그치고 있는 입원의학전담교수(입원전담전문의, 이하 입원전담교수)의 비중을 3년 내 7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서울대병원은 25일, 병원 본관 김종기홀에서 기자단감회를 개최하고 입원전담교수의 발전된 모델을 제시하겠다며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이미 입원전담교수가 활동하고 있는 임상과는 더욱 확대하고, 아직 도입하지 않은 과에는 신규 도입, 기존 5개 진료과 11명에서 12개 진료과 51명으로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채용할 입원전담교수들에게는 기존 교수들과 같은 급여 및 복지혜택을 제공하고, 독립적인 진료권 및 의사결정권을 보장한다는 계획이다.

입원전담전문의제도는 입원환자의 초기진찰부터 경과관찰, 상담, 퇴원계획 수립 등을 전문의가 전담하는 제도다.

국내에는 지난 2016년 도입됐으며, 현재 전국 36개 기관에서 약 17명의 입원전담교수가 활동하고 있다.

이전에는 주로 진료과 교수의 책임 아래 전공의가 입원환자들을 관리했으며, 담당교수는 외래진료, 수술, 교육 등의 스케줄로 인해 환자와의 접촉이 많지 않았다.

반면, 입원전담교수가 있는 병동에서는 환자가 언제든지 전문의와 상담할 수 있어 환자들에게는 보다 나은 진료서비스가 가능하고, 전공의들은 수련에 매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전문의의 상주로 간호사의 업무부담도 줄어들고, 외래 교수는 특화된 분야에 매진할 수 있게 되며, 환자들은 입원 환자에 맞는 포괄적인 전문지식을 갖춘 입원전문전담의로부터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보다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병동을 조사한 결과, 감염 문제가 대폭 감소했으며, 입원일수도 줄어들었다는 것이 병원측의 설명이다.

선진적으로 입원전담교수 제도를 도입한 해외는 물론, 세브란스병원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도 입원환자들이 전문의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남에 따라 환자와 보호자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아졌다는 것.

▲ 서울대병원 정승용 부원장이 입원전담교수 확대 계획과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이에 서울대병원측은 ‘입원의학센터’라는 독립적인 기구를 만들어 입원의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을 정립해가는데 선구자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를 통해 서울대병원 김연수 신임원장이 표방하고 있는 중증희귀난치질환 중심의 진료체계 개편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서울대병원은 최근 교육부에 교수 정원 확대를 요청했으며, 1차로 내년 일반병상의 40%까지, 3년 후에는 70%가지 입원전담교수의 담당 병상 비중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서울대병원 김동기 진료운영실장은 “신규 채용할 전담 교수에게는 기존 교수들과 마찬가지로 연구실 배정, 학회 참여와 단기연수 등 각종 복지혜택을 책정하고, 급여 및 근무시간도 국내 의료계 최상의 조건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병원이 입원전담교수제도 확대에 힘을 쏟는 실질적인 문제는 의료환경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

전공의 수련 기간이 4년에서 3년으로 줄어들면서 전문분야에 대한 수련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전공의들의 부담을 줄여줄 필요가 있었던 것.

기존에는 전공의들을 노동자 가운데 하나로 여겼다면, 이제는 수련생으로서 교육의 질을 보장할 수 있는 기회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서울대병원 박규주 외과장은 “기존에는 전공의에 의지해 병상을 유지해왔지만, 앞으로는 변화하지 않으면 지금과 같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며 입원전담교수 제도 확대가 필요한 엄중한 시기임을 강조했다.

또한 서울대병원 신상도 기획조정실장은 “의료서비스에서 보면, 외래와 수술, 시술 각 분야별로 전문가들의 노력으로 고속도로를 잘 닦아왔는데, 입원진료는 고속도로 사이에 끼어있는 부러진 다리와도 같았다”고 꼬집었다.

특히 “입원의학은 야간과 주말이 없는 24시간 의학으로, 실제 24시간 돌아갈 수 있는 보상책이 필요하다”며 “입원의학이 발전하면 불필요한 검사와 입원으로 인한 재원시간이 줄어 재투자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정부에서 1월까지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을 종료하고 제도 재편을 논의하고 있는데, 그런 수준까지 이르지 못하고 주간근무 수준으로 고려되고 있는 것 같아 우려된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 정승용 진료부원장은 “입원전담교수 확대는 환자들에게 입원진료의 질을 향상하고, 중증환자 진료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상당기간 많이 준비하고, 고민하고, 논의해왔다“고 소개했다.

이어 ”오늘은 당장 입원전담교수를 확대한다기 보다, 조금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가고자하는 전환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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