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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앞 동헌필방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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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19.01.02  16: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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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루를 꺼낸다. 그리고 준비한 물을 조금 붓는다. 옆에 있는 먹을 집어 들고 조심스럽게 간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원을 그리며 먹에 힘을 주면 점점 진한 검은색이 든다.

적당한 순간에 먹 질을 멈추고 붓을 집어 든다. 그리고 흰 종이에 글을 쓴다. 붓글씨다.

이때는 참 마음이 정갈했었다. 그리할 수밖에 없다. 그런 마음을 먹지 않으면 글자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이제 이런 수고스러운 작업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래서 필방 앞에 서면 그 옛날의 붓질 느낌이 느닷없이 달려든다.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가게 안을 기웃거린다. 붓이 있고 벼루가 있고 먹이 있고 종이가 있다. 친한 벗 넷이서 어서 오라고 손짓한다. 건물은 조계사 길목에 있다.

오고 가는 스님들이 장삼을 펄럭이며 문을 열고 들어선다.

스님들이 단골이다. 행인들은 거의 관심이 없다. 필방이 있는 건물은 오래됐다.

생김새도 그렇고 손때 묻은 흔적이 그렇다. 일제 강점기 때 지어진 것이 분명하다. 붉은색 이층집이 인상적이다. 그래서 찾아보니 근대문화유산 후보로 올라 있다.

필방 이전에는 서양식 물건을 파는 무슨 무슨 양행 이었다고 한다.

그 양행의 주인은 독립협회 회장을 지낸 독립운동가였다가 친일파로 변질한 윤치호의 이복동생이었다고 한다.

지금 필방은 연조가 무려 50년이 넘었다고 한다. 독립과 친일과 오래된 필방이 질곡 많은 우리 역사를 되돌아 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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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  bgusp@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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