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04-29 06:05 (월)
“여성, 남성보다 심장병 사망확률 높다”
상태바
“여성, 남성보다 심장병 사망확률 높다”
  • 의약뉴스
  • 승인 2005.09.2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순환기학회, 폐경기後 사망률 급속 증가

여성이 남성보다 심장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순환기학회(조승연 이사장)는 전국 18개 대학병원의 지난 10년(1995년~2004년)간 급성관상동맥증후군 질환별 추이 분석 및 전국 40개 대학병원이 참여한 급성관상동맥증후군 입원 환자 대상 설문 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분석결과, 절대 환자수는 남성이 많지만 10년간 환자의 증가율은 여성이 4.1배로 남성(3.4배)보다 높았으며, 남여 각각 매년 평균 14.6%와 17%씩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급성관상동맥증후군의 경우 환자수에선 남성이 여성보다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사망률은 남성이 2.81%인 반면, 여성은 3.92%로 여성에서 사망률이 오히려 더 높았다. 이에 따라 심장 질환을 남성의 병으로 인식하는 국내 환경에서 여성에 대한 관심과 대책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급성관상동맥증후군으로 입원한 여성은 대부분(93.2%) 폐경기였으며, 폐경 평균연령은 약 50세(49.53세)로 나타나, 폐경 후 급격히 관상동맥증후군 유발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더욱이 급성관상동맥증후군으로 인한 전조 증상에서 남녀간의 차이가 두드러졌다.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도 숨이 차거나, 머리가 무겁거나, 불안감, 소화불량 등 직접적인 가슴 통증 외에도 비특이적인 증상을 겪는 경우가 남성보다 높았다. 실제로 병원에 입원한 여성환자 15.1%는 화병으로, 24.9%는 위장병으로 오인하고 병원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높은 사망률 이면에는 수술이 어려울 정도로 혈관 상태가 악화된 후에야 뒤늦게 병원을 찾거나 적극적인 치료를 거부하는 행태도 일조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치료로 이어지는 비율도 남성은 95.5%, 여성은 81.2%로 남녀간 큰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남녀 차이에 대해, 대한순환기학회 홍보위원 정욱성 교수는 “여성들의 경우 소극적인 치료 자세도 문제지만, 고령이면서 합병증이 많아, 적극적인 시술을 받지도 못할 정도로 혈관 상태가 악화된 사례가 많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심근경색증으로 입원한 환자의 경우 수술 또는 중재적 시술을 권유 받았음에도 이를 거부한 여성 환자가 21.5%로 남성의 9.9%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권유 받은 시술을 거부한 이유로 남녀 모두 수술에 대한 불안감, 경제적인 이유, 가족들에 대한 부담감 등을 꼽았다.

폐경기 여성에게 급성관상동맥증후군이 급증하기 시작해 70대에 이르러서는 남녀 사이에 차이가 없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의 경우, 폐경 이후 LDL 콜레스테롤과 HDL 콜레스테롤을 조절해 동맥경화증을 예방하는 기능을 하는 여성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으면서 조절력이 미약해지고 동맥경화증에 의한 질환이 급속히 증가하게 된다는 것. 결국 여성호르몬의 영향력을 상실하는 70대에 가서는 남녀 사이에 차이가 없어지게 된다.

대한순환기학회 홍보위원 최소연 교수(아주대학병원 순환기내과)는 “실제 이번 조사결과에서도 협심증, 심근경색으로 입원한 여성의 대다수가 폐경기 이후라는 점과 예후가 좋지 않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폐경기 여성의 심장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순환기학회 이사장 조승연 교수(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는 “당뇨, 고혈압 등 성인병의 증가, 서구화된 식생활, 현대인의 스트레스의 증가 등으로 심근경색·협심증 등의 발병률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여성의 경우 폐경기를 전후로 해 위험 인자들이 늘어나기 때문에 반드시 심장질환을 조기에 예방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할 수 있도록 폐경기 이후에 심장질환을 조기에 검진 받을 수 있는 제도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의약뉴스 박주호 기자(epi0212@newsmp.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