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넓은 한강 변의 한 자락에 해바라기 피었다.
건물이 없어 양지바른 곳이니 자라기에 적합하다.
이글거리는 태양에 당당히 맞서는 해바라기.
그 자태가 사뭇 장엄하다.
과연 태양의 꽃, 황금꽃이라고 부를만하다.
어른 키보다 훌쩍 큰 것이 거의 다 자란 모양이다.
줄기를 만져보니 매우 뻣뻣하고 가시는 억세다.
꽃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씨 익는 소리가 들린다.
정열의 나라, 페루의 국화가 해바라기라고 한다.
그 해바라기는 후기 인상파의 대표주자 고흐와도 연관이 깊다.
파리에서 아를로 거처를 옮긴 그는 그렇게 염원하던 고갱과의 동거를 두 달 만에 끝내고 자신의 귀를 자르고 비극적인 생을 마감한다.
격정의 붓놀림으로 완성된 고흐의 해바라기와 이 해바라기.
어디에 있든 해바라기를 볼 때마다 예사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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