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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에 아홉 무시하는 ‘두근거림’ 돌연사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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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에 아홉 무시하는 ‘두근거림’ 돌연사 위협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18.01.17 0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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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부정맥학회, 부정맥 인지도 조사...“인식 개선 시급”

“5000원 정도면 돌연사의 위험을 미리 알 수 있다.”

출범 2년차를 맞이한 대한부정맥학회(회장 김영훈)가 부정맥에 대한 인식 개선을 호소하고 나섰다.

심장질환 전문가들이 연구와 진료에만 매진하면서 돌연사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부정맥의 위험성을 알리는 데에는 소홀했다는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대국민 인식개선에 동참해 달라는 호소다.

특히 10여년 전 국가건강검진 항목에서 제외된 심전도 검사를 65세 이상 고령환자 등 고위험군에 한해서라도 다시 부활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목소리다.

▲ 좌측부터 대한부정맥학회 정보영 총무이사, 김영훈 회장, 김진배 보험이사.

◇열에 아홉, 부정맥 대표질환 ‘심방세동’ 모르고 ‘가슴 두근거림’도 가볍게 생각
대한부정맥학회는 급속한 고령화로 최근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부정맥 질환을 극복하고자 지난 2016년 12월, 청립 총회를 통해 정식 학회로 출범했다.

‘부정맥 극복을 위해 환자와 가족은 물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해야 한다’는 학회의 지론처럼, 그간 대한부정맥학회는 부정맥에 대한 의료인은 물론 대국민 교육에 힘을 쏟아왔다.

지난해에는 일반인들이 부정맥에 대한 정보를 쉽게 찾고, 전국 각지의 부정맥 전문가들을 검색할 수 있도록 학회 홈페이지 내에 일반인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 등 국민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해왔다. 

올해에는 출범 2년차, 햇수로는 3년차를 맞아 부정맥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 조사를 진행, 그 결과를 16일 언론을 통해 공개했다.

지난 2017년 10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부정맥 질환 인식 조사 결과는 예상보다 더 심각했다는 평가다.

조사결과 응답자 10명 중 9명이 부정맥의 대표적 질환인 ‘심방세동’에 대해 잘 모르거나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했으며, 부정맥의 대표 증상인 ‘두근거림(심계항진)’을 경험하고도 병원을 방문한 비율은 15.4%에 그쳤다.

심방세동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뇌졸중의 발병 위험이 5배 가량 높아 조기 진단을 통한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방세동을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는 응답자가 절반을 넘었고(54.7%), 들어본 적은 있지만 잘 모른다는 응답을 포함 92.8%가 심방세동을 잘 모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정맥을 진단받은 경험이 있는 경우에도 4명 중 1명만이 심방세동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 인지도가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심방세동과 뇌졸중의 상관관계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비율도 193%에 그쳐, 부정맥의 위험에 대한 인식 역시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나마 부정맥으로 인한 급사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38.1%가 알고 있다고 응답했지만, 부정맥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가슴 두근거림을 느끼고도 병원을 방문한 응답자는 15.4%에 그쳤다.

그 이유는 대부분 증상이 심하지 않아서(60.2%), 혹은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서(51.5%)라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하지만, 부정맥을 방치하면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가슴 두근거림 등 부정맥이 의심될 경우 심전도 검사를 받아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학회측의 설명이다.

비용도 5000원 정도로 저렴하고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는 만큼, 두근거림 증상이 나타났을 때 바로 병원을 차자 심전도 검사를 통해 부정맥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것.

두근거림 증상이 불규칙해 심전도 검사로 확인되지 않더라도 부정맥을 진단하는 검시 비용이 크지 않고, 진단시 약물 치료 외에도 고주파전극도자절제술을 통해 완치할 수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검사에 임해 달라는 당부다.

◇고령화에 환경오염으로 부정맥 위험 증가...심전도 선별 검사 필요
이와 관련 대한부정맥학회 김영훈 회장은 “그동안 심장질환 전문가들이 주로 절제술과 충격기, 페이스메이커 등에 대해 공부하고 교육하면서 주로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들을 진료하는 데 매달려 왔다”면서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에 소홀했음을 인정했다.

이러한 판단에 따라 대한부정맥학회를 정식 출범하기 전부터 3년째 부정맥에 대한 대국민 홍보사업을 이어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그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미세먼지와 같이 대기 오염이 심해지고 기후 변화가 심해지면 외부로 나타나는 여러 가지 증상 중 하나가 부정맥”이라며 “부정맥과 그 위험성에 대해 더욱 널리 알리기 위해 학회가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김 회장은 “부정맥을 스크링하는 가장 기본적인 것이 심전도 검사로 유럽에서는 고령이고 맥이 이상하면 반드시 심전도 검사를 하게 한다”면서 “앞으로는 데이터를 통해 정부에 심전도 검사를 국가 검진에 포함하도록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이번 인지도 조서 결과를 바탕으로 학회 차원에서 대국민 인식 개선을 위한 구체적 로드맵을 마련하고 SNS나 공익광고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부정맥 인지도 향상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일반인들이 선뜻 이해하기 쉽지 않은 ‘부정맥’이라는 단어도 바꾸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Arrhythmia라는 단어를 일본에서 부정맥으로 번역했고,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그대로 받아들였는데, 이로인해 환자들이 부정맥을 심장질환으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해외에서도 Arrhythmia이라는 단어를 심장과 연계해 이해하지 못해 최근에는 관련학회들이 학회명을 Arrhythmia Society에서 Heart Rhythm Society로 바꾸는 추세라는 설명이다.

이에 김 회장은 “심장리듬질환 등 일반인들이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명칭으로 바꾸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유전자 검사 확대 필요...원격진료 제한적으로 허용해야
한편, 김 회장은 부정맥 진단 및 치료에 있어 정부 정책에 대한 아쉬운 마음도 전했다.

우선 유전성 부정맥 환자를 대상으로 한 유전자 검사에 있어 그는 “환자의 가계에 급사나 뇌졸중을 겪은 분들이 많고, 같은 치료를 하더라도 반응이 잘 나타나지 않고, 나이에 비해 너무 빠른 나이에 부정맥이 올 경우 유전자 검사가 가능하도록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개원가에 막혀 있는 원격진료에 대해서도 일부에 한해서는 허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자동 제세동기의 경우 몸에 삽입하면 이상 신호가 있을 경우 좋지 않은 사인을 원격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 있지만, 원격진료가 불가능해 그 기능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러다 환자가 어느날 사망한 상태로 병원에 와 기록을 살펴보면 이미 몇 개월 전부터 이상 사인이 있었던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원의들과 이야기 해 적어도 중증 부정맥 환자 만큼은 원격진료가 가능할 수 있도록 예외 조항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외과의사들을 중심으로 대한부정맥외과학회가 출범한 것과 관련, 김 회장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부정맥이라는 질환은 내과와 외과는 물론 영상의학과와 신경과, 신경외과, 혈관외과 등 다학제 진료가 필요하고, 의료기사와 간호사 나아가 퇴원 환자의 안전을 모니터링 할 인원도 필요하다”면서 “부정맥 질환은 상당한 팀워크기 필요하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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