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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그 섬의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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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그 섬의 아침에
  •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 승인 2018.01.04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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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아 오는 아침이다. 아침은 무언가 결심하기 좋은 시간이다. 저녁과는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새해여서 그런지 더 그렇다.

입 달린 사람은 한 마디씩 한다는 그 섬의 새해 첫 날은 아니더라도 그 언저리의 어느 날 이다.

제주도는 지금 공사 중이다. 겨울이라고 나그네처럼 쉬어가지 않는다.

야산은 파헤쳐 지고 흉물스런 건물이 조화 없이 제멋대로 올라가고 있다. 쓰레기는 넘치고 유일한 식수인 지하수는 고갈되고 있다. 날아오는 관광객을 다 담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제 2 공항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더 많은 인원을 끌어 들이기 위해서.

인간의 탐욕이 평화로운 섬을 파괴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런 말은 씨도 먹히지 않는다. 돈 앞에 인간은 대체로 패배자. 역사가 그걸 증명하고 있으니 아니라고 우길 수도 없다.

그래서 그것 대신 자연을 탐하는 인간의 욕심이 넘쳐나기를( 이런 욕심은 많을수록 좋다.) 그래서 파괴보다는 보존되는 그 섬을 기대하는 것은 부질없다. 가망이 없는 것에 거는 기대는 허탈하다.

그래도 새해이니 뭔가 말해야 한다. 자연은 부서지면 살리기 어렵다고. 그러니 깨기보다 그대로 놔두라고. 그런 희망을 새해 아침에 빗장 걸듯 걸어 본다.

안되면 개꿈 꿨다고 허탈해하지 말자. 어차피 올해는 개해라고 쓴웃음 짓지 말자. 대신 속상해하고 가슴아파하자. 새해에 하는 울렁거림은 되돌 릴 수 있는 시간이 많으니까. 많은 것은 시간이니 더 생각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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