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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형간염 진료지침, 옵션 확대가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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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형간염 진료지침, 옵션 확대가 핵심
  • 의약뉴스 김창원 기자
  • 승인 2017.12.18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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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이정일 교수
 

대한간학회가 지난달 C형간염 가이드라인 개정판을 공개했다. 2015년 개정된 이후 2년만에 다시 개정된 것이다.

이에 대해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이정일 교수는 “새로운 치료제들이 등재됐고, 내성관련변이(RAS)에 대한 내용이 더 자세하게 포함됐다”면서 “지난 2015년 가이드라인에 제시됐던 약제들이 지난 2년간 국내에서 사용되며 축적된 경험도 추가적으로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유전자 1b·2형에 초점
이정일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국내 C형간염의 특징은 유전자형 1b형이 약 60%, 2형이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이번 가이드라인은 유전자형 1b형 및 2형에 더 초점을 맞췄다.

일례로 해외 가이드라인의 경우 알파벳 순서에 따라 1a형, 1b형 순으로 내용이 구성되지만, 국내 가이드라인에서는 유전자형 1b형에 대한 내용을 먼저 설명하고 2형에 대한 내용이 그 다음에 나오는 등 국내 실정에 맞게 구성됐다.

또한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치료제들의 병용옵션도 포함돼있다. 외국 가이드라인에는 포함되지 않은 다클라타스비르·아수나프레비르 병용요법과 다클라타스비르·소포스부비르 병용요법이 명시된 것이다.

이에 대해 이정일 교수는 “다클라타스비르·아수나프레비르 병용요법은 유전자형 1b형 환자가 많은 아시아권에서만 허가를 받아 사용되고 있지만, 유전자형 1a형 환자가 많은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사용되고 있지 않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가장 처음 도입돼 사용된 관계로 제외하지 않고 치료옵션으로 남겨뒀다”고 설명했다.

 

단, 권고 등급에 있어 A1 등급보다 낮은 수준으로 권고하는 A2 등급으로 표시돼있다.

다클라타스비르·소포스부비르 병용요법은 해외에서 출시된 약제 중 3가지가 아직 들어오지 않았고, 제외 시 치료옵션이 적어진다는 점과 유전자형 3형에서 아예 치료옵션이 없어진다는 이유로 가이드라인에 남게 됐다.

반면 기존에 사용되던 인터페론 제제 기반 요법은 심한 부작용 등의 이유로 유전자형 1b형 치료에서는 모두 제외됐으며, 유전자형 2형에 대해서는 콩팥 기능이 떨어진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약제가 국내에 도입되지 않아 남겨뒀다.

이와 함께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다클라타스비르·아수나프레비르 병용요법의 경우 유전자형 1b형에서 RAS 검사를 하고 유전자 돌연변이가 없어야만 효과를 볼 수 있고, 엘바스비르·그라조프레비르 복합제의 경우 유전자형 1a형에서 내성이 있으면 치료 기간 및 병용 방법에 변경이 필요해 RAS 검사 관련 내용이 추가됐다.

◆신규 약제 반영해 치료 옵션 확대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신규 치료제가 반영됐다는 점이다. 지난 2015년 가이드라인 업데이트 당시만 해도 사용 가능한 경구용 치료 옵션이 딱 하나 뿐이었다.

C형간염 치료제는 대부분 고가인 만큼 보험 급여를 받지 않으면 환자를 치료하기 어려운데, 국내에 처음 도입된 다클라타스비르·아수나프레비르 병용요법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약가로 사용할 수 있었다.

이후 치료 효과가 더 좋고 비교적 내성이 적은 치료옵션이 도입됐지만, 내성 문제로 인해 다클라타스비르·아수나프레비르를 사용할 수 없는 환자들에게만 처방이 가능하다는 제한점이 있었다.

하지만 올해 출시된 엘바스비르·그라조프레비르 복합제를 포함한 신규 치료제들은 적정한 가격에 먼저 출시된 미국이나 유럽에서 기존 사용 약제들보다 효과가 더 좋다고 증명됐다. 24주간 복용해야 했던 이전 치료제보다 치료기간도 12주로 줄였다.

이정일 교수는 “의료진 입장에서는 치료 옵션이 많다는 것은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기 때문에 진료 환경은 더 좋아졌다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국내에 출시된 엘바스비르·그라조프레비르 복합제와 OPr+D 제제 두 가지를 언급했다.

OPr+D 제제는 미국에서 엘바스비르·그라조프레비르 복합제보다 먼저 출시되고 처방도 활발하게 이뤄져 많은 데이터를 갖고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가격에 있어서도 다소 유리한 편이지만, 아침에 세 알, 저녁에 한 알로 하루 두 번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복용이 다소 복잡하다는 단점이 있다.

엘바스비르·그라조프레비르 복합제는 하루 한 알만 복용하면 되고, 간경변증이나 이전 치료경험 여부에 상관 없이 대부분의 화낮에서 용량 및 치료 기간 조절 없이 사용 가능하다.

이에 대해 이정일 교수는 “환자가 더 편하고 선호하는 치료제를 선택하는 것이 관건”이라면서 “C형간염 치료제가 워낙 고가이고 환자가 직접 치료를 받는 주체이다 보니 치료제 처방 시 각 치료제에 대한 장점과 단점을 충분히 설명하고 환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특히 “새로운 치료제가 등장하기 전에는 환자나 의료진이 약제를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면서 “엘바스비르·그라조프레비르 복합제 등이 도입되면서 치료기간이 3개월로 대폭 줄어들었고, 의료진 및 환자들이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고령 환자의 경우 당뇨병, 고혈압 등 기타 동반질환을 함께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이미 타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들이 많다”면서 “이런 경우 환자 및 보호자는 치료 비용이 크게 차이나지 않아 식사와 관계없이 하루에 한 알만 복용하면 되는 가급적 편한 치료제를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 ‘8주 치료’ 포함
개정된 가이드라인에서 또 하나 주목되는 내용은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의 8주 요법과 국내에 아직 출시되지 않은 범유전자형치료제가 포함된 점이다.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 8주 치료의 경우 간경변증이 없는 환자에서만 가능하고, 보험 기준이 12주로 돼있는 상황에서 8주 치료를 가이드라인에 포함할 경우 여기 속한 환자군은 향후 12주 사용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년 사이에 해당 치료에 대한 데이터가 미국이나 유럽에서 많이 발표돼, 치료비 절감을 고려해 가이드라인에 포함하게 된 것이다.

해외에서 이전 치료 경험이 없고 간경변증이 없는 환자에서 조직검사, 초음파검사, 간 섬유화 검사, 열액검사 등 3가지 이상의 검사를 진행해 간경변증 여부를 확인하고, 혈소판 수치도 지극히 정상인 환자를 선별, 이 환자들에서 바이러스 수치도 높지 않다면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 8주 치료가 12주 치료와 똑같은 결과를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 제제는 내성이 없는 환자에서 사용이 어려워, 8주 요법이 가이드라인에 포함되긴 했지만 실제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국내에 아직 출시되지 않은 세 가지 범유전자형 치료제의 경우 기존 치료제에 내성이 있는 환자에게 효과가 있어 가이드라인에 포함됐다.

세 가지 치료제 중 글레카프레비르·피브렌타스비르 복합제는 이미 국내에서 출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복실라프레비르와 벨파타스비르가 포함된 두 약제는 아직 국내 임상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해당 약제들은 모두 국내에 출시되지 않았거나 출시될 가능성도 낮은 상태지만, 기존 치료제에 내성이 있는 환자에게 효과가 있어 치료 실패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가이드라인에 포함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정일 교수는 “치료에 실패한 환자의 경우 후속 대책이 필요한데 그 후속대책은 굉장히 어렵다”면서 “더불어 C형간염 치료제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만큼 미국이나 유럽 가이드라인에 포함된 약제들도 모두 포함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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