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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별 건보재정 추계치, 최대 86배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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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별 건보재정 추계치, 최대 86배 차이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7.10.17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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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건보재정운영개선특위...“추계치-현실 간극 좁혀야”
▲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김형수 연구조정실장과 김석영 연구원.

지속가능한 건강보험제도를 만들기 위해선 극심한 편차를 보이는 건보재정 중장기적 추계치 연구를 시정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정부 및 산하기관의 연구들이 중요한 참고자료로 사용되지만 연구별로 편차가 있어 사회적 갈등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김형수 연구조정실장과 김석영 연구원은 건강보험재정운영개선특별위원회 결과보고서에 국민건강보험 재정 전망에 대한 주요 선행연구들을 검토했다.

국민건강보험은 국민들이 납부하는 보험료를 주 재원으로 하는 사회보험방식으로 이뤄져있으며, 보험자가 하나인 단일공보험체계를 갖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건보의 흑자를 이유로 정부에서 국고지원금을 제대로 지원하지 않고 있고, 적자가 예상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는 등 재정 안정성이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건보재정의 지속을 위해서는 재정 전망의 중장기적인 추계 연구와 운영 계획 수립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하는데, 문제는 재정 전망에 대한 연구는 연구자의 관점에 따라 상이한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3월 ‘제4차 사회보험 재정건전화 정책협의회’를 열고, 2016~2025 8대 사회보험 중기재정추계 결과‘를 발표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건보는 2016년 총 52조 6000억 원을 지출했고 이는 전체 GDP 대비 4.4%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중기 재정추계를 통해 2025년의 예상 지출액을 추계한 결과 111조 6000억 원으로 연평균 8.3%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추계된 금액은 전체 GDP 대비 4.7%로 나타났다.

▲ 국내 연구의 건강보험 재정 수지 추계 결과.

기재부는 건보 지출규모의 증가 이유로 고령화로 인한 노인진료비 증가를 꼽았다. 추계에 따르면 노인의료비의 증가로 현재 2016년 1인당 급여비 평균 95만원이었던 급여비가 2025년 180만원으로 약 2배 정도 확대될 것으로 보았으며, 이로 인해 건강보험의 당기수지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지난 2014년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진행한 ‘건강보험 장기재정전망’에선 건보 지출추계는 국민의료비를 추계한 후 국민의료비 중 공공재원의 비중을 적용하고 공공재원 중 건강보험 지출의 비중을 적용하는 절차를 거쳤고, 국민의료비, 공공재원, 건강보험 지출은 모두 명목 기준으로 추계했다.

추계 결과 건보 지출액은 2015년 54.5조원에서 2030년 236조원, 2060년 1031조원에 이르렀고, 건보 수입액은 보험료율의 미인상을 전제할 경우 건강보험수입은 2015년 54조원, 2030년 133조원, 2060년 37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계됐다.

건보의 수입과 지출의 추계 값을 활용해 재정 수지를 예측한 결과 2030년 103조 원, 2060년 660조 원 적자를 나타낼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예산정책처에서 나온 건보 중·장기 재정추계 모형 연구에서는 건보 지출(국민건강보험공단 부담분)은 2014년에 43조 8000억 원, 2020년에 72조원, 2030년에 142조 4000억 원, 2060년에 467조원에 이르렀다.

이에 반해 건보 수입 중 보험료 수입은 2014년에 36조원, 2020년에 59조 3000억 원, 2030년에 117조 5000억 원, 2060년에 368조 2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고, 국고지원금은 2014년에 7조 2000억 원, 2020년에 11조 9000억 원, 2030년에 23조 5000억 원, 2060년에 77조 2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 건보재정에 대한 전망에 대해 학문적 관심을 갖고 추계한 연구도 있는데 ‘국민건강 표본코호트 DB를 이용한 건강보험 재정 추계 연구’에선 2030년까지 계속된 적자가 예상됐으며, 2030년까지 재정적 추계치가 국민연금공단 추계위원회 자료 기준 약 35조 원, 국회예산정책처 자료 기준으로 약 45조 원으로 나타났다.

또한 2060년까지 추가로 추계하면 120조 원에서 190조 원에 달하는 재정적자가 나타날 것으로 추계됐다.

이에 김형수 연구조정실장과 김석영 연구원은 “이 같은 연구들에 따르면 2020년에 최소 8000억 원에서 최대 11조 원의 재정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2050년과 2060년의 이러한 적자폭은 더욱 크게 나타나 최소 21.6조 원에서 최대 660조원의 적자를 예상했다”고 밝혔다.

이어 “추계연구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발생하는 여러 가지 예상 못할 변수로 인해 정확한 답을 찾기 어렵고 연구자별로 연구에 사용한 방법론, 변수의 자료원이 다르기 때문에 각 연구의 추계치는 다양하게 나타난다”며 “특히 건보 재정의 수입은 정부지원금의 미지급 사태 이외에는 추계 시 문제가 될 수 있는 특별한 요인이 없지만 지출은 2015년 발생한 메르스와 같은 집단감염병 발병으로 갑작스러운 지출이 나타날 수 있어 정확한 추계가 어렵다”고 전했다.

그런 점을 고려한다고 해도 현재 나타난 추계치는 편차가 너무 크고, 이러한 차이는 추계년도가 길어질수록 더욱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2030년을 추계한 연구를 살펴보면 어떤 연구에선 1조 4000억원의 적자를 예상했지만, 다른 연구에서는 130조원의 적자를 예상해, 이 둘의 차이는 무려 86배에 달한다”며 “현재까지의 정부 및 정부산하 연구기관에서 추계한 연구들 간 재정 추계치 편차는 비정상적으로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 3월 ‘8대 사회보험 중기재정추계 결과’를 발표한 기획재정부는 2023년 안에 현재까지 누적된 21조 원 규모의 재정 적립금이 모두 소진된다고 예측했다”며 “하지만 시딘단체는 기재부의 추계를 막대한 재정지출이 발생할 만한 예기치 못한 외부 쇼크가 있지 않은 이상 상식적으로 신뢰할 수 없는 수치로, 보험료 인상 등 목적으로 의도된 값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수 실장, 김석영 연구원은 “지속가능한 건보제도를 만들기 위해 재정의 중장기적인 추계와 미래를 대비하는 정책은 중요하고, 이를 위해 실시된 정부와 정부 산하 연구기관의 연구는 정책의 중요한 자료로 사용되고 있다”며 “하지만 재정 추계 연구들은 연구별로 매우 극심한 편차를 보이고 있고, 결과 값을 놓고 사회적인 갈등을 보이고 있다. 이는 건강보험 재정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서 반드시 시정돼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재정 추계치와 현실간의 간극을 좁히는 것은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과제로, 추계연구는 단순한 숫자 추계가 아닌 사회적인 현상 등의 다양한 요인을 함께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며 “과거의 정확하지 못한 재정 추계치와 실질적인 건강보험 수입, 지출을 비교해 어디서 흑자가 발생하였는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보정하여 새로운 재정 전망을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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