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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변비라도 쉽게 넘겨선 안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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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변비라도 쉽게 넘겨선 안되죠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7.06.0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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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서울병원 소화기병센터 이태희 교수

누구나 한번쯤은 겪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질환은 무엇일까?

가벼운 증상을 동반하거나 뭔가 터부시되는 부위의 질환이 여럿 떠오를 테지만 그중에서도 ‘변비’에 대한 무관심은 꽤나 심한 편이고, 잘못된 치료법까지 국민들 사이에 널리 알려져 있기까지 한 상태이다.

순천향대서울병원 소화기병센터 이태희 교수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변비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넘겨선 안 된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인터뷰를 진행한 기자까지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는 변비에 대해 얼마나 잘못 알려져 있고, 어떤 치료법들이 있을까?

 

◆섬유질 섭취로 변비 치료? 오해와 진실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 산하 변비연구회가 변비로 진단받은 환자 628명을 대상으로 변비환자의 질환 인식 정도를 조사를 진행한 결과, 환자들이 변비 치료에 있어서 오해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들 섬유질 섭취로 변비를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환자가 577명으로 10명 중 9명에 달했다. 이외에 규칙적인 운동(549명, 87%), 발효유 섭취(519명, 83%)로 변비를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한 환자가 많았다. 반면 병원을 방문해 치료해야한다고 답한 환자는 311명에 불과했다.

이태희 교수는 “당시 인식조사에서 많은 환자들이 변비에 대해 잘못 인식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며 “많은 환자들이 섬유질 섭취나 운동과 같은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변비를 치료할 수 있다고 오해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섬유질 섭취는 병원을 방문하기 힘들 정도로 심한 변비환자의 경우엔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운동도 변비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데, 예를 들어 거동이 불편한 환자의 경우에는 운동 자체가 도움이 되겠지만 변비가 심하지만 거동이 불편하지 않은 환자는 운동을 통해 변비가 좋아진다고 보기 어렵다”며 “발효유도 일부 변비 환자에게 도움이 되지만 오히려 복통이 심해지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또한 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변비로 임해 발생하는 2차 증상에 대해서도 잘못된 인식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환자 3명중 2명꼴로(346명)이 변비가 만성피로를 유발한다고 오해하고 있었고, 노화를 촉진할 것이라고 답한 환자도 55%(343명)나 됐다. 대장암과 같은 중증 질환의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환자도 절반(314명)이 넘었다.

이 교수는 “환자에 따라 증상과 유병기간, 장 무력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변비가 의심된다면 병원을 방문,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증상에 맞는 올바른 치료를 받아야한다”고 지적했다.

◆잘못된 변비 치료, 오히려 더 고생

변비는 배변 횟수가 정상에 못 미쳐 적은 증상을 말하며, 단기적으로 나타나는 변비 증상은 식이요법 등으로 해결되지만 6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되면 치료가 필요한 만성 변비로 분류한다.

이태희 교수는 “변비는 누구나 걸릴 수 있고 별게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며 “하지만 어떤 질환으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이 변비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변비는 질환이 아닌 증상이란 인식을 가져야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변비는 장폐색, 대장암 등 위험한 2차 질환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며 “임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환자는 과민성 장 증후군으로, 약을 복용해도 변비 증상이나 복통이 쉽게 완화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일부 환자에서는 원인은 없는데 변비가 있는 분들도 있는데 이분들은 기능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태희 교수는 변비 환자들이 변비를 해결하기 위해 약국에서 쉽게 약을 사서 복용하거나 장 청소를 하는 것에 대해 경고했다.

이 교수는 “일부 환자들은 변비를 해결하려고 약국에서 약을 사서 복용하거나 나중에는 항문병원에서 장을 청소하는 경우가 있다”며 “하지만 이는 변비 치료에 있어 올바른 치료법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변비약은 대부분 증상을 개선시킬 뿐 근본적인 치료법이 될 수 없다”며 “변비약을 자주 복용하거나 장 청소를 상습적으로 남용하게 되면 생리적인 배변기능을 잃게돼 오히려 더 고생하게 된다. 대학병원을 방문하는 환자 중 변비약을 남용해 변비로 더 고생하는 환자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고해상도 직장항문내압검사 장비, 적정 수가 필요

현재 순천향대서울병원 소화기 내과는 변비 치료를 위해 2010년부터 고해상도 직장항문내압검사 장비(모델명: 마노스캔)를 도입해 운용하고 있다.

이 장비는 환자의 직장 및 항문의 압력을 측정하는 장비로 변비와 변실금, 치핵, 항문통, 탈홍감 등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직장 항문 기능을 평가할 때 유용하며, 검사가 간편하면서도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검사 방법은 환자의 직장 부위에 도관을 삽입하고 모니터를 통해 항문과 직장의 압력을 확인한다. 압력의 차이에 따라 색감이 다르게 나타나고 검사 시간은 약 20분가량 소요되며 보험 급여 항목이다. 이 장비는 순천향대서울병원에서 최초로 도입해 현재 13곳에서 운용 중이다.

이태희 교수는 “고해상도 직장항문내압검사는 기존 장비에 비해 비용은 동일하면서 변비 및 변실금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며 “평소 변을 볼 때 힘이 들거나 잔변감, 항문폐쇄감, 탈홍감, 변실금, 항문통이 있다면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2010년에 도입돼 7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13곳의 병원 밖에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교수는 “안타깝지만 수가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기존 장비보다 훨씬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장비임에도 불구하고 2010년 순천향대서울병원에 처음 도입된 이후 7년 동안 13곳 밖에 운영하지 못하는 건 수가라는 현실 때문이다”라며 “이 검사에 대한 수가 책정이 기존의 검사방법과 동일하다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그는 “고해상도 직장항문내압검사에 사용하는 카테터는 200번 가량 사용하면 교체해야하는데 이에 대한 수가도 낮게 책정돼 있다”며 “검사할 때마다 병원입장에서 손해여서 대학병원에서도 쉽게 도입하기 힘든 장비. 우리 병원에서도 진료와 함께 연구라는 목적이 있기 때문에 손해를 감수하고 운영하고 있지만, 정부에서 적정한 수가를 책정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변비치료, 전문의와 상담이 가장 중요

이태희 교수는 변비로 고민 중인 환자들에게 “변비라는 것은 심각한 병은 아니지만 갑자기 변비가 생겼다거나 체중감소, 혈변 등 신체적인 증상이 같이 나타나는 변비라면 저변 원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변비 예방은 일주일에 3~4번 정도 유산소 운동을 하면서 야채, 과일 등을 섭취하는 것으로 충분하고, 예방이 어려운 변비는 기능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며 “변비가 의심된다면 반드시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올바른 진단과 자신의 상태에 적합한 치료제 처방을 받아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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