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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일원화 토론회 ‘감정戰’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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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일원화 토론회 ‘감정戰’ 비화
  • 의약뉴스
  • 승인 2005.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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醫 “협진 대안 안돼”…韓 “흡수통합 음모 있다”

의료계와 한의계가 또다시 격돌했다.

23일 국회에서 열린 ‘의학·한의학 갈등해결 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한약부작용과 한약처방전 발행, IMS 문제, 흡수통합음모론 등 쟁점현안을 놓고 첨예하게 맞선 것.

특히 주제발표자는 물론 지정토론자들도 의료계와 한의계로 갈려 상대방에 대한 격한 감정까지 드러내기도 했다.

‘한국의료일원화의 필요성 및 추진방향’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의사협회 권용진 사회참여이사는 “정부 차원의 한약처방전 발행의무화와 독성한약재 관리기준 마련 등 적극적인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선공을 날렸다.

권 이사는 또 “일각에서 양·한방 협진을 의료일원화의 대안으로 내놓고 있지만, 이는 무리”라며 “비용을 많이 부담하는 국민에게 어떤 효과가 있는지 비용효과 등이 검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제강점기 하에서 한의학이 폐지된 이유와 관련 “일본이 제국주의를 관철시키기 위해 한의사를 없앴다는 것은 지나친 주장”이라며 “이미 일본에서는 1877년 서양의학을 기본으로 한 의사시험제도의 실시로 한의사가 퇴출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지정토론자로 나선 양기화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한약재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한의계의 처방전 발행 의무화를 강조했다.

양 위원은 “의료일원화 주장이 한의계를 핍박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의료계의 과학적인 방법을 활용, 한의학에 접목시킴으로써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규용 동의대 한의학과 교수는 “모든 갈등의 원인이 의료일원화”라고 전제한 뒤 ‘의료계의 한의계 흡수통합’ 의혹을 제기했다.

지 교수는 “제국주의 침탈과 함께 한의학은 강제로 사라졌고 지금까지 복원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균형적인 제도적 지원과 공정한 경쟁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도 의료계가 이번 기회에 한의계를 흡수통합한다고 주장한다”면서 “일제에 의해 일방적으로 보급돼온 서의학이 제국주의적·패권적 폭력을 되레 한의계에 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 교수는 또 “의료일원화를 해서 적극적으로 한의학을 연구해주겠다는 의협이 진단방사선 하나 가르치는 것도 보이콧하고 있는 것은 그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김남일 경희대 한의대 교수 역시 “의협이 중서의학을 거론하는 것이 차츰 한의학을 흡수통합하겠다는 의도”라며 “의협의 전략적인 발상”이라고 음모론을 제기했다.

양측은 IMS 문제를 놓고서도 설전을 벌였다.

토론자로 나선 최원호 한의사협회 부회장은 토론 도중 “같은 회사에서 만들어진 제품”이라며, 직접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한의사용 침과 정형외과용 침을 제시하기도 했다.

최 부회장은 “같은 회사에서 나오는 샘플의 차이는 단지 개수가 10개와 1개라는 것뿐”이라며 “IMS도 명백한 침술의 영역”이라고 역설했다.

이에 맞서 안 강 분당 차병원 교수는 “침을 쓰던 바늘을 쓰던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면서 “환자에게 적은 돈으로 얼마나 치료효과를 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 종반으로 접어들면서 안 교수는 IMS와 관련된 영상을 임의로 상영해 사회자와 방청객으로부터 제지를 받는 등 소동을 빚기도 했다.

의약뉴스 홍대업 기자(hongup7@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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