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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기술, 의료적용 서둘러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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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기술, 의료적용 서둘러야 하는 이유
  • 의약뉴스 신승헌 기자
  • 승인 2017.03.03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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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병원 서준범 교수...“기술 주권 확보” 강조

‘기술 주권’ 확보 차원에서 인공지능기술을 의료분야에 적용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울산대의대 영상의학과 서준범 교수는 2일 오후 국회입법조사처에서 진행된 전문가 간담회를 통해 국내 고유의 인공지능 의료적용 기술 확보에 실패할 경우 기술적인 종속 심화로 의료정보, 기술 등의 주권을 상실할 우려가 있다면서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서 교수는 아산생명과학연구원 인공지능 의료영상 사업단장 및 영상유도중재로봇사업단장 등을 맡고 있다.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인공지능기술
“로봇이 수술 장면을 보면서 수술의 종류와 순서를 인지합니다. 또, 앞으로 어떤 수술도구가 필요한지 예측하는가 하면, 경험이 부족한 의사가 수술을 다른 방향으로 진행하면 경고를 해줍니다.”

서준범 교수는 지금까지의 ‘인공지능’은 주어진 과업(task)만 잘 수행하는 것을 말했지만, 이제는 머신러닝(기계학습), 나아가 딥러닝(학습을 통해 생각하는 컴퓨터)을 통해 인공지능분야에서 영상과 음성을 활용한 획기적인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공지능기술이 ▲임상시험(케이스 선정, 약물조합 및 용도변경 등) ▲진료보조(음성인식 의무기록, 비서서비스 등) ▲판독보조(정상 유무 판정, 유사증례검색, 예비판독문 생성, 병리분야 판독보조 등) ▲데이터기반 정밀의료(약 혼합 사용 및 합병증 예측, 진단 검사 추천 등) ▲물류, 수술실 및 병실 운영 ▲로봇수술 등 의학 분야에서도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인공지능에 빅데이터를 결합하면 ‘보다 나은 의료’를 실현할 수 있는 엄청난 변화가 올 거라는 점에는 국제적으로도 이미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의료영역에서 인공지능기술은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분명히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풀어야할 숙제 많지만, 인공지능기술 의료적용은 시급한 문제
다만 서 교수는, 인공지능기술을 의료영역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단순 기술적인 문제 외에도 △의료 빅데이터의 상업적인 이용 △진료기록을 비롯한 개인정보 보호 △오진 등의 사고에 따른 책임 소재 등의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 울산대의대 영상의학과 서준범 교수.

또한, 의료라는 것이 ‘정해진 상황’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서 뭐든지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공지능이라는 것이 근본적으로 의료와는 잘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인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 교수는 인공지능기술은 ‘의학·의료 측면’에서 봤을 때 정밀의료실현의 필수조건이며, 국민 복지 향상 및 의료효율 개선을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술산업적인 측면’에서도 인공지능 의료기술은 성공적인 산업화의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받고 있고, 해외 글로벌 IT 기업이 의료분야에 진출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우수한 국내 IT 인력을 활용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 고유의 기술 확보에 실패하면 의료복지 차원에서나 산업경쟁력 차원에서도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만큼, 인공지능기술 개발과 이를 의료분야에 적용하는 일에 시급히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강점 많은 대한민국…데이터 중요성에 대한 인식 제고는 필요
이날 서준범 교수는 “인공지능기술의 성능은 얼마나 많고 좋은 데이터가 있느냐에 따라 좌우된다”고 여러차례 강조하며, 그런 면에서는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1차의료 중심의 의료전달체계가 확립된 선진국의 경우, 기술은 좋지만 데이터를 모으기 힘든 경우가 많은데, 우리나라는 상급종합병원에 환자가 몰리는 현상이 오히려 데이터수집, 나아가 인공지능기술 개발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서 교수는 “국내에서는 데이터를 모은다는 연구계획서를 제출하면 ‘있는 데이터를 쓰면 되지 않느냐’는 대답이 돌아오면서 (연구 선정에서)무조건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라며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한편, 서준범 교수는 인공지능기술 개발이 일자리를 늘리려는 정부의 고용정책과 충돌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도 내놨다. 의료분야는 대표적인 노동집약적 산업군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그는 “연구자로서 대답할 부분은 아니지만 기술발전이 고용을 줄이는 건 당연한 것”이라며 “우리가 (고용을 위해 기술개발을)안한다고 다른 나라도 하지 않을 것은 아니라는 딜레마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의사들이 기초적인 일을 하느라 정작 해야 할 일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인공지능기술이 발전해도)향후 20~30년 안에는 의사들이 줄어들기 보단 더 높은 퀄리티(quality)의 일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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