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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의 분노, 선배의사들 어디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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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의 분노, 선배의사들 어디있죠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5.11.23 0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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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집회 구급차에 물대포...의사단체 침묵 비판 대자보

한 의대생이 지난 14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에서 경찰이 구급차에 물대포를 쏜 사실에 대해 의사단체가 침묵하고 있는 사실에 대해 규탄하는 대자보를 올렸다.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교 11학번 고모 씨는 ‘의협/대전협/의대협을 비롯한 모든 의사 선배님들께 묻습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고 씨는 이 글을 통해 시위 도중 다친 환자를 후송하기 위해 온 구급차를 공격한 경찰의 행태에 대해서 아무런 입장표명이 없는 의협 등 의사단체를 향해서 유감을 표명했다.

 

고씨는 “지난 14일 서울 광화문 만민공동회 집회에서 끔찍한 광경을 봤다”며 “시위를 하던 한 청년이 넘어져 팔이 부러져서 고통을 호소했고 주변 사람의 신고로 도착한 구급차는 들것에 실린 환자를 싣기 위해 뒷문을 열었을 때 경찰은 호송되고 있는 환자와 열려있는 구급차 뒷문 안을 향해 최루액이 담긴 강한 수압의 물대포를 직사로 쏘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물대포에는 카메라가 달려있었고 직사는 일 분여가량 지속됐는데 경찰이 구급차를 조준해 사격한 것”이라며 “해당 환자는 인대까지 끊어져 수술 중”이라고 전했다.

집회현장은 항상 의료의 사각지대로, 경찰이 현장에서의 구호활동을 방해한 것뿐만 아니라 이를 공격한 것은 유례없는 일이라는 게 고 씨의 설명이다.

고 씨가 실망감을 드러낸 부분은 경찰의 과잉진압도, 시위대의 위법여부도 아닌, 오직 의사단체들이 구급차를 공격한 경찰의 행위를 두고 어떤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것이었다.

고 씨는 “의료인은 치료를 요하는 환자가 그 어떤 사람이라도 최선을 다해 의술을 펼쳐야하며 이는 히포크라테스 선서 전문에도 명시돼 있다”며 “이는 전 세계 모든 의료인들의 의무이고 원칙이며 가장 기본적인 도덕률이기에 수많은 의료인들이 사람을 살리기 위해 전쟁의 포화속으로 달려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의업은 누구에게나 행해져야 한다고. 또 그 가르침을 실천하는 의사가 되어야 한다고 배웠다”며 “이는 의료인들뿐만 아니라 전 인류가 공감하고 있기에 존경스러운 수많은 의료인들께서는 전 지구적 보호와 지원 아래서 구호·지원 활동을 해나갈 수 있던 것”이라고 전했다.

또 고 씨는 “이 합의를 깨고 들것에 실린 환자와 이를 호송하고 치료하는 의료인을 공격하는 것은 전쟁터에서도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라며 “장소가 어디고 상황이 어떠한지와는 관계없이 무방비의 환자와 의료인을 공격하는 것은 인류가 이뤄온 합의와 생명의 무게를 짓밟는 죄악”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고 씨는 우리가 쌓아올린 뜻이 무너지는 이 순간에, 의협, 대전협, 의대협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한 뒤, ”의료의 윤리와 양심과 긍지, 역사가 짓밟힌 사건이 일어난지 일주일이 되어가는 동안 의사단체들은 어떤 논평이나 보도자료 하나 내지 않은 채 침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의료수가를 논하고 의료규제기요틴을 말한 때 국민의 관심과 힘을 호소하던 우리가 정작 환자와 의료진에게 행해진 폭력에 입을 닫는다면 무슨 낯으로 국민과 환자를 마주보겠는가”라고 일갈했다.

또 고 씨는 “전국의 모든 선배 의사선생님들, 의대생 학우분들에게 부탁드린다. 고개를 숙여 부끄러워하고, 고개를 들어 의료의 존엄을 위해 행동해야한다”며 “집회현장 내에서 경찰과 시위대를 포함한 모두가 신속하고 알맞은 응급의료를 받을 수 있는 지원체계 마련을 요구하는 데 함께해 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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