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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흑색종 유전자 형태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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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흑색종 유전자 형태 규명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5.08.28 1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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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병원 이상표 교수, BRAF, NRAS 유전자 돌연변이 비율 낮아

피부에 검은 반점처럼 나타는 흑색종은 유전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흑색종은 피부암 중에서 가장 악명이 높다. 특히 다른 기관에 전이를 일으키는 흑색종은 치사율이 높은 편다.

흑색종은 최근 서양에서 발생률이 매년 증가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고령화 추세에 따라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

흑색종이 관심 받는 이유는 전이가 됐을 경우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는 점 때문이다. 전이성 흑색종의 평균 생존기간은 8~9개월에 불과하며 3년 전체 생존율은 15% 미만이다.

다행히 최근 들어 흑색종 치료를 위한 다양한 표적치료제가 개발, 허가를 받고 있다. 기술의 발달로 흑색종 유발 유전자를 대상으로 하는 표적 치료법이 도입되고 있는 것이다.

◆흑색종, 전이 시 치사율 높아

흑색종은 피부의 검은 색을 나타내는 멜라닌 세포의 악성화로 발생한다. 멜라닌 세포가 유전적, 환경적 요인으로 악성 종양이 돼 나타난다. 나이도 주요 원인으로 40대 이후 급속도로 발병률이 증가한다.

백인에게 주요 원인은 자외선 노출이지만, 한국인에게 주로 발생하는 발바닥, 발톱 흑색종은 자외선 노출과 관련이 없다.

흑색종은 멜라닌 색소가 있는 어디에나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주로 피부 부위에 발생한다.

흑색종의 원인은 자외선, 화학약품, 생활습관, 반복적 자극, 감염 등 매우 다양하다. 유전적인 원인도 있는데, 그 중 BRAF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진 사람은 전체 흑색종 환자의 절반을 차지하기도 한다. 즉, 특정 유전자를 가진 사람에게서 흑색종이 더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한국인, 서양인과 유전적 특성 다르다

한국인은 BRAF, NRAS 유전자 돌연변이 상태가 백인과 다르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천대 길병원 호흡기내과 이상표 교수가 국내 흑색종 환자 22명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BRAF와 NRAS의 유전자 돌연변이는 각각 27.3%, 0%로 나타났다.

또 이 중에서 흑색종이 다른 기관으로 전이가 이뤄진 18명의 유전자 분석 결과, BRAF 유전자 돌연변이는 22.2%에서 발견됐다.

즉, BRAF 유전자 돌연변이 발생률이 다른 아시아 국가의 발생률과 비슷하게 낮았고, NRAS 유전자 돌연변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BRAF, NRAS 유전자 돌연변이는 흑색종의 원인이 되는 대표 유전자이다. BRAF 유전자 돌연변이는 전체 흑색종 환자의 50%, NRAS 유전자 돌연변이는 전체 환자의 15%를 차지한다. 흑색종 환자 중 절반 이상이 이 두 가지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BRAF 유전자 돌연변이는 흑색종이 전이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며 또 전이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BRAF 억제제가 등장하면서 이 유전자 돌연변이 여부가 흑색종 치료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 교수는 “향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흑색종의 원인 중 유전적 요인이 다른 아시아 국가와 같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결국 한국인의 흑색종은 유전적 요인 외적 요소가 많이 관여하는 만큼 치료와 예방에 있어서도 서양과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의 이번 논문은 ‘국내 환자의 BRAF와 NRAS 유전자 돌연변이 발생과 원발성 및 전이성 흑색종 비교분석’이라는 제목으로 ‘The Ewha Medical Journal’ 최근 호에 게재됐다.

◆피부에 가장 많이 발생하고 대다수 림프절로 전이

한국인에게 흑색종은 피부에 가장 많이 발생하고, 전이는 림프절에 가장 자주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표 교수가 18명의 전이가 발생한 환자들의 흑색종 발생 부위 및 전이 부위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18명의 흑색종 전이 환자 중 가장 많이 발생한 원발성 부위는 피부로 전체 9명이었고, 구체적으로 3명 발가락, 2명 발바닥, 1명 손가락과 서혜부, 옆구리 등이었다.

이어 내장(소장 2명, 난소 1명)이 3명으로 뒤를 이었다. 나머지 2명은 발생 부위가 명확하지 않았다.

아울러 전이 부위로는 림프절이 14명으로 가장 많았고, 뒤 이어 피부, 위, 소장, 간이 각각 1명씩 차지했다.

이상표 교수는 “한국인에게는 피부에 가장 많이 흑색종이 발생하고, 이후 림프절로 전이가 이뤄지는 만큼 이 부위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흑색종 예방을 위해 평소 피부 상태를 잘 살피고,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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