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05-17 20:40 (금)
복지부 정진엽 청문회 무난 채택 순조
상태바
복지부 정진엽 청문회 무난 채택 순조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5.08.25 06: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형표와는 다른 분위기...사퇴 요구 없어

▲ 정진엽 복지부장관 후보자가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장관에게 필요한 건 실행력이다. 그렇지 않으면 장관 자리가 유명무실할 수 있다.”

“이번 메르스 사태로 인해 부각된 보건의료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문성과 철학을 갖춘 이를 장관 후보자로 내정한 것 같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24일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내정된 정진엽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이번 인사청문회는 이전 문형표 장관 때의 인사청문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진행됐다.

사퇴하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여·야간 갈등이 첨예했던 문 장관 때의 인사청문회와는 달리 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큰 갈등이 제기됐기 보다는 내정자에게 덕담을 건네거나 앞으로 추진한 보건의료정책의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해주는 등 훈훈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복지위 소속 국회의원은 “장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실행력으로 이게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장관의 존재가 무의미하게 될 가능성이 있으니 유념해달라”고 조언했고, 또 다른 의원은 정 내정자의 특허 관련 문제에 대해 “장관 후보자가 됐기 때문에 이런 사소한 것 하나하나라도 자기관리를 해야하기 때문에 정리를 깔끔하게 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모 의원의 경우에는 “보건의료 분야는 이번 메르스 사태를 보면서 알 수 있듯이 긴급사태가 많고 생명과 직접 관여된 사안이기 때문에 긴급한 상황이 터졌을 때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해야한다”며 “보건의료분야가 전문성과 철학이 있어야하는 데 내정자는 이 둘 모두 갖췄다고 생각하는데 의사결정이 필요할 때 소신과 철학, 전문성을 발휘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틀간에 걸쳐 인사청문회를 진행했고 여·야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경과보고서 채택도 무산됐던 문형표 장관의 인사청문회 때와는 다른 분위기로 진행됐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주 의원은 “대통령께서 후보자를 복지부 장관으로 지명했는데 우리나라 보건과 복지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지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며 “메르스로 방역체계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정부가 중동 의료수출 전문가를 복지부 장관으로 기용한다는 것도 의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야당으로서는 복지분야, 보건분야를 전부 아우를 수 있는 전문가를 찾는 게 어려운 일인지에 대한 의문과 함께 의료산업화의 길을 갈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내린다”며 “야당에서 장관 부적격 판단을 내린다고 해도 박근혜 대통령은 장관 임명을 강행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사 정진엽과 장관 정진엽은 다른 사람?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감소시키고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해 초점을 맞추는 게 장관으로서 가져야할 입장이라고 생각한다.”
정진엽 후보자는 의사로서의 정진엽과 장관 후보자로서의 정진엽은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음을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보여줬다.

과거 의약분업 폐지와 선택분업 추진을 주장했던 전력에 대해서 입장을 급선회한 것.

새정치민주연합 양승조 의원은 “과거 정 후보자는 2010년 한국병원경영연구원 이사 등 임원으로 재직했었는데 이 시절 의약분업 폐지, 선택분업 추진, 수가통제 완화, 당연지정제 폐지, 영리병원 허용 등을 주장한 바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동의하지 못하겠다”면서도 “당시 원장 재직 중이어서 이사회에 많이 참석 못했다”고 얼버무렸다.

이어 그는 “의약분업에 대해서는 단점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느 하나를 푸는 것은 자칫하면 모든 걸 다 잃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판단해야한다”며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국민적 합의가 우선되어야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지난해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CT와 MRI 등 고가장비 급여화에 대해 지적한 것에 대해서는 “당시 의료계 모두 반대 입장이었고 많은 국민들이 고가장비와 의료비로 고통을 겪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며 “지금은 국민 의료비 부담 감소와 보장성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여부를 두고 의료계와 한의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의협, 의학회, 한의협, 한의학회 등 전문가들이 모여서 머리를 맞대고 상의해 자율적인 조정방향으로 나가야한다고 본다”며 의사가 아닌 장관의 입장에서 답변해나갔다.

이외에 정 후보자는 의료계 보다는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정 후보자는 “복지부 장관이라는 자리는 항상 보편적이고 합리적인 자세를 견지해야한다고 본다”며 “이런 원칙하에 판단을 하고 직역간 대립이 있으면 충분한 대화를 통해 해결을 하고 국민 대다수가 바라는 대로 정책 추진을 해야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원격의료는 좋은 수단, 대도시에는 필요없어

정진엽 후보자는 원격의료 도입에 찬성입장을 밝혔지만, 대도시에는 적용할 필요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의 질의에 대해 정 후보자는 “원격의료는 근본적으로 공공의료의 발전을 위해 아주 좋은 수단이라고 생각한다”며 “원격진료에 관심을 많이 가졌던 것은 의료 세계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산간벽지 등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이 아닌,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 원격의료 시스템을 적용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며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 원격의료를 확충해야하지, 대도시에 필요없다”고 전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은 “원격의료는 국민 70%가 반대하고 있고 정책수행 당사자인 의사를 비롯한 의료인들이 모두 반대하고 있다”며 “정부에서도 지속적으로 설득을 했지만 원격의료가 공공의료에 대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말이 설득력 없다는 것이 드러나고 말았다”고 말했다.

이에 정 후보자는 “원격의료는 현재 2차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 결과를 보고 심도 있는 분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보건부, 질병관리본부 독립 회의적 반응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보건부 독립 문제에 대해서는 정 후보자는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정 후보자는 “신중하고 심층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며 “보건복지부의 보건과 복지서비스의 성격은 복합적이고 대상자도 대부분 동시적 수혜자이고, 서비스를 함께 받기를 원하기 때문에 보건부 분리는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질병관리본부 독립에 대해서는 “복지부와 협조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질병관리본부에 전문성과 자율성을 충분히 부여하는 방향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정진엽 후보자는 최종발언으로 “복지부 장관이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깨닫는 자리가 됐다”며 “부족한 점이 있다면 너그러운 이해를 바라며 의원님들의 말씀을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보건복지위원회 김춘진 위원장은 “지금이라도 보건, 복지에 대한 명확한 비젼과 철학을 가져야 한다”며 “과거처럼 복지부 수장이 보건, 복지에 대한 철학 없이 현안만으로 대응한다면 그 피해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복지부 장관이 더 이상 기재부의 보건복지국장이어서는 안된다”며 “복지부 장관이 기재부의 시녀 역할을 해왔다는 비난에서 벗어나, 기재부 장관을 설득하고 때론 치열하게 싸워서라도 복지 예산반영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건복지위원회는 25일 전체회의를 열어 정진엽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여부를 결정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