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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관리, 의료기관에만 책임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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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관리, 의료기관에만 책임 NO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5.08.22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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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협, 토론회 개최...복지부, 대대적 투자 시사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로 인해 병원 내 감염관리의 중요성이 한층 부각된 가운데, 이 같은 감염관리의 책임을 의료기관에만 짊어지게 해선 안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병원협회(회장 박상근)은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실과 함께 지난 2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를 위한 합리적인 개선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앞서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메르스 사태를 겪은 이후, 병원의 입원실 감염을 개선하기 위해 총 7가지 개선과제를 발표했다.

이를 살펴보면 ▲병원 감염관리 현황에 대해 상시적 평가(페널티와 인센티브제) ▲감염 통합진료수가 신설 등을 통해 감염관리인력 확충 및 병원 내 감염방지활동 대한 지원 강화 ▲음압병상 수가 현실화 ▲응급의료기관 격리병상과 격리구역을 의무화하는 등 병실구조 변경 ▲보호구 등 의료용품 수가 신설 등 감염방지를 위한 다양한 의료용품 사용 현실화 ▲포괄간호서비스 시범사업의 수도권·상급종합병원 확대 추진 등이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가 마련한 개선과제에 대해 병협은 설문조사를 통해 정책 우선 순위도를 평가했다.

설문조사 결과, 1순위는 감염 통합진료수가 신설 등을 통해 병원감염관리인력 확충, 2순위는 감염방지를 위한 의료사용용품의 수가현실화, 3순위는 병원의 음압병상 건립지원 및 수가 현실화 등 병원에 대한 정부의 현실적인 지원이 우선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또한 대한감염학회 엄중식 보험위원은 지정토론을 통해 메르스로 인해 드러난 병원 내 감염관리의 부끄러운 민낯은 의료인의 성의와 노력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엄 보험위원은 “이전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을 보면 언론에서 매일 떠들어대는 소리가 정신력이 약해서 졌다는 게 전부였다”며 “나중에 히딩크 감독이 정신력이 문제가 아니라 체력이 문제고 국가대표조차 맨땅에서 축구를 하는 인프라가 문제라고 지적했고, 나중에 인프라가 갖춰지니 엄청난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현재 우리나라 병원 감염관리라는 거 자체가 맨땅에 헤딩하고 있다”며 “몇몇 감염관리 간호사들과 감염내과 의사들이 병원에 욕을 바가지로 먹고 싫은 소리해가면서 간신히 유지하는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가장 기본되는 인력의 확보 없이는 기대할 수 있는 게 없으며 실체적인 지원이 있어야하고 변명 늘어놓지 않고 감염관리의 문제점 해결 위한 법령 정비 등에 전력을 기울여야한다는 게 엄 보험위원의 설명이다.

또한 엄 보험위원은 “메르스 사태를 겪은 이후 후속대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 90% 이상이 병·의원의 새로운 역할을 떠맡기려고 한다”며 “돈이 많이 드는 시설 등 새로운 투자를 해야하는 부분에 대해 병·의원에 역할을 맡기고 이에 대한 지원에 대해선 일언반구 말이 없는데 왜 의료기관에만 책임을 넘기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메르스 사태로 드러난 국가방역체계의 커다란 구멍은 한 쪽의 노력으로만 해결되지 않는다”며 “병원 경영자들도 좀 더 과감한 감염관리나 시설에 대한 투자를 해야하고 보건당국 역시 책임 회피하지 말고 필요한 것에 대해 아낌없고 실질적인 지원을 해주지 않으면 제 2, 3의 메르스 사태가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복지부는 감염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물적, 인적 여건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 이재용 과장이 발언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이재용 질병정책과장은 “국가 방역체계와 관련해서 질병관리본부에 있던 방역에 대한 지휘권을 복지부가 가져오면서 문제가 생겼다는 지적이 있다”며 “복지부에서 질병관리본부에서 가져온 이유는 초기대응 실패라는 문제도 있지만 상황이 커지면서 질병관리본부로서 다룰 수 없는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러나 처음부터 끝까지 방역부분에 대해서는 질병관리본부가 중심이 되어서 대처를 했고 전문가들의 도움도 컸다”며 “앞으로 국가방역체계 개편에 대해서는 질병관리본부가 중심에 있을 것이고, 인사라든지 예산, 조직의 자율성, 전문성을 보장하는 측면에서 개편이 이뤄져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 과장은 “좀 더 체계적이고 꼼꼼한 방역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감염관리를 전담하고 있는 인적·물적 여건들이 대대적인 투자도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방향에서 건강보험수가를 개편하기 위한 발표를 했는데 감염관리 인력을 확충하고 병원이 감염방지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주기적 평가를 하고 인센티브를 주어야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음압병상 수가 현실화, 4인실 위주로 병실 개선하는 것에 대한 지원, 포괄간호서비스의 적극적인 확대 등 개선해야할 부분에 있어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게 이 과장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이재용 과장은 “그동안 병원들의 양적인 팽창에만 치우쳐있었기 때문에 감염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크게 수가 보상이라든지 신경을 많이 못 쓴 게 사실”이라며 “제도 개선, 규제 등의 조치와 함께 그 분야에 대한 투자, 지원의 연계가 있어야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 백서 제작에 대해 “현재 메르스 백서는 보건사회연구원에 맡기고 민간자문위원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는데 외부에서 보기엔 부족하다고 여기는 것 같다”며 “가능하면 팩트에 대한 기록은 조기에 마무리하고 정부가 대처했던 부분에 대한 평가는 현장의 목소리, 격리자에 대한 인터뷰 등을 통해 많은 부분을 기록하려고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과장은 “감염병 사태가 왔을 때는 오늘의 메르스 사태를 경험하면서 얻은 경험을 통해 보다 나은 대응태세를 만들고 우리나라 감염관리체계를 마련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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