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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 전공의 절규, 귀 기울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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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 전공의 절규, 귀 기울여야”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4.11.0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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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명제 회장, 전공의 파업…국민 관심·지지 필요하다

최근 모 대학병원 내과 1년차 전공의들이 파업을 선언한 것에 대해 대전협 송명제 회장이 “이는 전국 모든 내과 전공의의 심정을 대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송명제 회장이 지난 2일 파업을 선언한 원주세브란스 병원 내과 1년차 전공의들의 심경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송 회장은 “의사들이 전공과목을 분류할 때 ‘메이저 과’라 불리는 과들은 생명을 다루는 중요한 과라는 뜻으로,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가 포함된다”며 “이 중 내과를 제외한 세 개 과는 10년 넘게 전공의 지원율이 미달이었으며, 그나마 내과는 ‘의료의 꽃’이라 불리며 사명감 있는 의대생들의 소신 지원이 최근까지 이어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내과 전공의들의 살인적인 업무량과 열악한 수련 환경을 타개할 비전의 부재로, 더 이상 젊은 의사들의 소신만을 강요할 수 없게 됐다는 게 송 회장의 설명이다.

송 회장은 “대한민국 전공의들에게 살인적인 근로 시간을 강요하는 것은 반인권적 불법 행위일 뿐만 아니라, 환자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한다”며 “대한민국 근로기준법 상 주 40시간 근무가 상한선이지만 한국 전공의들은 주당 100시간 최대 140시간까지 근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지난 10월 세계의사대회에서 전 세계 전공의들의 근무 환경을 비교할 기회가 있었다. 모두들 우리나라 전공의들의 근로 환경을 전해 듣고 미쳤다는 반응이었다”고 전했다.

유럽의 경우 ‘전공의에 대한 유럽 근로기준’에 따라 근무시간을 주당 48시간 근무로 제한하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에도 주당 80시간 초과할 수 없다. 일본의 경우도 전공의들의 평균 근무 시간은 주당 45시간에 불과하다는 게 송 회장의 설명이다.

대전협에서 전공의 근무 시간을 제한하는 내용의 전공의특별법 발의를 시도했으나 병원 경영진의 반발과 보건복지부의 미온적 대처로 법제화가 무산됐고 그 대신 전공의 수련기준 표준안이 개정돼 각 병원들은 올해 7월부터 전공의 근무 주당 80시간 초과 금지, 연속 근무 36 시간 초과 금지, 주 당직 3회 초과 금지 등을 이행하게 됐다.

그러나 이 개정안을 지키기 위해서는 전공의 근로를 대신할 추가 전문의 인력(촉탁의, hospitalist)을 고용해야 하는데 정부와 병원 측 어느 쪽에서도 대처를 하지 않았다는 게 송 회장의 지적이다.

송 회장은 “현재의 열악한 전공의 수련 환경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보건복지부, 병협, 그리고 대전협 등 모든 단체가 공감을 표한다”며 “그러나 개정안이 정말로 지켜지는지 감시, 감독할 독립적인 전공의수련평가기구가 없고 병원신임평가기구가 존재하지만 이 기구는 병협 소속으로 고용자가 피고용인의 근로 환경을 평가하는 구조여서 유명무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런 상황 속에서 일차적으로 힘든 것은 전공의들이지만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이 받는다”며 “의료의 질적 하락은 물론, 늘 피로하고 미숙한 전공의들에 의한 높은 의료 사고 가능성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리고 “현재 한국 전공의들은 ‘수련’이라 쓰고 ‘근무’라고 읽는 수련 병원에서의 도에 넘치는 노동력 착취로 정작 제대로 수련 받을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며 “내과는 환자 소생을 전담하는 과로, 제대로 훈련된 내과 의사를 배출하지 못하는 3차 병원은 존재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병원에서는 환자가 죽을 고비에 봉착하면 ‘코드 블루’를 전 병동에 방송하는데 이 때 복도와 계단을 뛰어 내려오는 의사들이 모두 내과 전공의들인데 이제 이런 의사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게 송 회장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송명제 회장은 “독립적인 전공의 수련평가기구를 개설해 이미 합의에 이른 전공의 수련기준 개선안이 제대로 지켜지도록 감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수련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병원을 나왔던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내과 전공의 1년차들이 5일 만에 파업을 철회하고 병원으로 돌아갔다.

전공의들은 “내과 교수들과 긴 시간 토론을 통해 ‘전공의 수련환경의 획기적 개선’이라는 목표와 세부사항들에 합의를 하고 파업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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