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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방향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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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방향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14.10.22 0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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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누리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이원익 원장

‘불리한 위치에서 불리한 방향으로 향하는 사람, 2번’

지난 10여 년 동안 척박한 분야로 꼽히는 ‘성인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에 대해 심도있는 연구를 진행해 온 마음누리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이원익 원장이 신간 ‘2번 그게 너야(청출판)’를 출간했다.

이 원장은 이 책을 통해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일반적인 기준을 따르는 이들을 1번으로, 다소 다른 방향을 바라보는 이들을 2번으로 구분, 왜 2번은 다른지, 그리고 왜 이들은 수많은 노력에도 세상의 기준에 맞추기 어려운지를 서술했다.

그리고 불리한 방향을 향하고 있는 2번들에게 그는, 점잖은 목소리로 1번을 향해 방향을 바꿀 것을 권고했다.

방향을 바꾸면, 그들이 알고 있던 세상이 달라지고, 달라진 세상은 그들에게 만족을 줄 것이란 설명이다.

의약뉴스는 이 책을 통해 “현존하는 성인 ADHD에 대한 개념의 틀을 바꾸고 싶었다”는 저자, 이원익 원장을 만났다.

▲ 지난 10여 년 동안 척박한 분야로 꼽히는 ‘성인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에 대해 심도있는 연구를 진행해 온 마음누리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이원익 원장이 신간 ‘2번 그게 너야(청출판)’를 출간했다. 이 책을 통해 “현존하는 성인 ADHD에 대한 개념의 틀을 바꾸고 싶었다”는 저자, 이원익 원장을 의약뉴스가 만났다.

◇성인 ADHD, 정신과 전문의 조차 인식하기 어렵다
ADHD는 흔히 소아와 청소년기의 일시적인 증상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소아 ADHD 환자의 60%정도가 성인 ADHD로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인구의 16~20%정도가 ADHD의 기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 유병률조사에서도 성인의 4~7%정도가 ADHD인 것으로 보고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정신과 전문의들 조차 “성인에는 ADHD가 없다”고 할 정도로 질환에 대한 인식은 크게 부족하다는 것이 이 원장의 지적이다.

그러다 보니 ADHD환자 가운데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는 0.2%에 불과하며 대부분은 ‘집중력이 부족한 사람’, ‘노력을 안 하는 사람’ 등으로 치부되고 있다는 것.

이원익 원장은 “해외 연구에 따르면, 성인 ADHD 환자의 40%이상이 ADHD 진단 이전에 다른 정신과 질환을 진단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오진이라기보다는 그만큼 정신과 의사들에게도 인식이 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성인 ADHD환자들은 우울증이나 조울증과 같은 다른 정신과 치료를 경험하는데, 그나마 ADHD로 인해 나타난 2차적인 우울증이나 조울증에는 효과가 있지만, 근본적인 효과는 없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ADHD, 환자가 아니라 불리한 방향을 바라보는 것뿐이다
이 원장은 ADHD를 진단하는 기준을 두고 “엉터리”라고 일갈했다. ADHD는 증상의 개수나 나이로 규정할 수도 없고, 정신분석학적으로도 설명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는 “(ADHD)는 결국 질환이 아니라 현상으로 분류하고 확인해야 한다”며 “이러한 것들을 통해 그들의 삶을 고찰해 삶의 질을 향상하고 사회적인 갈등을 해소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상의 일반적인 기준인,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라보는 1번이 아니라 그저 세상의 기준과는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 이 원장은 이 책을 통해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일반적인 기준을 따르는 이들을 1번으로, 다소 다른 방향을 바라보는 이들을 2번으로 구분, 왜 2번은 다른지, 그리고 왜 이들은 수많은 노력에도 세상의 기준에 맞추기 어려운지를 서술했다.
그래서 그는 이들을 ‘ADHD 환자’라고 부르지 않는다.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이 향하고 있는 1번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며, 그저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어 ‘불리할’ 뿐이라는 것.

더욱이 이들은 선천적인 기질로 기복이 심한데, 세상이 1번을 향하도록 요구하다보니 그 기준에 맞추려 억지로 ‘코스프레’를 하면서 심한 갈등과 함께 좌절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뒤늦게 ADHD 진단을 받은 환자들의 대부분은 눈물을 흘린다”면서 “그동안 세상의 일반적인 기준에 맞춰 살기위해 해왔던 끊임없는 노력들이 억울했기 때문”이라고 2번들의 설움을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1번을 향한 이들의 무수한 노력은 무시한 채, 온전히 1번을 향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집중력이 부족하다거나 노력하지 않는 사람으로 치부하고 있다는 것이 이 원장의 지적이다.

그는 “실제로는 이들이 오히려 (정상인이라 불리는) 1번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한다”면서 “집중력 역시 자신들이 좋아하는 분야에서는 이들이 더 좋다”고 강조했다.

◇ADHD는 극복할 수 있다. 기복이 심하다면 상담에 나서라
이 원장이 이른바 2번들을 'ADHD 환자'로 부르지 않듯이 1번으로 향하는 과정 역시 ‘치료’가 아닌 ‘변화’와 ‘졸업’으로 표현했다.

불리한 방향인 2번에서 좀 더 유리한 방향인 1번으로의 ‘변화’를 권고하되 환자의 선택에 맡긴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 이 원장은 ADHD를 진단하는 기준을 두고 “엉터리”라고 일갈했다. ADHD는 증상의 개수나 나이로 규정할 수도 없고, 정신분석학적으로도 설명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는 “(ADHD)는 결국 질환이 아니라 현상으로 분류하고 확인해야 한다”며 “이러한 것들을 통해 그들의 삶을 고찰해 삶의 질을 향상하고 사회적인 갈등을 해소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2번으로 상당히 치우친 경우에는 약물(ADHD)의 도움 없이는 변화를 유지하기 어려운데, 더 이상 약물의 도움이 없어도 변화를 유지할 수 있는 경우를 ‘졸업’으로 표현한 것.

원장은 “ADHD는 증상을 좋아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삶, 인생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면서 “다른 질환도 그런(삶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경우가 있지만, 이처럼 드라마틱하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그 역시 우연한 기회에 다양한 정신과 치료전력을 가진 성인 ADHD환자를 만난 후 그의 삶에 나타난 극적인 변화를 보고 이 분야를 연구하는데 매진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 원장은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결국 (ADHD란) 감정 조절의 문제일 뿐 아니라 집중의 문제이고 대인관계의 문제”라며 “일상생활 전반에 기복이 있어 통념적인 기준에 맞추기 어려운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이는 보는 방향이 다르다는 뜻으로 증상보다는 그 사람이 실제 보이는 방향을 중심으로 (접근방법을) 전환해야 한다”면서 “만일 모든 부분에서 기복이 심하다면, ADHD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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