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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 죽이기 그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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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 죽이기 그만하라"
  • 의약뉴스 최진호 기자
  • 승인 2013.01.24 2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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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원협회(회장 윤용선)가 최근 터진 리베이트 사건에 대해 개원가 죽이기를 그만하라고 외쳤다.

대의협은 24일 성명서를 통해 "개원의도 사람이고 그만 죽여라"라며 "언제까지 당하고만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대의협은 최근 터진 리베이트 사건의 피해 대상이 "언제나 개원의"라고 꼬집으며 "대한민국 의료가 완전히 붕괴되는 상황에도 개원의 죽이기에 나선 현실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하는 성명서 전문.


최근 동아제약 리베이트 사건이 터졌다. 동아제약 직원의 소개로 행해진 컨텐츠 회사와의 거래가 불법 리베이트에 해당된다며, 의사 100여명이 검찰에 줄 소환되어 조사를 받고 있다.

동아제약은 교육관련 컨텐츠 회사에 금원을 제공하고, 컨텐츠 회사는 그 금원을 컨텐츠 제작 비용으로 의사에게 제공함으로써 리베이트가 성립된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다.

의사들은 동아제약 직원의 소개로 알선된 컨텐츠 회사와 정식으로 계약하여 컨텐츠 제작 및 소유권 이전에 가로 금원을 받았을 뿐, 동아제약과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법적으로 전혀 문제 될 것이 없고 변호사의 법률 자문까지 마쳤다며 자신 있게 컨텐츠 회사를 소개시켜준 동아제약이, 지금은 이 거래가 불법 리베이트라며 돌연 입장을 바꿨다. 한마디로 의사들만 억울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석연찮은 부분이 있다. 왜 이 조사가 개원의에 국한되어 있느냐는 것이다. 물론 일부 공보의나 봉직의도 포함되어 있다고는 하나 주된 타겟이 개원의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항간에는 동아제약이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그리고 종합병원이나 대형병원의 오너나 교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개원의의 명단만 검찰에 제출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동아제약은 개원의를 대상으로 의도적인 꼬리 자르기를 한 것이다.

의약분업 이후 건강보험재정이 파탄 나자, 정부는 자신들의 잘못을 시인하기는커녕 의사들을 부당청구, 허위청구나 일삼는 도둑놈, 사기꾼, 부패집단으로 매도했다. 이후 의사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극도로 나빠졌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개원의사들에게 돌아갔다.

환자들은 의사 개인에 대한 신뢰보다는 규모가 크거나 브랜드 파워가 높은 병원으로 발길을 돌리는 계기가 되었고, 일차의료기관의 건강보험재정 점유율은 날로 하락했다. 2000년 초반 30% 중반의 점유율이 지금은 21%대까지 하락하였다.

정부의 다른 정책 역시 언제나 개원의 죽이기에 초점이 맞춰졌었다.

말로는 일차 의료기관 살리기를 표방하면서도, 정작 그 결과는 언제나 개원가 죽이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심평원과 공단의 횡포는 대부분 개원의가 대상이었으며, 심지어는 이번 수가협상에서도 다른 직역에 비해 가장 낮은 수가인상률을 강요하기도 했다.

빅5로 의료공급이 집중되고, 저수가 및 의료전달체계 붕괴로 의원급 의료기관의 생존권이 풍전등화에 이르렀음에도, 그들의 개원의 죽이기 프로젝트는 멈추지를 않는다.

그 와중에 대표적인 개원의 죽이기 정책이 바로 리베이트 쌍벌제이다.

의료기관 개설자가 리베이트를 받는 것이 법률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리베이트 발생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구조적 원인은 도외시한 채, 의사들의 리베이트가 의약품 가격을 올린다는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해대며 억지로 제도를 강행했다. 그 결과 대한민국의 모든 개원의는 잠재적 범죄자가 되었다.

이번 동아제약 리베이트 사건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부, 언론, 시민단체 모두가 나서 의사들을, 특히 개원의들을 죽일 놈처럼 매도하더니, 이제는 제약회사까지 나서서 개원의 죽이기에 동참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는 제약회사마저도 내팽개치는 개원의의 운명이 된 것이다. 이 땅에 개원의는 필요 없는 존재인가? 대한민국에서 개원의는 없어져야 할 존재인가?

개원의는 태생적으로 부도덕한 인간들인가? 개원의가 없어져야 대한민국이 발전하고 국민건강이 향상되는가 ?

일차의료 죽이기의 대가는 혹독하다. 만약 일차의료가 몰락하면 같은 질환이라도 비싼 비용을 들여 병원에서 치료할 수밖에 없다.

필수적이고 급한 진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는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는 의료비와 의료의 질 하락으로 대한민국 의료는 완전히 붕괴되고 말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뻔히 예상되는데도 너나 할 것 없이 개원의 죽이기에 나선 작금의 현실을 이해할 수 없다.

최근 리베이트 사건이 연일 터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개원의만이 대상이다.

대형병원이나 대학병원의 교수들은 언제나 열외이다. 여전히 약국에서는 불법 백마진이 5~10%에 달하는데도 약사들 역시 제외이다. 오로지 개원의만이 대상이다. 개원의 죽이기 아니고는 도저히 이럴 수 없다.

개원의 중 현재 의료현실에 만족하는 자는 거의 없다. 어쩔 수 없이 배운 것이 이것이기에 수많은 돌팔매질 속에서도 묵묵히 진료에 임하고 있다. 환자를 위해서라는 알량한 자존심으로 버티고 있다.

그만 죽여라. 개원의도 사람이다. 언제까지 당하고만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가.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면 개원의의 선택은 한가지이다. 강력한 저항이다. 그리고 의업 포기이다.

의사 죽이기, 특히 개원의 죽이기에 앞장섰던 정부 관료들, 정치권의 인사들, 언론계의 기자들, 시민단체의 구성원들, 우리 영역을 서슴지 않고 침범하고 있는 타 직역의 인물들, 의사의 탈을 쓰고 의사 죽이기에 앞장서고 있는 일부 파렴치한 의사들, 그리고 개원의 죽이기에 동참한 제약회사들을 우리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다. 머리 깊숙한 곳에 그들이 깊게 각인되어 있다. 리베이트 조사 과정을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 이것이 만약 개원의 죽이기의 일환이라면 결코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죽더라도 반드시 그들을 죽이고 죽을 것이다. 반드시 명심하라.


2013년 1월 24일

바른 의료 국민과 함께
대 한 의 원 협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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