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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법 개정, 마약퇴치 부정적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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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법 개정, 마약퇴치 부정적 왜?
  • 의약뉴스 김창원 기자
  • 승인 2011.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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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약 박기배...약물 오남용 증가 사회문제 지적
정부가 추진하는 약사법 개정이 마약퇴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경기도마약퇴치운동본부(본부장 박기배)는 7일 오후 2시 성균관대학교 수원캠퍼스 약학대학 세미나실에서 제3회 마약퇴치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약물문제의 실태와 효율적 예방을 위한 방안 모색’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심포지엄은 약물 오남용에 관한 기본적인 정보 전달부터 약물 중독자에 대한 치료까지 폭넓은 범위의 주제가 다뤄졌다.

이날 경기마퇴본부 박기배 본부장(사진)은 인사말을 통해 “그동안 마약류 청정지역으로 여겨졌던 우리나라가 마약류 문화에 대한 허용적인 관념들의 확산, 해외여행 자유화와 인터넷을 통한 마약류 공급 등 신종 마약류가 끊임 없이 국내로 반입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 최근 복지부가 입법예고한 약사법 개정안을 통해 의약품 오남용의 우려가 생겨났다. 단순히 편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의약품 자유판매가 이뤄진다면 향후 약물 오남용의 증가로 인한 사회적 문제로 확산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됐으며 1부에서는 ‘약물 오남용의 개요 및 고찰’이라는 주제로 5명의 강사가, 2부에서는 ‘치료재활 실무를 통한 약물의 인식과 치료의 실제’라는 주제로 3명의 강사가 나섰다.

첫 번째 강사로 나선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약리연구과 김은정 과장은 올해부터 마약류로 분류된 프로포폴의 의존성과 남용실태 등에 대해 강의했다.

김은정 과장은 “과거 마약정책은 ‘무조건 때려 잡으면 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마약 관련 인식도 바뀌었다”고 말하고 “프로포폴은 90년대 마취약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지만 1차 의료기관에서부터 주사를 통한 투약이 많은 우리나라의 특수성 때문에 각종 부작용을 낳아 마약류로 구분됐다”고 전했다.

특히 “프로포폴을 마약으로 투약하는 경우 약이 떨어질 때까지 투여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말하고 “다른 마약류에 비해 부작용이 적어 찾는 사람이 많았던 반면 흔적을 찾기 어려워 단속에는 어려움을 겪었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강사로 나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백승경 마약연구실장은 ‘약물 오남용의 개요 및 경향’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백 실장은 “최근 마약류가 ‘비만치료제’라는 이름으로 유통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많은 여성들이 쉽게 유혹에 넘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에서는 ‘마약’과 ‘향정신성의약품’, ‘대마’의 세 가지로 분류하고 있으며 이들 중 향정신성의약품과 관련된 위반 사례가 가장 많았다고 덧붙였다.

수원시약사회 김상의 부회장은 세 번째 강사로 나서 “외국의 약물 오남용 사례에 대한 고찰”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김 부회장은 해외에서 타이레놀과 관련된 약화사고가 빈번히 일어났음을 지적하고 특히 현재 복지부가 추진하는 약사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10대의 약물 오남용 사례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기마퇴본부 이정근 부본부장은 ‘약물 오남용 예방을 위한 정책적 접근’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이 부본부장은 먼저 의약품 처방과 관련해 발생하는 오류를 ▲의약품 공급자로부터 오는 오류 ▲소비자들의 사용상 오류 ▲국가의 보건의료체계상 오류 세 가지로 분류했다.

이어 보건의료체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에 대해 설명하면서 “소비자가 안전하게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국가가 체계를 정립해야 한다”면서 “최근 약사들이 국민들로부터 많은 질타를 당하고 있지만 약사법 개정안은 합리적인 논의가 이뤄진 뒤에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부의 마지막 강사는 비즈앤이슈의 정동명 대표이사가 ‘언론을 통한 약물 오남용 관련 주제 발표’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진행했다.

정 대표이사는 일본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이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추진해야 할 정책의 방향을 제시했다.

2부에서는 가장 먼저 대구마퇴본부 이재규 부본부장이 강사로 나와 ‘약물문제에 대한 재인식’이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진행했다.

이 부본부장은 강의에서 약물 중독이 범죄인가 정실질환인가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문제점을 제시했다.

이러한 문제 제기는 경기마퇴본부 김이항 부본부장이 넘겨받았다.

김 부본부장은 ‘약물사용의 피해인식 고찰’이라는 강의를 통해 약물 중독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상을 신체적 증상과 정신적 증상으로 나누어 설명했다.

예를 들어 필로폰의 경우 신체적인 금단증세는 크지 않지만 정신적 의존도가 매우 높아 환자들이 재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환자들은 스스로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와 부정적인 태도를 동시에 보이고 있으며 약물 때문에 몸이 많이 망가졌다는 후회를 하며 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강사로 나선 인천참사랑병원 천영훈 원장은 ‘약물중독 치료의 실제’라는 강의를 통해 실제 환자들이 나타내는 성향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했다.

천 원장은 “약물 중독은 뇌의 병이다. 하지만 환자들은 그동안 사회에서 ‘정신 못 차리는 놈’, ‘그것 하나 끊지 못하는 나약한 사람’이라는 낙인이 찍힌 채 살아왔다”고 말하고 “하지만 이들이 스스로 행복을 찾아 나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치료에 큰 효과를 준다”고 전했다.

이어 “약물 중독은 생물학적 요인과 정신 사회적 요인 모두 내포하고 있다”면서 “약물 중독자를 사회로 돌아오게 하려면 약물치료와 함께 정신사회적 치료가 동반돼야 한다”고 전하면서 심포지엄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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