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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약국 안전대책은 '무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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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약국 안전대책은 '무대책'
  • 의약뉴스 박현봉 기자
  • 승인 2011.04.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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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 미수사건 발생...시급히 해결 과제 남겨
심야응급약국에 자칫하면 큰 강도사건이 발생할 뻔해 전국의 50여 심야약국 치안이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일 새벽 1시30분경 경기도의 한 심야응급약국에 흰색계열의 후드티를 입은 체격은 좋은 편인 20대 초반의 한 청년이 들어왔다.

그는 후드를 머리에 쓰고 안경을 끼고 있었다. 체중은 80kg ,전후에 키는 173cm 전후로 보였다. 배꼽부근에 20~30cm 정도의 식칼을 두고 양손으로 칼을 잡은 상태로 약국에 들어왔다.

불안한 표정을 하고 있는 그 청년에게 약사는 웃으면서 어디가 아프냐고 물었다. 약사를 한참 쳐다보며 말을 안 하던 그는 약사에게 비장하게 말을 꺼냈다.

“강도짓하려고 칼을 가지고 왔는데, 간판의 성경 말씀을 보고 차마 강도짓을 못하겠다”라고 말했다. 약사는 속으로 뜨끔하며 하늘이 노래질려고 했지만 웃으면서 왜 강도짓하려고 하느냐고 물었다.

청년은 “92세 되신 할머니하고 단둘이서 살고 있는데, 4일째 밥을 못 먹었고 할머니는 빈속에 약만 복용해 속이 울렁거려해 힘들어서 강도짓하려고 왔다”고 말했다.

청년이 할머니가 복용할 감기약만 달라고 하기에 약사가 자세히 살펴보았더니, 칼을 감춘부위에 3~4방울의 혈흔이 묻어 있었다. 오른손은 옷 속의 칼을 잡고, 왼손은 꺼낸 상태였다.

약사는 봉투에 3만원을 넣어 주면서 “이 돈은 내가 주는 것이 아니다. 우리약국에 구제금으로 준비된 금액에서 주는 것이니 부담없이 받아라”라며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이니 나한테 고맙다고 안 해도 된다”고 말했다.

약사의 그 말에 청년은 흐느끼면서 거듭거듭 고맙다고 인사했다. 약사는 친절하게 문을 열어주고, 등을 두드려주면서 “어려우면 강도 짓말고 또 찾아오라”고 말하고 배웅해주었다.

청년은 “다시는 안 오겠다”면서 나갔다. 약사는 사건 후에도 다른 손님이 있을 때 오지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담담하게 심야근무를 계속했다.

아침에 CCTV로 확인한 후 혹시 다른 곳에서 범죄를 저지를지 몰라 관내 형사에게 연락했다.

이에 대해 지역약사회는 심야약국 치안강화를 다시 요청하겠다는 입장이다. 지역약사들은 침착한 대응을 칭찬하면서도 심야에는 작은 창구를 통해 환자를 보는 등 준비를 해야한다고 염려를 나타냈다. 심야약국에서 예상된 사건이라는 약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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