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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빼낼 수 없는 사랑, 빼내고 싶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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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빼낼 수 없는 사랑, 빼내고 싶은 사랑'
  • 의약뉴스
  • 승인 2008.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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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 '빼낼 수 없는 사랑, 빼내고 싶은 사랑'.

최철규 시인의 두번째 시집 '빼낼 수 없는 사랑, 빼내고 싶은 사랑'
 
어찌할 수 없는 사랑에 빠진 그대를 위한 詩의 노래!

시(詩)로부터 스스로 고립되고, 외면했던 시인 최철규 그는 시(詩)에 온전히 매달릴 수 없는 현실과 오아시스처럼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시정(詩情)과의 사이를 줄타기하듯 아슬 아슬하게 살아온 비운의 곡예사였다.

시(詩)를 자신을 버린 것이 아니라 자신이 시(詩)를 버렸다고 믿고 살아온 그가 마침내 이번 두 번째 시집을 통해 시(詩)와의 깊은 화해를 시도했다.

「빼낼 수 없는 사랑, 빼내고 싶은 사랑」. 이 시집을 통해 그는 생활인으로서 냉정하고도 차가왔던 이중적 삶의 중립을 깨부수고 다시 시인으로 돌아왔다.

그가 말하는 어쩔 수 없는 사랑이란 무엇일까?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겐 벗어나고 싶지만, 벗어날 수 없는 굴레가 있다. 잊었다 싶었는데 기억의 발목을 다시 잡고 일어서는 사랑.놓았다 싶었는데 어느새 자석처럼 붙어사는 희망. 넘어설 수 있다 싶었지만, 오히려 자꾸만 주저앉게 되는 욕망 등 시인이 말하는 사랑이란, 바로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겪을 수 있는 모든 일이다.

시인으로 시작해서 평생 시인으로 살고자 했던 저자의 슬픔과 결국엔 생활인으로의 존재를 병행할 수 밖에 없는 안타까움은 단지 시인의 모습에 국한되기보다는 우리 자신들의 초상을 그려낸듯 감동으로 다가온다.

“저 위험한 각도로 35년을 긁으며,견뎠구나 뒤축이 같은 사람끼리 버스에 탄다, 나는 왼발을 오른발에게 양보하고 싶어길에 두고 온 기억들 밤새 덴 자국처럼 아프다 구두는 한쪽으로만 닳는다” - 구두중에서 -

이 시(詩)속에서 저자는 삶의 애환을 구두라는 사물 하나로 정갈하게 요약해준다. 사물에 대한 인싸이트한 감성력과 비유를 통해 정체불명의 일상에 따끔한 일침을 가하는 그의 언어는 결코, 시를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시인임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오밀 조밀하게 엮인 그물같은 삶을 사는 우리에게 시인은 이 한권의 시집을 통해 가슴에 거대한 한 마리의 월척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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