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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회 보령의료봉사상 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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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회 보령의료봉사상 거행
  • 의약뉴스 박영란 기자
  • 승인 2007.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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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원장, 올해 보령의료봉사상 대상 수상
▲ 제23회 보령의료봉사상 시상식 기념케이크 커팅 장면. (왼쪽에서 다섯번째가 대상 수상자 박종철 원장)

보령제약(회장 김승호)과 의협신문(대한의사협회 발간, 회장 장동익)이 공동 제정하는 제23회 보령의료봉사상 대상 수상자로 40여 년간 어려운 여건의 간질환자들에게 무료진료와 상담을 해오는 등 국내외에서 다양한 봉사 활동을 펼쳐 온 박종철 원장(74세, 박종철신경정신과의원)이 선정됐다.

박 원장은 간질 환자를 대상으로 무료 진료 활동을 펼치는 ‘장미회’의 주역으로 40년 넘게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지금도 매일 자신의 병원을 찾는 장미회 환자들을 무료 진료하고, 한 달에 두 번 장미회 본부로 순회진료를 나가고 있다.

1985년에는 네팔에 장미회를 설립해 68회에 걸쳐 네팔을 방문하며 무료 진료활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공로로 1994년 네팔 국왕으로부터 훈장을 수여받기도 했다.

자살 방지를 위한 상담전화인 ‘생명의 전화’를 만들었으며, 2004년에는 한국자살예방협회를 창립해 언론의 보도지침 제정과 모니터링, 자살 방지를 위한 상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민족복지재단’ 의료담당 공동대표로 활동하며 북한에 의료장비 지원뿐만 아니라 간질센터와 종양연구소 설립을 진행 중이다.

제23회 보령의료봉사상 시상식은 21일 저녁 6시30분 서울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다. 박 원장에게는 상패와 순금10돈 메달, 상금 2천만 원이 수여된다.

장미회, 어려운 여건의 간질환자를 위한 무료 진료 40여 년

박종철 원장이 장미회와 처음으로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1966년. 세브란스병원에 재직할 당시 로빈슨이라는 미국인 선교사가 간질 발작을 일으킨 여학생을 데려온 것. 당시는 간질 치료약을 구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비싼 약값 때문에 병원에 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을 때였다. 이 때부터 박 원장은 인천 기독교 사회관에서 간질에 대한 강의와 진료봉사를 시작했다.

1971년 로빈슨 박사가 본국으로 돌아가면서 간질병 환자의 진료와 선교사업을 서울기독교의사회에 인계했고, 1974년 사단법인 장미회가 발족하게 됐다. 이후 장미회는 200명이 넘는 의사가 참여하고 9만 명의 간질환자를 돕는 단체로 성장했다. 박 원장은 제2대 회장으로 1982년부터 17년 동안 장미회를 이끌었고, 지금은 이사장으로 활동 중이다.

박 원장은 지금도 매일 자신의 병원을 찾는 장미회 환자들을 무료 진료하고, 한 달에 두 번은 장미회 본부로 순회진료를 나간다. 또한 가정 폭력 피해 여성을 위한 지역 쉼터에서 상담 봉사도 하고 있다.

“의논하고 도움을 청하고 싶지만 자신을 밝히는 걸 두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한 전화 상담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생명의 전화’를 만들게 되었어요.”

생명의 전화를 운영하다 보니 ‘나 약 먹었어요’라며 마지막 순간에 전화를 걸어오는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게 되었다. 그래서 박 원장은 2003년에 자살예방센터를 열어 상담교육을 하다가 2004년에는 ‘한국자살예방협회’를 창립했다. 이 협회를 통해 자살에 대한 언론의 보도지침 제정과 모니터링, 자살 방지를 위한 상담교육과 일반 시민 교육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네팔과 북한으로 이어지는 봉사의 손길

박 원장은 12일부터 19일까지 네팔에 의료봉사를 다녀왔다. 68번째 의료봉사를 위한 네팔 방문이다. 네팔인 제자를 둔 게 인연이 됐다. 박 원장의 강의와 활동에 큰 감명을 받은 네팔인 여의사는 본국으로 돌아간 뒤 네팔에도 간질환자를 돕는 단체가 필요하다며 도움을 청했다.

박 원장은 의약품과 후원금을 보내주고 1985년 네팔 장미회를 설립했다. 간질환자를 주로 진료하는 병원을 설립해 한국 의사들을 파견하는 것은 물론 1995년 네팔 국립직업훈련소를 위탁받아 네팔 정부와 공동 운영하고 2003년엔 극빈자 거주지역에 진료소를 설립했다.

1993년부터는 네팔 학생 12명을 한국에 초청해 자신의 집에서 같이 살며 대학과 대학원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4년 네팔 국왕으로부터 외국인에게 수여되는 최고의 훈장인 3급 훈장을 수여받았다.

‘본인의 활동에 소요되는 경비는 본인의 재정으로 지출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는 박 원장은 네팔에 가기 위해 자신의 차를 팔고 지금은 버스를 타고 다닌다. 지금까지 짧게는 3일, 길게는 2주를 머무는 네팔 여정이 68번이나 반복됐지만 관광은커녕 사진 한 장 제대로 찍은 게 없을 정도다.

박 원장은 1997년 처음 북한을 방문한 뒤 1998년부터 ‘한민족 복지재단’ 의료담당 공동대표로도 활동 중이다. 평양의과대학병원과 평양 제1인민병원 등에 의료장비 지원과 교육협력을 진행했다. 최근에는 평양의과대학 간질센터 설립과 종양연구소 건립을 진행 중이다.

“무료 봉사라고 하지만 사실은 제가 얻고 배우는 게 더 많습니다. 내가 부탁한 적도 없는데 먼저 알고 전화해서 지원해주는 후원사들이 있고, 나와 같은 길을 가는 신경정신과 출신 제자들과 후배들이 있어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번에 받게 되는 상금도 제가 관여하고 있는 단체들에 골고루 나눠 모두 기부할 생각입니다.”

어린 시절 자신의 고향에서 농민들에게 무료진료 활동을 하던 의사 선생님을 존경했던 한 소년이 신경정신과 전문의가 되어 국내외에 걸쳐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이제는 수백 명의 후배들을 나눔의 길로 안내하고 있는 전도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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