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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법 재발의, 직역 갈등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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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법 재발의, 직역 갈등 재점화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3.11.24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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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고영인 의원 대표발의...간협 ‘환영’ vs 보건복지의료연대 ‘규탄’

[의약뉴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고영인 의원이 최근 간호법 제정안을 대표발의, 보건의료 직역간 전운이 감돌고 있다.

간호법은 지난 4월, 야당의 주도로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지만, 대통령이 정부ㆍ여당의 건의를 받아들여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국회로 넘어와 재투표가 진행됐지만 결국 부결되면서 폐기된 바 있다. 

고 의원이 재발의한 간호법 제정안은 지난 7월 더불어민주당 정책의총에서 결정된 간호법 재추진 방침에 따라 추진됐다.

▲ 더불어민주당이 간호법 제정을 재추진, 보건의료 직역간 갈등이 예상된다.
▲ 더불어민주당이 간호법 제정을 재추진, 보건의료 직역간 갈등이 예상된다.

민주당에서 간호법 재추진 방침을 결정한 이후 복지위 민주당 간사인 고영인 의원은 지난 2달여 동안 보건의료직역간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간호협회, 의료기사단체, 간호조무사협회 등과 지속적으로 면담 진행하며 세부내용을 조정해왔다.

고 의원에 따르면, 간호조무사의 자격 관련 고졸학력 제한에 대해서는 간협과 간무협 간 입장차이가 너무 커 요구사항을 모두 수용하기가 불가능해 간호법 재추진 안에 반영하지 못했으며, 대신 일부 문구를 수정하는 선에서 반영했다. 다만 간호조무사의 법정단체 건은 반영했다.

기존 간호법 제정과정에서 논란을 빚었던 목적조항의 ‘지역사회’ 는 ‘보건의료기관, 학교, 산업현장, 재가 및 각종 사회복지시설 등 간호인력이 종사하는 다양한 영역’ 으로 열거, 오해를 불식하고자 했다. 

또한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지도하에 시행하는 진료의 보조’로 규정된 간호사의 업무범위는 보건복지부령에서 구체적으로 정하도록 해 불법진료 문제를 해소하고자 했다.

아울러 간호법 제정안과 함께 보건의료인력지원법 개정안도 함께 발의했다. 이 법안은 심화되고 있는 보건의료직역간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보건의료직역 대표자, 시민대표, 전문가가 참여하는 ‘보건의료업무조정위원회’를 신설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고영인 의원은 “간호법 재추진 결정 이후 보건의료직역간 수용 가능한 법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발의를 더이상 미룰 수 없어 현재까지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발의할 수 밖에 없었다”며 “이번 재발의안에 반영되지 못한 부문 등은 이후 법안 심사과정을 통해 더 채워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간호법 재발의 소식에 대한간호협회(회장 김영경)은 적극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간협은 23일 입장문을 통해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했던 간호법안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됐으나 다시 간호법안이 발의된 것에 대해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특히 “새롭게 발의된 간호법안은 지난 간호법안의 마지막 쟁점을 해소했다”면서 "새목적에 ‘지역사회’ 문구를 삭제하고 간호사 등 인력이 종사하고 있는 분야를 열거함으로써 지역사회 돌봄사업 독점 등 법안에 대한 불필요한 논쟁과 곡해를 원천적으로 방지했으며 ‘간호조무사의 학력을 고졸로 제한을 간호조무사 자격인정 조항에 '고등학교 졸업 이상 학력 인정자’로 명시했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법안에는 간호사의 권리에 무면허 의료행위 지시 거부권을 명시했을 뿐만 아니라 무면허 의료행위 지시 거부자에게 징계 등 부당한 처우를 하지 않도록 규정했다”며 “간호법이 다른 보건의료 직역의 업무를 침해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다는 것을 명백히 했다”고 역설했다.

무엇보다 이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세계는 신종감염병으로 인한 주기적 공중보건 위기에 대비할 전문 간호인력과 인구고령화 시대에 재택간호, 방문간호 등 증가하는 간호 수요를 충당할 수 있는 간호인력 확충을 위해 법ㆍ제도 개선과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간호법이 제정되어야 할 필요성과 정당성은 여전히 충분하며, 이번 간호법 발의는 이를 반증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간협은 간호법이 폐기된 이후 간호법 재발의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간호법이 재발의된 22일에도 세계보건기구(WHO), 국제간호협의회(ICN) 등 국제보건기구 지도자들과 함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신동근 위원장을 만나 간호법 제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자리에는 WHO 아멜리아 튀풀로투 CNO, 국제간호협의회 하워드 캐튼 CEO, 유럽간호협회연맹(EFN) 아리스티데스 코라타스 회장, WHO 아만다 펜 기술자문관과 간협 김영경 회장, 탁영란 제1부회장, 손혜숙 제2부회장이 함께했다.

WHO 아멜리라 튀풀로투 CNO는 “간호사를 위한 법적 제도적 지원은 간호사의 권리가 아닌 국민 건강증진과 안전 차원에서 고려돼야 한다”면서 “간호법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각 보건의료 직종이 협력할 수 있는 법안으로 봐야 하며, 국회는 국민 건강증진과 보호할 수 있는 법적 기반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ICN 하워드 캐튼 국제간호협의회 CEO도 “간호 교육과 간호사 역량 강화를 위한 법적 제도적 지원이 있어야 국민 건강 증진과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면서 “국민을 생각한다면 간호법 제정은 반드시 이뤄져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기준에 맞는 표준화된 간호가 이뤄지려면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간호법이 반드시 제정돼야 하며, 간호법이란 법적 테두리를 통해 간호가 보호받고 간호사가 국민과 환자에게 안전한 간호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고 역설했다.

EFN 아리스티데스 코라타스 회장은 “유럽 내 많은 나라에도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간호법이 따로 존재한다”면서 “간호법은 인구 고령화, 주기적 감염병 도래 등 사회적 환경적 문제에 대응해 국민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법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원했다.

반면, 간호법 저지에 앞장섰던 대한의사협회, 대한간호조무사협회 등 14보건복지의료연대는 간호법 재발의에 거세게 반발했다.

간호법 재발의 하루 전인 21일 ,보건복지의료연대는 성명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의 간호법안 재발의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의료연대는 “민주당은 폐기된 간호법안의 독소조항이었던 ‘지역사회’, ‘간호조무사 학력제한’, ‘의료기사, 보건의료정보관리사 및 응급구조사의 업무침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지금 민주당이 재발의하려는 간호법안은 예전과 달라진 게 없다”면서 “폐기된 간호법안과 똑같은 간호사특혜법안”이라고 일갈했다.

그 이유로 “여전히 지역사회에서 간호사가 의사 지도없이 의료행위를 할 수 있고, 간호조무사 학력제한 차별도 그대로 남아 있고, 의료기사, 보건의료정보관리사 및 응급구조사 업무침해도 해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민주당의 간호법안 재발의 추진은 또다시 보건의료계의 혼란만을 가중시킬 뿐”이라며 “보건복지의료연대는 앞으로 민주당의 간호법 재발의 추진과 관련한 어떠한 협의에도 응하지 않을 것이며, 민주당이 재발의를 강행한다면 간호법안 폐기 공동연대투쟁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여기에 더해 대한간호조무사협회(회장 곽지연)는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간호조무사 학력제한 폐지 없는 간호악법을 재발의한 민주당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간무협은 "지난 7월부터 간호법 재발의를 추진한 민주당이 의원총회에서 ‘간호조무사 시험응시자격 학력제한 폐지’를 공개적으로 언급했지만, 발의할 때는 당시의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쉽게 번복해버렸다"고 힐난했다.

이와 관련, 곽지연 회장은 “민주당이 간호조무사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간협의 의견만 반영해서 재발의한 간호악법을 계속 밀어붙인다면 우리는 또다시 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간호조무사에 대한 사회적 차별을 조장하고, 88만 간호조무사를 농락한 민주당에 맞서 끝까지 사울 것이며, 반드시 책임을 묻고 심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간호법 저지 투쟁 때 삭발도 하고 9일간 단식농성도 했다. 이번에도 88만 간호조무사를 대표해 언제든지 모든 것을 걸고 투쟁의 선두에 설 것”이라며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재발의한 간호악법을 철회해 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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