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뉴스 in 마드리드] CDDK4/6 억제제들이 조기 유방암에서 성과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면역항암제들도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20일 오후(현지시간) 개막한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회의(ESMO Congress 2023)에서는 호르몬수용체 양성(HR+), 사람상피성장인자수용체2 음성(HER2-) 고위험 조기유방암 환자에서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버제니오(성분명 아베마시클립, 릴리)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고 있는 monarchE 연구의 5년차 유효성 평가 결과가 발표됐다.
HR+/HER2- 조기 유방암 수술 후에는 내분비 요법이 가장 널리 시행되고 있지만, 대부분 2년 내에 내성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HR+/HER2- 조기 유방암 환자 중 재발의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필요했다.
버제니오 등 CDK 4/6억제제들은 그동안 HR+/HER2- 유방암의 다양한 영역에서 가치를 확인해왔다.
이 가운데 버제니오는 이 연구에서 확인된 긍정적인 결과를 토대로 CDK4/6 억제제 중 최초로 고위험 조기유방암 환자의 수술 후 보조요법제로 등극했다.
이후 지난 6월에는 같은 계열의 키스칼리(성분명 리보시클립, 노바티스)가 저위험 조기유방암 환자에서도 긍적적인 데이터를 확보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특히 버제니오는 수술 후 보조요법 허가의 근거가 된 monarchE 연구에서 해를 거듭할수록 대조군(내분비 단도교법) 대비 침습적 무질병 생존율(Invasive Disease-Free Survival, IDFS) 및 원격 무재발 생존율(Distant Relapse-Free Survival, DRFS)의 격차를 더욱 크게 벌렸다.
이 같은 양상은 중앙 추적관찰 54개월 시점에 진행한 5년차 분석에서도 이어졌다. 침습적 무질병 생존율의 격차가 3년차 4.8%p, 4년차 6.0%p에서 5년차에는 7.6%p로 확대된 것.
원격 무재발 생존율 격차 역시 3년차 4.1%p, 4년차 5.3%p에서 5년차에는 6.7%p로 더욱 확대됐다.
결과적으로 버제니오 투약군은 대조군 대비 침습적 질병 진해 또는 사망의 위험(HR=0.680, 95% CI 0.599-0.772)과 원격 재발 또는 사망의 위험(HR=0.675, 95% CI 0.588-0.774) 모두 32% 가량 낮췄다.
안전성에 있어서는 새로운 이상반응 양상은 보고되지 않았으며, 버제니오군에서 사망자가 조금 더 적었다.
항PD-1 면역항암제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 오노ㆍBMS)와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MSD)도 나란히 고위험 HR+/HER2- 조기 유방암 환자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제시했다.
옵디보는 CheckMate 7F, 키트루다는 KEYNOTE-756 연구를 통해 나란히 표준 보조요법(항암화학 수술전 보조요법 후 내분비 보조요법)에 옵디보나 키트루다 또는 위약을 추가해 결과를 비교했다.
먼저 CheckMate 7F에서 옵디보 투약군의 병리학적 완전관해율(pathological Complete Response, pCR)은 24.5%로 위약군의 13.8%를 상회했으며(P=0.0021), 3기 환자를 대상으로 한 하위분석에서는 옵디보군이 30.7%로 위약군의 8.1%를 크게 상회했다.
병리학적 완전관해율의 차이는 PD-L1 양성인 환자에서 더 크게 벌어져, 옵디보군이 44.3%, 위약군은 20.2%로 집계됐다.
잔존 종양 부담(Residual Cancer Burden, RCB) 0-1 달성률도 옵디보가 30.7%로 위약의 21.3%를 상회했으며, 이 역시 PD-L1 양성에서 54.5%와 26.2%로 더 큰 차이를 보였다.
치료와 관련한 이상반응 발현율은 두 그룹이 유사했다.
KEYNOTE-756 역시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됐다. 키트루다군의 병리학적 완전관해율이 24.3%로 위약군의 15.6%를 상회한 것(P=0.00005).
병리학적 완전관해율의 정의에 따른 평가에서도 ypT0 ypN0은 21.3%와 12.8%, ypT0/Tis은 29.4%와 18.2%로 모두 키트루다군이 위약군을 상회했다.
안전성 역시 이전에 보고된 이상반응 양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키트루다는 조기 삼중음성유방암 환자의 수술 전/후 보조요법에서도 긍정적인 데이터를 유지했다.
역시 항암화학 수술 전 보조요법에 키트루다 또는 위약을 수술 전후에 추가해 비교한 KEYNOTE-522 3상 5년차 분석에서도 키트루다의 무사건 생존율(Event-Free Survival, EFS)이 위약을 상회한 것.
중앙 추적관찰 63.1개월 시점에 진행된 5년차 분석 결과 키트루다군에서는 18.5%, 위약군에서는 27.7%에서 사건 또는 사망이 발생, 키트루다의 사건 발행 또는 사망의 위험이 37% 더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HR=0.63, 95% CI 0.49-0.81)
60개월 무사건 생존율은 키트루다가 81.3%, 위약은 72.3%로 집계됐으며, 두 그룹 모두 중앙값에 이르지는 않았다.
가장 흔한 사건은 원격 재발로, 키트루다군에서 9.2%, 위약군에서는 14.1%가 발생했으며, 60개월차 원격 무진행 생존율 또는 원격 무재발 생존율은 키트루다가 84.4%, 위약군은 76.8%로 집계됐다.(HR=0.64, 95% CI 0.49-0.84)
병리학적 완전관해를 달성한 환자에서 5년 무사건생존율은 키트루다가 92.2%, 위약은 88.2%로 집계됐으며, 병리학적 완전관해를 달성하지 못한 환자에서는 각각 62.6%와 52.3%로 보고됐다.
반면, 항PD-L1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 역시 NeoTRIP 연구를 통해 삼중음성 유방암 수술 전/후 보조요법에 도전했으나, 무사건생존율을 개선하진 못한 것으로 보고됐다.
한편, 고위험 조기 유방암 환자의 예후를 개선한 연구들이 줄이어 발표된 현장에는 너무 많은 청중이 몰려 발표 현장에 들어가지 못해 항의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