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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만성두드러기 치료 접근성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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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만성두드러기 치료 접근성 개선해야"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3.10.06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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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두드러기 날 기념 기자간담회..."중증도 따른 질병 코드 분류 등 치료 접근성 제고 필요"

[의약뉴스] 중증도가 높아 삶의 질 저하가 심각한 만성두드러기에 대해 치료 접근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학계의 목소리가 나왔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이사장 지영구)는 세계 두드러기의 날(World Urticaria Day, 10월 1일)을 맞아 국내 만성두드러기 현황과 임상 현장의 미충족 수요를 짚어보고, 치료 환경 개선을 촉구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세계 두드러기의 날은 질환 인식 제고 및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2014년 제정됐다. 올해 주제는 ‘치료 접근성 개선(Access to Care)’으로, 보다 많은 환자가 적절한 시기에 알맞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치료 환경 개선을 강조하고 있다.

▲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는 세계 두드러기의 날을 맞아 국내 만성두드러기 현황과 임상 현장의 미충족 수요를 짚어보고, 치료 환경 개선을 촉구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는 세계 두드러기의 날을 맞아 국내 만성두드러기 현황과 임상 현장의 미충족 수요를 짚어보고, 치료 환경 개선을 촉구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예영민 교수(아주대병원 알레르기내과)는 ‘만성두드러기 질환 심각성 및 환자들의 사회적ㆍ정신적ㆍ경제적 부담’을 주제로 발제에 나서 개인 및 가족의 질병부담과 사회적 부담에 대한 특별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려움을 동반한 팽진과 혈관부종이 특징인 만성두드러기는 두드러기가 6주 이상 거의 매일, 평균 3~5 년간 지속되는 질환이다. 국내에서는 약 150만명의 환자가 만성두드러기로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만성 두드러기는 전체 인구의 약 1%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특히 한국의 유병률은 3% 내외로 유럽 및 북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다양한 병인 기전이 관여하는 만성두드러기는 난치성인 경우가 많고, 평균적으로 3~5년간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1997년부터 2017년까지 아주대병원 알레르기내과에서 치료를 받은 만성두드러기 환자 4552명에 대해 분석한 결과, 평균 치료 기간은 4.3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영민 교수는 “만성두드러기는 자가면역질환, 알레르기질환, 불안, 우울 등 정신질환을 동반할 수 있고, 악화와 호전을 오랫동안 반복하기 때문에 일상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쳐 개인의 삶의 질을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만성두드러기 환자의 삶의 질은 중등도 이상의 건선 및 아토피피부염 환자, 혈액투석 중인 만성 콩팥병 환자, 인슐린 투여가 필요한 당뇨 환자만큼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며 “특히, 수면장애가 심한 경우가 많고 전반적인 업무 수행에 느끼는 어려움도 크다”고 강조했다.

예 교수에 따르면, 중증도가 높은 만성두드러기 환자의 삶의 질을 분석한 결과, 중증 아토피 피부염 환자와 비슷한 0.7 점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예영민 교수.
▲ 예영민 교수.

중증 건선과 비교 분석한 연구 결과에서 중증 만성두드러기 환자의 불안, 우울, 수면장애 지수가 모두 중증 건선 환자보다 높았다는 것.

예 교수는 “만성 두드러기는 점점 증가하고 있고, 10년 이상 오래 갈 수 있다”면서 “모든 연령에서 발생하며, 특히 소아와 노인에 흔하기 때문에 안전한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가면역질환, 알르레기 질환, 불안, 우울을 동반할 수 있다”며 “중증·난치성 환자는 중증 아토피피부염/건선, 혈액투석, 류마티스관절염, 당뇨 환자만큼 신체적 고통, 수면장애로 인한 삶의 질 저하를 겪기 때문에, 개인 및 가족의 질병부담과 사회적 부담에 대한 특별 관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에 천식알레르기학회 장윤석 총무이사는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제언에 나섰다. 

만성두드러기는 중증도에 따른 치료제 투여가 필수적으로, 고용량 항히스타민제로도 충분한 임상적 효과를 보지 못해 사이클로스포린 등 면역억제제 사용이 필요한 환자는 생물학적제제를 통해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지만, 급여가 되지 않아 중증도에 맞는 적절한 치료가 어려운 실정이다.

만성두드러기의 표준치료는 2세대 항히스타민제를 표준 용량으로 처방하지만, 약 62%의 환자에게서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 경우 증량 혹은 복합을 통해 더욱 많은 용량으로 처방하지만 이마저도 37% 환자에서는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다.

2022년 발표된 국내 리얼 월드(real-world) 연구에 따르면 6개월 이상 항히스타민제 치료로 조절이 되지 않는 중등도 및 중증 두드러기 환자 중 55.8%가 항히스타민 치료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 장윤석 총무이사.
▲ 장윤석 총무이사.

장 이사는 “10년 전부터 항 IgE 생물학적제제(오말리주맙)가 나왔는데, 이 주사를 맞으면 그동안 낫지 않았던 만성두드러기가 크게 호전되는 효과가 나타났다”며 “문제는 보험급여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와 달리 해외 주요 국가의 만성두드러기 생물학적제제 급여현황을 살펴보면 터키가 2014년, 영국, 호주, 캐나다가 2015년, 일본은 2017년, 중국은 올해 급여가 됐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급여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

그는 “경제적인 부담 등을 이유로 효과가 떨어지는 치료제를 계속 사용해야 하는 국내 치료 환경은 항히스타민제로 치료되지 않는 만성두드러기 환자를 대상으로 생물학적제제 급여가 적용되고 있는 영국, 호주, 중국 등 다른 나라와 대조적”이라고 지적했다.

중증 만성두드러기에 대한 별도의 질병 코드를 신설하는 등 중증도에 따라 적절한 치료가 가능한 정책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만성두드러기 치료 접근성의 개선이 필요한데, 먼저 의료진을 포함해 만성두르러기 질환 인지도를 개선해야 한다”며 “치료제 접근성면에서 생물학적제제에 대한 보험 급여가 시급하고, 질병코드에 있어서도 중증 만성두르러기에 대한 중증(난치성) 질환 코드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 만성두드러기의 경우 중증도를 가리지 않고 모두 하나의 질병코드로 분류되고 있지만, 중증 건선이나 중증 아토피 피부염처럼 장기적이고 적극적인 치료가 필수적인 질환인 만큼 별도의 질병코드를 신설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며 “장기적으로는 중증 질환으로 분류돼 환자의 경제적인 부담을 경감해주는 제도를 통해 적절한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천식알레르기학회 지영구 이사장은 “만성두드러기는 정책적인 아젠다에서 소외되어 있어 환자들이 신체적ㆍ정신적ㆍ경제적 고통을 오롯이 감내해야 한다”며 “특히 중증 만성두드러기의 중증 질환 분류를 통해 환자가 경제적인 부담 없이 중증도에 따라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장기적인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천식알레르기학회는 만성두드러기 환자가 필요한 시기에 최적의 치료를 통해 건강한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치료 환경을 개선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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