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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ㆍ균형장애 환자에 맞춤전정운동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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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ㆍ균형장애 환자에 맞춤전정운동 필수"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3.09.09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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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의대 전은주 교수..."맞춤식 치료엔 한계, 전문가 양성ㆍ교육 프로그램 필요"

[의약뉴스] 귀에 있는 전정기관 이상으로 어지럼과 균형장애를 겪는 환자들에게 필수적인 맞춤전정운동을 임상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정책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환자의 개별적 상태에 따라 치료 방법을 결정해야 하는 ‘맞춤식 치료’라는 한계를 극복하려면, 전문가 양성과 수행 인력 교육 프로그램 등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전은주 교수.
▲ 전은주 교수.

대한이과학회는 제57회 귀의 날을 맞아 8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대국민 귀 건강 포럼’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가톨릭의대 이비인후과 전은주 교수는 ‘맞춤전정운동의 치료적 가치 재평가’라는 발제를 통해 맞춤전정운동의 가치와 현장 적용의 문제점 그리고 개선 방안을 조명했다.

전정기관(vestibular organ, 前庭器官)이란 회전운동, 가속도, 기울임 등을 감지하고, 소뇌와 같은 뇌의 평형 중추에 정보를 전달해 몸의 평형을 유지하는 귀 안의 기관들을 말한다. 해부학적으로는 외이(바깥귀), 중이(중간귀), 내이(속귀) 중 속귀에 포함된다.

많은 사람들이 겪는 ‘어지럼증’에 직결되는 기관으로, 머리의 움직임을 감지하면 전정안구반사(초점 맞추기), 전정척수반사(자세 안정), 소뇌(운동 조화), 자율신경계(뇌혈류 안정), 대뇌(방향감각, 기억)에 작용, 평형감각을 되찾도록 한다.

그러나 전정기관이 무너지면, 이러한 신체 조절이 무너지게 되고, 어지럼증으로 이어진다.

어지럼의 치료는 약물에 의한 내과적 치료와 수술을 통한 외과적 치료, 그리고 재활치료로 나뉘는데, 이중 재활치료는 이성정복술 등 물리치료와 전정재활치료로 구분된다. 

전정재활은 전정장애 자체가 치료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겪는 어지럼과 균형장애를 개선하기 위해 적응, 대체, 습관화 등의 방법을 이용해 어지럼을 감소시키고 신체균형을 회복, 사회 복귀를 돕는 치료를 말한다.

전정재활치료는 기성식과 맞춤식으로 나뉘어지는데, 기성식 전정재활은 20~30년 전부터 기본진료료에 포함돼 있어, 별도의 수가가 매겨지지 않는다.

반면, 맞춤식 전정재활은 지난 2017년 신의료기술로 등재된 후 2022년 건강보험 비급여행위가 돼 조금 더 활성화되고 있다.

맞춤식 전정재활에서는 어지럼의 주관적 평가, 주시장애, 자세불안, 보행장애 등 환자의 문제점을 파악한 뒤, 문제점에 맞춘 운동계획을 수립, 운동법을 교육하고 정기적인 평가를 통해 환자의 상태를 파악한다.

전 교수는 “20~30년 전부터 전정재활치료가 유용한 치료라는 무작위 대조군 연구들이 발표됐다”며 “2016년, 2023년 임상치료지침에서는 전정장애가 있는 환자에게 전정재활치료를 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맞춤전정운동 치료수가가 신설되면서 어지럼 치료가 활성화됐고 어지럼의 필수적인 치료 방법 중 하나로 전정재활에 대한 인식을 고취하는 효과가 있었다”면서 “어지럼을 유발하는 질환과 증상의 병태생리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치료자가 치료 후 높은 만족도와 치료 효과를 경험했다”며 “약물이나 수술적 치료로 개선할 수 없는 어지럼과 균형장애를 겪는 환자에게 필수적인 치료법”이라고 강조했다.

맞춤전정운동의 치료적 가치는 이과학회 어지럼연구회 회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8월 2일부터 9일까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회원 44명 중 31명(70%)이 맞춤전정운동을 치료에 적용하고 있었고, 11명(25%)이 추후 적용할 예정으로 응답, 거의 모든 어지럼질환 전문의가 맞춤전정운동을 치료에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거나 사용을 고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 교수는 “맞춤전정운동을 시행하지 못하는 가장 큰 장애는 인력부족이었고, 그 다음이 공간과 시간 부족이었다”며 “시행하는 경우 맞춤전정운동에 대다수가 만족하고,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경험했고, 치료 자체에 불만족하다는 반응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맞춤전정운동은 전정신경염에 가장 흔히 처방됐고, 노화전정병증과 미로염이 다음 원인을 차지했으며, 치료효과도 비슷한 순서로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경험하고 있다”며 “평균 소요시간은 30분 이내가 가장 많았고, 치료횟수는 2회가 가장 많았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맞춤전정운동의 문제점으로 ‘맞춤식 치료’를 꼽았다. 각 환자의 개별적 상태에 따라 치료 방법을 결정하고 교육해야 하는데, 치료를 처방하는 의사나 실제 수행하는 인력의 선택과 교육에 어려움으로 작용한다는 것.

이에 전 교수는 개선 방안으로 ▲전정재활 전문가 양성 ▲수행 인력 교육 프로그램 ▲표준 치료방법 프로토콜 ▲환자 인식 개선 등을 제언했다.

그는 “전정재활은 의사, 환자, 치료사, 의료체계라는 네 가지 바퀴가 함께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문제이지 않나 싶다”며 “해외에서도 전정재활에 대해 표준 치료법,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이 있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정재활 기초 지식을 배양하는 한편, 맞춤전정운동을 위한 평가와 운동법을 마련, 이를 자신있게 할 수 있는 전문가 양성과 표준 치료방법을 마련해야 한다”며 “청각사, 청능사, 물리치료사 등 맞춤전정운동을 수행하는 인력을 확립하고 교육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약물치료가 필요한 질환이 있지만, 전정재활이 필요한 질환이 있다는 인식을 널리 국민에게 알려, 환자 접근성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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