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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4-04-28 15:11 (일)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장준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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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장준호 교수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3.07.10 0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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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혈 부담 줄이는 레블로질, 미충족수요 해결 기대

[의약뉴스] 지난 6월 미국임상종양학회는 연례학술회의(ASCO 2023)을 개최하기에 앞서 5000개가 넘는 초록 가운데 주목할만한 연구 중 첫 번째로 COMMAND 3상 임상을 꼽았다.

이 연구는 적혈구 수혈이 필요한 초저위험(very low risk)~중등도 위험(Intermediate) 골수형성이상증후군 환자 중 이전에 적혈구형성자극제(Erythropoiesis Stimulating Agents, ESA) 치료 이력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최초의 적혈구성숙제제, 레블로질(성분명 루스파터셉트, BMS)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 레블로질은 초저위험~중등도 위험군이지만 적혈구형성자극제의 효과가 부족하거나 사용할 수 없는 골수형성이상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MEDALIST 3상 임상에서 확인된 안전성과 유효성 데이터를 근거로 국내 허가를 획득했다.

미국임상종양학회가 올해 접수된 초록들 가운데 이 연구를 첫 손에 꼽은 이유, 의약뉴스는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장준호 교수를 만나 골수형성이상증후군 환자에 있어 레블로질이 보유한 임상 데이터의 가치를 조명했다.

 

▲ 지난 6월 미국임상종양학회는 연례학술회의(ASCO 2023)을 개최하기에 앞서 5000개가 넘는 초록 가운데 주목할만한 연구 중 첫 번째로 COMMAND 3상 임상을 꼽았다. 미국임상종양학회가 올해 접수된 초록들 가운데 이 연구를 첫 손에 꼽은 이유, 의약뉴스는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장준호 교수를 만나 골수형성이상증후군 환자에 있어 레블로질이 보유한 임상 데이터의 가치를 조명했다.
▲ 지난 6월 미국임상종양학회는 연례학술회의(ASCO 2023)을 개최하기에 앞서 5000개가 넘는 초록 가운데 주목할만한 연구 중 첫 번째로 COMMAND 3상 임상을 꼽았다. 미국임상종양학회가 올해 접수된 초록들 가운데 이 연구를 첫 손에 꼽은 이유, 의약뉴스는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장준호 교수를 만나 골수형성이상증후군 환자에 있어 레블로질이 보유한 임상 데이터의 가치를 조명했다.

 

◇골수형성이상증후군으로 인한 빈혈, 혈액 공급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골수형성이상증후군(Myelodysplastic Syndromes, MDS)은 은 골수의 조혈모세포가 비정상적 혈액세포를 생성하는 악성 혈액질환으로, 진행성 혈구감소증을 유발, 결과적으로 적혈구나 백혈구, 혈소판 중 한 가지 이상이 감소하게 된다.

이 가운데 적혈구가 적절하게 생성되지 못하면 일반적인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심각한 빈혈이 발생하고, 백혈구가 감소하면 감염 질환, 혈소판이 부족하면 출혈의 위험이 증가한다.

뿐만 아니라 예후가 좋지 않은 고위험군의 경우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진행할 위험도 크다.

이와 관련 장준호 교수는 “골수형성이상증후군은 골수에서 피를 만드는 세포에 이상이 생겨 혈액을 만드는데 결함이 생기는 질환”이라면서 “혈구감소증을 특징으로 하며,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진행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위험군에 따라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달라지는데, 중요한 것은 혈구가 감소하면서 문제가 생기고 심해지면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환자 수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는 없으나, 나이가 들수록 많이 발병하기 때문에 고령화 사회를 넘어 초고령화 사회가 되어가는 상황에서 환자 수가 늘어날 수 있다”면서 “그러나 타 질환에 비해 희귀질환”이라고 부연했다.

희귀질환이긴 하지만 심각한 빈혈을 동반하기 때문에 진단은 어렵지 않다는 것이 장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빈혈의 80% 이상은 철결핍성 빈혈로, 골수형성이상증후군에서 나타나는 빈혈은 철결핍성 빈혈과 다르다”면서 “고령 환자나 철결핍성 빈혈의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되는 환자에서는 골수형성이상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으며, 골수 검사를 통해서 진단할 수 있어 진단이 어려운 질환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철결핍성 빈혈은 철분이 부족해서 생기는 빈혈로, 비유하자면 공장은 정상인데 재료가 부족해서 생기는 빈혈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이와는 달리 골수형성이상증후군에서 나타나는 빈혈은 혈액을 만들어 내는 것 자체가 안 되는 빈혈로 공장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구체적으로 “철결핍성 빈혈은 재료, 즉 혈액만 공급하면 빈혈이 해결되지만, 골수형성이상증후군으로 인한 빈혈은 공장 자체에 문제가 생긴 것이어서 혈액을 공급한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골수형성이상증후군, 수혈 여부에 따라 삶의 질도 달라진다
골수형성이상증후군은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진행될 위험도에 따라 최저위험군부터 저위험군, 중등도 위험군, 고위험군, 초고위험군 등 5개 그룹으로 구분한다.

이 가운데 고위험군(이하 초고위험군 포함)에서는 급성골수설백혈병으로 진행될 위험을 줄이기 위해 조혈모세포이식이나 레날리도마이드 등의 항암제를 통해 공격적으로 치료를 진행한다.

그러나 조혈모세포이식이나 항암치료는 그 자체로 이상반응의 부담이 적지 않아서, 고위험군이 아니라면 되도록 공격적인 치료는 지양하고 있다.

다만, 고위험군이 아니라 하더라도 급성골수성백형병으로 진행될 위험은 존재하며, 수혈에 따른 부담도 적지 않다는 것이 장 교수의 설명이다.

장준호 교수는 “골수형성이상증후군 환자 중 저위험군이 약 70% 정도 되고, 고위험군이 약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저도위험군 환자는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진행될 확률이 약 10~20% 정도로 낮지만 위험이 전혀 없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골수형성이상증후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환자의 수혈 주기로, 저도위험군 환자의 치료 방법은 수혈 필요 여부와 주기에 따라 달라진다”면서 “일단 수혈을 받기 시작하면 의료비가 많이 들 뿐 아니라 환자가 거동하기가 불편할 경우 보호자가 함께 병원에 와야 해 사회경제적 비용도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수혈 여부에 따라 삶의 질도 완전히 달라진다”면서 “환자의 입장에서 다른 사람의 피를 받는 것 자체가 달가운 일이 아닌 만큼, 수혈을 처음 받는 환자들에게는 수혈을 처방하기 부담스럽고 설명하기도 어렵다”고 전했다.

여기에 더해 “수혈을 받는 시간도 적지 않고, 내원이나 대기에도 시간이 많이 소요돼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면서 “무엇보다 수혈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병이 진행됐다는 것을 의미하고, 또 고위험군으로 진행할 수 있는 확률, 그리고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진행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졌다는 의미”라고 역설했다.

 

▲ 장준호 교수는 “레블로질은 수혈 주기를 늘려서 삶의 질을 개선하고 생존율 향상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뿐만 아니라 수혈 주기를 늘려줌으로써 사회경제적 비용과 의료비를 줄여줄 수 있는 약제이기 때문에 단순히 저도위험군에서 고가의 치료제가 필요한가의 관점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 장준호 교수는 “레블로질은 수혈 주기를 늘려서 삶의 질을 개선하고 생존율 향상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뿐만 아니라 수혈 주기를 늘려줌으로써 사회경제적 비용과 의료비를 줄여줄 수 있는 약제이기 때문에 단순히 저도위험군에서 고가의 치료제가 필요한가의 관점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레블로질, 적혈구형성자극제 효과 없는 골수형성이상증후군 환자 수혈 의존성 줄여
골수형성이상증후군 환자는 저위험군이라 하더라도 일상생활을 어렵게 만드는 심각한 빈혈이 발생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적혈구형성자극제(Erythropoiesis Stimulating Agents, ESA)나 수혈을 통해 적혈구를 보충해야 한다.

하지만, 골수형성이상증후군 환자 중 3분의 1은 초기부터 적혈구형성자극제에 반응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초기엔 반응한다 하더라도 시간이 흐르면서 반응률이 떨어진다.

이로 인해 골수형성이상증후군 환자의 최대 90%는 적혈구 수혈이 필요한, 적혈구 수혈 의존성으로 진행한다.

장 교수는 “적혈구형성인자(EPO, Erythropoietin) 레벨이 100 미만인 사람들은 수혈 받지 않을 확률이 75%이고, 100~500인 사람들은 수혈을 받지 않을 확률이 25%”라면서 “그런데 이미 진단 당시 적혈구형성인자가 높은 환자들이 상당히 많고, 이런 환자들은 적혈구형성자극제를 맞아도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적혈구형성자극제가 효과적이었던 환자들도) 어느 시점이 되면 더 이상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면서 “그렇게 되면 결국 수혈이 필요하며, 삶의 질과 생존율이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에 “저위험 골수형성이상증후군 환자에서 어떻게 하면 수혈 주기를 늦출 수 있을지, 적혈구형성자극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에서 마땅한 약제는 무엇인지 미충족 수요(Unmet-needs)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레블로질은 두 건의 3상 임상에서 골수형성이상증후군의 한 가지 아형인 고리철적혈모구(ring sideroblasts) 동반 골수형성이상증후군(MDS-RS) 환자의 수혈 의존성을 크게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두 건의 3상 임상 가운데 국내 허가의 근거가된 MEDALIST는 적혈구형성자극제에 반응하지 않거나 이를 사용할 수 없는 환자에서 위약과 비교해 수혈 의존성을 개선, 현재 골수형성이상증후군 치료의 가장 큰 사각지대를 해소했다.

연구 결과 레블로질 투약군 중 24주차 분석에서 8주 이상 수혈이 필요하지 않았던 환자가 38%로 위약군의 13%보다 3배 가까이 높았던 것(Odds Ratio=5.07, 95% CI 2.28-11.26, P<0.001).

24주차 분석에서 12주 이상 수혈이 필요하지 않았던 환자의 비율은 28%와 8%(Odds Ratio=5.07, 95% CI 2.00-12.84), 48주차 분석에서 12주 이상 수혈이 필요하지 않았던 환자의 비율은 33%와 12%(Odds Ratio=4.05, 95% CI 1.83-8.96)로 모두 위약군을 크게 상회했다.

장준호 교수는 “고리철적혈모구 동반 골수형성이상증후군(MDS-RS)은 SF3B1이라는 특정 돌연변이와 연관이 있어 따로 분류하고 있는데, 이러한 분류는 골수형성이상증후군이 특징적인 돌연변이와 연관이 있고, 특정 약제에 대한 반응이 좋다는 것을 구분하기 위함”이라며 “특히 고리철적혈모구 동반 골수형성이상증후군 환자는 레블로질에 좋은 반응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골수형성이상증후군은 경증 환자나 조혈제에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 환자도 수혈은 지속해야 하는데 삶의 질도 떨어지고, 결국에는 각종 합병증이 생기게 된다”며 “또한 잦은 수혈이 필요한 환자의 유일한 완치 방법은 골수 이식이지만 대부분의 환자가 골수 이식을 받을 수 없는 연령대”라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항암 치료의 경우, 효과가 있는 사람들은 20% 미만이고 나머지 80%는 경과가 좋지 않다”며 “효과가 좋은 20%의 환자도 항암제 치료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고 부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전까지는 적혈구형성자극제의 효과가 없어지는 시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약제가 없어 미충족 수요가 있었는데, MEDALIST는 레블로질을 통해 수혈 의존성을 줄여줄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한 상당히 고무적인 데이터”라며 “레블로질이 미충족 수요를 충분히 채워줄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레블로질, 사회경제적 비용과 의료비 줄여줄 수 있는 약제
한 발 더 나아가 지난 6월 공개된 COMMAND 연구에서는 이전에 적혈구형성자극제 치료 이력이 없는 환자에서 레블로질을 적혈구형성자극제와 직접 비교했다.

중간 분석 결과, 레블로직 투약군 중 첫 24주 시점에 기저 시점 대비 평균 헤모글로빈 수치가 1.5g/dL 이상 증가하면서 12주 이상 수혈이 필요하지 않았던 환자의 비율이 58.5%로, 기존 표준요법인 적혈구형성자극제의 31.2%보다 두 배 가까이 더 높았다.

이와 관련, 연구진은 레블로질이 수혈 의존성 저위험 골수형성이상증후군 환자에서 적혈구형성자극제와 직접 비교해 우월성을 입증한 최초이자 유일한 치료제라면서, 이 연구결과로 레블로질이 치료 패러다임을 전환, 환자들이 병원을 덜 방문하고, 수혈은 덜 받아 삶의 질이 개선되고 더 나은 치료 결과로 이득을 얻게 될 것이라 전망했다.

문제는 접근성이다. 기존의 표준요법과 비교하는 우리나라의 급여 등재 절차를 고려하면, 레블로질의 급여 등재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골수형성이상증후군이 희귀질환인데다, 실질적인 질병 부담에도 불구하고 레블로질의 적응증에 ‘저위험’이라는 타이틀이 달려 있어 공감대를 이끌어내기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장 교수는 “골수형성이상증후군은 초고령화 사회가 되어가는 우리나라에서 앞으로 문제가 될 혈액질환 중 하나”라며 “고위험군뿐 아니라 저위험군에서도 수혈이 많이 필요한 환자에서 골수형성이상증후군를 완치하려면 골수 이식 외에는 방법이 없는데. 골수형성이상증후군 평균 발생 연령이 70대 이상의 고령의 환자라 골수 이식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골수형성이상증후군 환자 가운데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골수 이식이 가능한 환자는 약 5%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저위험군이 약 70%를 차지하는데 수혈이 시작되면(수혈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되면) 유일한 치료법은 조혈제밖에 없다”면서 “조혈제를 제외하고는 골수 이식과 항암제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는 저위험군에서는 과한 치료일 수 있어 조혈제 이후에 다른 치료 옵션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레블로질은 수혈 주기를 늘려서 삶의 질을 개선하고 생존율 향상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뿐만 아니라 수혈 주기를 늘려줌으로써 사회경제적 비용과 의료비를 줄여줄 수 있는 약제이기 때문에 단순히 저도위험군에서 고가의 치료제가 필요한가의 관점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레블로질을 경제성 평가 면제 대상으로 지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수혈이나 적혈구형성자극제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장 교수는 “경제성평가 면제 대상이 되려면 환자 수가 200명 이내이고 생명을 위협할 만한 질환이어야 하는 등 여러 조건이 있다”며 “레블로질은 그 조건에 부합한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해진 재원 안에서 어떤 약제에 우선순위를 두고 건강보험을 적용할 것인지 적절하게 정하는 과정이 상당히 어렵다”며 “그러나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고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혈과 비교하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면서 “경제성 평가를 면제 받지 못한다면 비교 약제와 비교하게 되는데, 레블로질은 현재 비교 약제가 없는 상황으로, 경제성 평가를 위해 치료 위치가 다른 조혈제나 수혈과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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