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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처방전달시스템, 민간 플랫폼 기회 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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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처방전달시스템, 민간 플랫폼 기회 줄 수도"
  • 의약뉴스 이찬종 기자
  • 승인 2023.06.10 0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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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 정보 제공 창구 우려..."약사회 의료 영리화 선두 주자 될라"

[의약뉴스] 비대면 진료 플랫폼에 대한 대한약사회의 행보를 두고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약사회가 비대면 진료 플랫폼에 적대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를 위해 내놓은 공적처방전달시스템이 오히려 민간 플랫폼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약사회가 비대면 진료 플랫폼에 대한 노선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 약사회가 비대면 진료 플랫폼에 대한 노선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동안 약사회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에 대한 적대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약사회는 지난 5월 14일 긴급 결의대회에서 비대면 진료 플랫폼 탈퇴를 촉구하고, 의료 영리화 반대 세력과 연대해 맞대응하겠다고 선언했다.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이 시작된 이후 지난 9일 입장문에서도 플랫폼이 보건의료서비스 영역을 침범해선 안된다고 경고했다.

약사회는 “민간 플랫폼은 절대로 보건의료인이 될 수 없으며,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전문인들이 아니다”라며 일반기업의 전문영역 침범을 규탄했다.

이처럼 약사회가 비대면 진료 플랫폼과 대립하는 보습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의 행보는 이러한 방침과는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약사회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처방전달시스템이 오히려 민간 플랫폼과 공생관계를 만들어 줄 것이란 지적이다

최근 대한약사회는 공적처방전달시스템을 공개하고, 최광훈 회장이 직접 회원 약국을 방문해 가입을 독려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아울러 비대면 진료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업체들과 업무 협약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공적처방전달시스템을 통해 민간 플랫폼을 통제하겠다는 취지지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업체들에게 안정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자칫하면 약사회가 민간 플랫폼과 협력한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것.

이와 관련, 약사회 관계자는 “약사회가 플랫폼을 제어하려는 의도”라며 “비대면 진료라는 흐름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준비해 온 대응책”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보건의료계 관계자 A씨는 “아직 아무런 결과도 나오지 않아서 판단하기엔 이르지만, 위험한 부분이 있다”면서 “비대면 진료 플랫폼들이 약사회가 제공하는 정보를 기반으로 안정적으로 처방전을 처리할 수 있다면, 오히려 업체들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외부에선 약사회와 플랫폼이 공생관계를 형성했다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약사회가 의료 영리화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지만, 오히려 비대면 진료 플랫폼과의 업무협약으로 정작 의료 영리화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앞서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이 의료시장을 좌지우지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필수 의료가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약사회가 비대면 진료 플랫폼과 업무 협약을 맺는다면, 이는 앞서 결의대회와 1인시위 등에서 주장해온 명분이 모두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

보건의료계 관계자 B씨는 “약사회는 지난 5월, 결의대회에서 의료 영리화에 반대하며 뜻을 같이하는 조직들과 연대하겠다고 선언했다”면서 “그런데 최근에는 최광훈 회장이 직접 회원들에게 약사회가 대형 비대면 진료 플랫폼들과 협약을 맺기 위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플랫폼들은 의료 영리화의 문을 열 수 있는 존재라는 게 널리 퍼진 인식”이라며 “그런데 이들과 약사회가 협약을 맺고 정보를 제공하면 외부에서 약사들의 진심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약사회 관계자는 “의료 영리화에 반대하는 단체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으며, 협력할 준비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따라서 약사회가 노선을 명확히 해야만 한다는 지적이다.

보건의료계 관계자 C씨는 “약사회의 최근 독자 행보는 플랫폼을 대하는 노선이 어느 쪽인지 파악하기 어렵게 했다”며 “플랫폼에 대한 관계 설정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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