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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방역에 선제적 투자, 의료기관 폐쇄 막으면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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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방역에 선제적 투자, 의료기관 폐쇄 막으면 성공"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0.12.24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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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현대병원,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 자원...인공호흡기ㆍ이동형 X-Ray 등 장비 투자
의협 공중보건의료지원단, 의료인력 지원 위해 정부의 행정적 뒷받침 필요

최근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1000명에 육박하는 등 3차 대유행이 본격적으로 시작한 가운데, 지역 종합병원이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으로 자원했다. 

특히 이번에 지정된 거점 전담병원은 중환자실 병상이 포함돼 있어 그동안 어려움을 겪던 코로나19 관련 중환자실 확보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21일 0시 기준 코로나19 일일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는 926명으로, 총 확진환자는 5만 591명, 격리해제는 3만 5155명, 사망자 69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확진자 수만해도 12월 15일 880명, 12월 16일 1078명, 12월 17일 1062명, 12월 18일 1064명, 12월 19일 1051명, 12월 20일 1097명, 12월 21일 926명 등 500명을 넘어 1000명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지난 17일 남양주 소재 현대병원(병원장 김부섭)을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으로 추가 지정했다. 이로써 현대병원은 수도권 민간 종합병원 가운데 처음으로 거점 전담병원을 맡게 됐다.

▲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지난 17일 남양주 소재 현대병원(병원장 김부섭)을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으로 추가 지정했다. 이로써 현대병원은 수도권 민간 종합병원 가운데 처음으로 거점 전담병원을 맡게 됐다.
▲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지난 17일 남양주 소재 현대병원(병원장 김부섭)을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으로 추가 지정했다. 이로써 현대병원은 수도권 민간 종합병원 가운데 처음으로 거점 전담병원을 맡게 됐다.

김부섭 원장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우리 병원은 지난 10개월 동안 코로나19 환자를 계속 진료해 왔다. 현재도 음압격리실에 8명, 중환자실에 2명 입원해 있다”며 “지난 10개월을 돌아보면 중간 중간 피크가 있었다. 3월과 8월이 피크였고, 조금 잠잠하다가 11월말, 12월이 되면서 끝없이 올라가고 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특히 남양주, 포천 등의 지역에는 요양원이 많아서 코로나19 중증환자도 많은데 이분들이 갈 곳이 없다”며 “인공호흡기를 달게 될 정도로 악화되더라도 전원할 곳이 없는 상황이다. 국가지정병원으로 보내려고 했는데 받아주는 데가 없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전원이 안 되는 상황이 계속 되다보니 차라리 우리가 중환자를 보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우리 병원은 시설도, 장비도 준비돼 있고, 의료진도 있다. 그래서 이달 말까지 10병상이라도 열어보자고 의기투합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 김부섭 병원장.
▲ 김부섭 병원장.

현대병원의 운영 규모는 코로나-19 중증환자와 고위험군의 집중치료를 위한 4개 병동, 119병상이다. ‘중환자 25병상’, ‘준중환자 18병상’, ‘경증환자 76병상’ 으로 구성된 전담 병동은 오는 26일에 중환자실 10개 병상 오픈을 시작으로 내년 1월 15일까지 공사를 완료해 코로나19 환자를 입원 치료할 예정이다.

현대병원은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으로 지정되기 이전부터 국민안심병원으로써 일반환자와 안심(선별)진료실 환자의 동선 및 입원실을 완전히 분리, 안전하게 운영해왔다. 음압격리병동에 24개, 응급실에 8개의 음압병실을 운영하며 그동안 60여명의 코로나 확진자를 진단 및 치료했고, 현재도 9명의 양성자가 입원하여 치료 중이다.

김 원장은 “지난 3월 우리 병원에 처음으로 확진자가 왔다. 시에서 요청이 와 5명을 격리치료 했는데 문제가 하나 둘이 아니었다”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때도 어느 정도 시스템을 갖췄다고 생각을 했고 감염병 관리지침도 만들었는데 그 정도로는 코로나19에 대응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회의와 논의 끝에 음압병실을 만들기로 결정했고, 응급실과 병동에 각각 음압격리실을 만들었고 필요한 장비 등을 우선적으로 마련했다는 게 김 원장의 설명이다.

김 원장은 “사실 방법이 없는 게, 병원이 한 번 코로나19에 뚫리면 회복되는데 적어도 3개월이 걸린다. 우리 병원의 경우 3개월 동안 문을 닫으면 200억원 정도 손실을 보게 된다”며 “이중 10~20%를 선제적으로 투자해 의료기관 폐쇄를 막을 수 있다면 이는 성공한 투자라고 봤다. 그 덕분인지 우리 병원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더 성장했다”고 전했다.

여기에 현대병원은 이에 더해 음압격리병실에서도 신장투석이 가능하도록 시설을 확장하고 있다. 현재는 중환자실 5개, 응급실 음압격리실 2개 병실에서 투석이 가능하며, 내년 1월 15일까지 전체 음압격리병실에서 투석치료를 할 수 있도록 공사 중이다.

또 코로나19 중증환자의 치료를 위해 인공호흡기 15대, 이동형 X-RAY기, 이동형 초음파기를 비롯한 각종 심전도모니터, CRRT장비, 이동투석장비(RO), 중앙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 중환자실 침대 등 약 13억원의 의료장비를 신규 구매했다.

이와 함께 김부섭 원장은 민간병원들의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 참여가 더딘 것에 대해 “코로나19 환자를 본다는 두려움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잠깐 실수를 하면 의료기관이 전체 폐쇄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환자를 진료 하든 안 하든 위험성은 같다”며 “언제든 확진자는 병원에 올 수 있고,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이 나와서 입원을 시켰는데, 며칠 후 양성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확진자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확진자에 뚫려도 그 범위를 최소화할 수 있게 병원을 설계하고 직원들을 교육시키고 동선을 조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보상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사람을 살리는 게 우선이다. 비용은 추후 문제”라며 “전국이 다 재난 상황이기 때문에 의료인과 의료기관은 위기상황일수록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 보상 문제는 이 재난 상황에서 끝나면 논의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21일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 공중보건의료지원단에서 현장점검차 현대병원을 방문,  복지부에선 정경실 국장이, 의협 공중보건의료지원단에선 박홍준 단장(서울시의사회장)과 변형규 간사(의협 보험이사)가 찾아, 전담 병동 등을 살펴보았다.

▲ 지난 21일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 공중보건의료지원단은 현장점검차 현대병원을 방문했다.
▲ 지난 21일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 공중보건의료지원단은 현장점검차 현대병원을 방문했다.

박홍준 단장은 “현대병원은 지역 거점 병원으로서 병원 자체의 설비가 잘 되어있다. 특히 중환자실 세팅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며 “병원을 거점 병원으로 내놓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이기에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단장은 “현대병원이 거점 병원으로 역할을 수행하고, 시설과 장비에 만전을 기한 만큼, 의사인력 배치에 도움을 줘야하는데 지금 상황에서 쉽지 않다”며 “특히 중환자실은 이에 대한 숙련도가 높은 의사들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선 현대병원 김부섭 원장도 “지금은 돈보다 병상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도록 의료인력을 지원해 주는 게 더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홍준 단장은 “수도권 동북부 지역에 중환자실 확보가 절실한데, 인력은 우리가 어떻게든 동원해보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선 정부의 행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며 “중환자 전문을 하는 분들은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는 분들이기 때문에, 인력을 파견될 수 있도록 제도적, 행정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단장은 “지금 정부는 상급종합병원에 1% 병상을 확보하라고 했다. 병원 입장에서는 병상을 확보해야 하고, 거점 병원이 생기면 인력도 지원해야 하니 어려운 상황”이라며 “제도적인 경직성을 재난상황에선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풀어줘야 한다. 의료현장의 의견을 듣고 유연하게 적용해서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행정적인 도움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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