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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공제조합, 이사 활동비 두고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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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공제조합, 이사 활동비 두고 공방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0.06.01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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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화 필요” VS “과한 인상 안 돼”....의장단 활동비는 올해도 인상

수년간 동결됐던 의협 의료배상공제조합 이사들의 활동비가 인상됐다. 하지만 수년간 동결됐더라도 과한 인상은 안 된다는 의견으로 인해 원안보다 소폭 인상되는 수준에 그쳤다.

대한의사협회 의료배상공제조합(이사장 방상혁)은 지난달 31일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제8차 정기대의원총회’를 개최했다. 분과위원회부터 본회의까지 가장 많은 의견이 오갔고, 오랫동안 논의된 내용은 바로 이사장을 포함한 이사진 및 의장단 활동비 인상에 대한 부분이었다.

▲ 의협 의료배상공제조합(이사장 방상혁)은 지난달 31일 ‘제8차 정기대의원총회’를 개최했다.
▲ 의협 의료배상공제조합(이사장 방상혁)은 지난달 31일 ‘제8차 정기대의원총회’를 개최했다.

2020년도 의료배상공제조합 예산안을 살펴보면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업무추진비로 228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인상했다. 구체적으로 대의원회 의장은 기존 100만원에서 170만원으로, 부의장은 30만원에서 70만원으로 인상했고, 운영위원에겐 40만원씩 주는 걸 신설했다.

집행부의 경우엔 기존 8700만원에서 2억 4600만원으로 인상했는데, 구체적으로 이사장은 120만원에서 300만원 등이다. 이는 업무추진비의 현실화를 꾀한 것으로 이사장 1명, 상임이사 7명, 이사 3명, 전문위원 1명을 가정해 편성했다. 

이에 대해 예산결산위원회에서부터 격렬한 찬반의견이 오갔다. 

박찬대 대의원은 “집행부 이사들에게 보상을 해주고 싶다면 이사장이 고민해야지 대의원이 의결해서 줘야하는 지 의문”이라며 “잉여금에 대해선 조합원에 대한 균등분할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박영부 대의원은 “직원은 급여가 오르지만 이사들은 오르지 않는다. 조합은 조합원만 생각하고, 이사들은 왜 봉사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결코 남는 돈이 많지 않지만 일부가 적당히 가야할 요소에 가지 않는다고 하면 일을 잘못하는 거라고 본다. 이사 급여에 대해서는 가능한 건드리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에 정성균 재무이사는 “조합원에게 최선을 다하기 위해선 조직의 합리적 운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인상안에 대해 많은 의견이 있지만 필요성은 충분히 인정된다고 본다”며 “집행부가 적극적으로 회무에 임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준다면, 좀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이사는 “몇 년 동안 의견이 있었던 점을 한꺼번에 반영하다보니 인상폭이 있었던 점에서 오해가 있지 않나 싶다”면서 전향적인 검토를 당부했다.

▲ 의협 의료배상공제조합 예산결산위원회 회의.
▲ 의협 의료배상공제조합 예산결산위원회 회의.

하지만 집행부가 올린 예산안은 표결에 부친 결과, 참석 대의원 8명 중 2명 찬성으로 부결됐다. 집행부에서 올린 원안이 부결되자, 예결위는 이사장 활동비를 200만원으로, 상임이사, 감사는 120만원, 이사는 70만원으로 하는 수정안과 함께 신설된 것을 전액 삭감, 업무추진비 등 올라간 비용을 무조건 50%로 삭감하는 수정안 등 2가지 수정안이 제시됐다.

두 가지 수정안에 대한 표결 결과, 전액 삭감을 제시한 수정안은 부결되고, 이사들에 대한 활동비를 소폭 인상하는 수정안이 통과됐다.

그러자 새로운 수정안이 제시됐는데, 이사장, 이사들의 활동비를 수정안대로 소폭 인상하는 것으로 한다면 대의원 관련 활동비 인상안을 보류해달라는 내용이었다. 해당 수정안은 표결 결과, 부결됐다.

업무활동비 논란은 본회의에서도 이어졌는데, 감사보고 때 김세헌 대의원이 업무활동비에 대해 급여와 다른 것이 무엇이냐는 등 관련 질의를 하면서 재점화됐다.

이에 양재수 감사는 “매월 정기적으로 일정액이 지급이 되는 것은 급여고, 기타 수익으로 해서 세금을 뗀다면 이건 부정할 수 없는 급여로 인정된다”며 “공제조합 감사를 하면서 70만원, 업무활동비로 30만원을 받았는데, 이를 현실적으로 급여로 인정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박영부 감사는 “예결위에서도 말했지만 이사들은 책임을 지고, 결재라인에 있는 분들에 대해선 활동비를 더 줘야한다고 주장했지만 부결됐다”며 “의장단 활동비는 올해 또 올라간다. 의장, 부의장 활동비를 올리는 것은 온당하지 않고, 정관에 없는 운영위원회가 회의비 명목으로 돈을 사용하는 것도 온당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산결산위원회에서 본회의로 상정한 예산안에 대한 보고가 이뤄졌을 때 다시 한 번 논란이 일었다.

김세헌 대의원은 “정기총회 관련 책자를 보면 전부 집행부에서 업무추진한 내용 뿐이지, 의장단이 업무추진한 내용이 없다. 그런데 이사들의 업무추진비 인상을 정지하고 의장단은 올렸다”고 말했다.

이에 고광송 의장은 “의장이 의장단 업무추진비, 활동비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다만 업무추진한 내용이 없다고 하지만 의장단, 운영위원회도 1년에 두세차례 중요한 현안이 있을 때는 회의를 한다. 업무추진비에 대해선 대의원 전체 의견을 따르겠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김 대의원은 “조합발전위원회 회의에서 조합원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마스크를 구입하자는 논의가 나왔는데, 마스크 구입대금은 예비비에서 나간다”며 “예비비가 15억원 정도 있는데 10억원을 마스크 구입에 사용하면 5억밖에 남지 않는다. 의장단 활동비를 전년도 수준으로 동결하고, 남은 금액을 예비비로 돌려야 한다”면서 수정안을 발의했다.

표결을 부친 결과, 김세헌 대의원의 수정동의안은 전체 대의원 26명 중 5명이 찬성해 부결됐고, 예결위에서 올라온 예산안은 전체 26명 중, 14명 찬성해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번 정기총회에 참석한 한 대의원은 “지난 총회 때도 그렇고 업무추진비라는 명목으로 의장단은 계속 활동비를 올렸다. 그에 비해 집행부는 공제조합 초기부터 지금까지 활동비가 동결됐다”며 “이제까지 동결됐던 걸 인상해 활동비를 현실화하자는 건데 인상폭을 깎은 건 이해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집행부 활동비를 깎으려면 의장단은 동결하는 게 사리에 맞다”며 “김세헌 대의원이 의장단 활동비 인상액을 예비비로 돌리고 회원을 위한 마스크 구매비용으로 하자는 제안을 의장단에서 받아들이지 않은 건 이해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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