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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협회, 국민만 관심? 회원은 눈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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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협회, 국민만 관심? 회원은 눈밖?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5.11.18 1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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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 내시경 금지 논란...가공육ㆍ건강열차도 도마위에

최근 의사 회원들을 위한 이익단체인지, 국민을 최우선에 둔 전문가 단체인지를 두고 의협의 정체성에 대한 여러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국민을 위한 전문가 단체로서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의사회원의 권익을 먼저 생각해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

최근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가 내놓은 당일 대장내시경 시술 금지 지침을 두고 의료계 내부에서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환자 안전을 위해 의료진의 주의가 필요하지만 갑작스런 시술금지 지침발표는 성급했다는 지적이다.

앞서 의협은 지난 4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당일 대장내시경의 안전성과 효과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이에 댜한 시술금지를 회원들에게 권고한 바 있다.

 

이는 위 내시경과 대장 내시경을 당일에 동시 실시하는 경우, 흔하게 사용되는 방식으로 위 내시경을 진행하면서 장세정제를 위나 십이지장에 주입, 장을 비워내고 대장 내시경을 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의료광고 심의 중 이 같은 사례를 발견한 의협은 “위 내시경으로 장 세정제를 주입하는 당일 내시경 관련 광고를 접하고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우려, 소화기내시경학회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각각 의학적으로 적절한 방법인지 여부와 세정제 품목허가 여부를 질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질의한 결과, 효능과 안전성에 대해 학술적인 근거가 부족하고 허가사항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회신을 받았다”며 “이에 국민의 건강과 안전, 이로 인한 회원들의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해당 시술을 금지할 것은 회원들에게 안내했다”고 전했다.

의협의 권고에 대해 의료계 전문가들은 시술 전날 경구로 장 정결제를 복용해 장을 비운 뒤, 다음날 대장 내시경을 실시하는 방식이 표준적인 방식임에는 동의했지만 치명적인 부작용이 있다는 근거도 없고, 의료계 내부 의견조율도 안한 채 시술 금지 조치를 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 개원가 관계자는 “당일 대장내시경 시술의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할 근거가 없다는 게 의협의 입장이지만 그렇다고 시술금지 조치를 내릴 정도로 치명적 부작용이 있는 시술이라는 근거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노인과 만성질환자 등 일부에서는 시술에 주의가 필요하겠지만 건강한 환자는 물론, 주의가 필요한 환자군 모두에 대해 이미 의사의 판단하에 안전하게 시술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의협의 이번 발표로 의사들이 당일 대장내시경 시술을 통해 돈을 벌려고 근거도 없는 위험한 시술을 하는 것처럼 낙인이 찍혔다”며 “오남용의 우려나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면 학회의 가이드라인을 정리하거나 시술시 의료진의 주의를 요구하는 선에서 입장 정리를 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개원가 관계자는 “당일 대장내시경에 대해서 부작용 위험 사례도 없고 시술에 대한 것은 의사의 재량에 의해 하면 되지 의협이 금지해서 시장의 혼란을 부추겨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국민과 회원 사이에서 의협의 행보는?

의협의 정체성과 현 행보에 대한 의사 회원들의 불만이 상당한 편이다. 국민과의 소통을 통해 전문가단체로서의 권위를 되찾겠다는 의협의 입장은 이해하면서도 한편으론 더 시급한 정책 현안들이 있는데 대국민 캠페인이나 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지난 9월 의협이 서울도시철도공사와 함께 진행한 ‘국민과 함께하는 건강캠페인’도 회원들의 불만을 단단히 샀다. 원격의료나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등 해결해야하는 정책 현안들이 산적해있는 가운데 지하철에서 홍보 전단지를 나눠주고 있는 추무진 회장의 모습이 회원들에게 마음에 들지 않은 것.

여기에 지난 17일 가공육·적색육에 대한 전문가 토론 및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것도 회원들의 불만을 샀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가공육·적색육 토론회에 대해 “지금 산적해있는 의효현안이 얼마나 많은데 이런 토론회를 하고 있는 거냐”라고 반문한 뒤, “이건 의협 전체가 아닌 의료정책연구소나 하나의 부서에서 맡아서 해결하면 될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 추무진 회장이 포커스를 잘못 잡고 있는 것 같다”며 “어떤 회원들은 먹고 살만하니까 의협이 대국민 캠페인을 하든 상관을 하지 않지만 정말 어려운 회원들은 원격의료 같은 현안을 놔두고 무슨 한가한 짓을 하는 거냐는 생각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을 우선한 전문가 단체, 의사 회원을 위한 이익단체라는 정체성 사이에서 앞으로 의협과 추무진 회장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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