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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조제 활성화, 과연 정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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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조제 활성화, 과연 정답인가"
  • 의약뉴스 최진호 기자
  • 승인 2013.01.2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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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사총연합(공동대표 강대식 김성원)은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건강보험공단과 대한약사회에 총약제비 절감에 대해 질의햇다.

다음은 공개질의서 전문.

 

국민건강과 건강보험재정의 효율적인 운용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보험공단)과 대한약사회(이하 약사회)의 발전을 기원합니다.

2013년도 건강보험수가 계약협상에서 보험공단이 약제비 절감을 위해 내건 저가약 대체조제 활성화 부대조건을 약사회가 수용하면서 전년도 보다 높은 2.9%로 협상을 타결하였습니다.

약사회는 대체조제 활성화와 성분명 처방제 도입이 약제비 절감을 가져와 건강보험재정의 건전화에 기여한다면서 이를 위한 대책팀을 가동하고,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정책 건의안을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제출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전국의사총연합(이하 전의총)은 보험공단과 약사회가 추진하는 약제비 절감 정책이 잘못된 진단에서 출발한 잘못된 처방이라고 판단합니다.

복제약값이 오리지널 약값의 80%가 넘는 상황에서 아무리 대체조제를 활성화한다고 해도 약제비 절감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전의총은 외국의 20-30%보다 훨씬 높게 책정된 복제약값의 대폭 인하, 그리고 고평가된 조제료 인하 등을 통하여 연간 수조원대의 약제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에 전의총은 복제약의 가격을 책정하고 대체조제 활성화를 획책하고 있는 보험공단과 약사회에 다음과 같이 공개 질의하는 바입니다.


1. 우리나라의 복제약값이 오리지날 약값의 86%에 달할 정도로 가격 차이가 미미한데, 저가약으로 대체조제하거나 성분명처방을 하면 총 약제비 절감에 얼마나 도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지요? (의협 추정에 의하면 대체조제 활성화를 20배 늘려도 약제비 절감액은 70억 원 정도에 불과하다고 함.)

2. 동일 성분의 의약품에서 두세 개씩 구색맞추기로 저가로 책정한 복제약을 제외하면, 대다수 복제약 수십 개가 모두 동일한 가격이므로 약사가 다른 복제약으로 대체조제한다 해도 의사의 원래 처방약과 가격이 동일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렇다면 대체조제나 성분명처방이 약사의 이득이나 편의, 약국 불용재고 처리, 약사 리베이트 조장 외에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요?

3. 대다수 OECD국가의 복제약가는 오리지날약가 대비 20-30% 정도인데, 보험공단에서는 왜 우리나라 복제약가를 오리지날약가 대비 평균 86%(출처: 윤희숙 KDI 연구위원의 2008년 논문)로 높게 책정했는지요?(본 회에서 몇 가지 주요 약들을 조사한 바, 복제약값이 오리지날약값 대비 97.9-107%(levofloxacin)나 80-100%(tamsulosin hydrochloride)로 높아 윤희숙 연구위원의 연구결과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4. 복제약 만드는 제약회사들에게 보험공단에서 건강보험재정을 필요 이상 과다하게 지급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5. 보험공단에서 복제약 만드는 제약회사들에게 약품비를 과다하게 지급하고, 원가의 126%로 충분한 이윤이 보장된 조제료를 약사들에게 지급하면서, 원가의 73.9%로 건강보험급여로는 병원을 정상 운영할 수 없는 의사들에게 약값 절감을 요구하거나 환자가 먹는 처방약의 약제비 환수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6. 의사가 리베이트를 받아서 약제비가 증가한다고 언론에서 떠드는데, 의사가 리베이트를 받든 말든 약값 자체는 이미 보험공단에서 제약회사와 협상을 통해 책정한 것 아닙니까? 따라서 의사가 리베이트를 받아도 약값 자체는 변하는 것이 아니고, 대다수 복제약값이 86% 수준으로 동일하게 맞춰진 상황에서 의사가 리베이트를 받아 특정 복제약을 처방한다 해도 약제비의 증감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것입니다. 앞으로 보험공단에서는 의사 리베이트로 약제비가 증가한다고 헛소리하는 언론의 오류를 교정해줄 수 있는지요?

보험공단이 높은 복제약값을 책정하였기 때문에 제약회사들은 좋은 신약을 개발할 필요성을 못 느끼게 되고, 오로지 높은 마진을 가져다 주는 복제약 개발에만 몰두하는 것 아닙니까? 특징이 없는 복제약이다 보니 의사들에게 리베이트 제공으로 판매를 촉진하려는 유혹이 더욱 커지는 것 아닙니까?

7. 의사가 약을 상품명 처방하면 약효가 없거나 떨어지는 복제약은 병원경영을 위해서라도 사용하지 않게 되어 시장에서 자동으로 퇴출됩니다. 만약 대체조제나 성분명처방을 강제 시행할 경우, 의사가 효과가 있다고 판단해서 처방한 오리지날약이나 복제약을, 환자의 몸에서 일어나는 약에 대한 반응을 전혀 판단할 수 없는 비의료인이자 도소매업자인 약사는 약국 경영에 가장 도움이 되는 약으로 대체조제를 할 것입니다.

제약회사에서 만든 복제약이 약효가 나쁘거나 없어도 가격이 싸거나 약국에 이득이 되거나 약사에게 리베이트를 주면 시장에서 걸러지지 않을 텐데, 이에 대한 대책이 있는지요? 특정 약에 대한 약물 효과(약물 반응)는 환자마다 개인적인 차이가 큰데, 과연 보험공단과 약사가 환자별 약물효과를 판단할 능력이 있는지요?

8. 2000년 의약정 합의사항에 의하면 의사 허락 없이 일어나는 모든 대체조제에 대한 약화사고는 약사가 책임지기로 되어있습니다. 올해 대체조제를 확대하겠다고 주장하는데, 약사회가 위의 합의사항에 대해 책임지는 것으로 의사들이 이해해도 되는지요? 만약 2000년 의약정 합의사항(대체조제 금지, 전문약이든 일반약이든 문진행위 금지)을 약사회가 지키지 못하면 의약분업 파기로 이해해도 되는지요?

9. 복제약값을 오리지날 약값과 별 차이 없거나 오히려 더 높게 책정된 우리나라 상황에서 약값 절감을 위해 대체조제, 성분명처방을 하자고 보험공단과 약사회가 지속적으로 주장하는데, 혹시 높은 복제약값 책정과 높은 조제료로 급증하는 총 약제비에 대한 책임을 의사가 리베이트를 받아서라거나 의사의 처방약 개수가 많다는 식으로 덮어씌우려는 의도가 있는 것입니까?

10. 2011년 우리나라 1년 약품비는 10조 5천억원이고, 2011년 약국 전체 조제행위료는 2조 8,375억원이었습니다. 2007년 기준 OECD health data를 보면, 국민의료비 대비 약제비 비중이 OECD는 17.1%, 우리나라는 24.7%로 우리나라가 OECD 평균보다 1.4배 높았습니다.

2008년 9월 24일 연세대 정형선 교수 발표에 의하면 OECD 데이터에는 조제료와 관리비가 포함되어 있고, 특히 우리나라에는 한방첩약도 포함되어 있어서 약제비 비중이 실제보다 높게 평가되었다고 강조하였습니다. 또한 OECD 데이터에 포함된 의료소모품 규모를 제외한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민의료비 대비 약제비 비중은 한방첩약을 포함할 경우 24.5%, 한방첩약을 제외할 경우 21.0%로 줄어든다고 하였습니다.

결국, 우리나라 국민의료비 대비 약제비 비중이 높은 진짜 이유는 오리지날 약 대비 86%에 달하는 황당하게 높은 복제약값, 높은 약사조제료와 다른 나라에는 존재하지 않는 한방첩약 비용의 지출, 이 3가지 때문이 아닌지요?

11. 김진수 외. 2010 "약국조제료 지불방식 개선방안 연구"를 기본으로 권혁창 성공회대 외래교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5년 국가별 연간 의료비 중 약제비 비중이 다른 OECD국가인 프랑스 16%, 독일 15%, 일본 18%, 영국 12%, 미국 13%에 비하여 한국만 27%로 현저히 높은 상태로, 특히 환산지수연구에서 약국 조제료 부문은 SGR 방식을 제외하고 대폭적인 삭감요인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특히 일본의 경우, 2008년 조제보수개정을 하여 조제기본료를 절하하고, 장기에 걸친 내복약 조제료를 합리화하였고, 약제복용력 관리지도료와 복약지도료 가산을 지도관리료로 통합하여, 실제로 환자로부터 수집한 정보에 의거하여 복약지도를 한 경우에만 인정하는 식으로 약국 조제행위별 1건당 점수를 전년 대비 12.1% 감소시켰습니다.

현행 1일부터 91일 이상으로 지나치게 세분화되어 계산되는 약국조제료를 5단계로 단순화하고 복약지도료도 DUR을 포함하여 현행의 1/2로 감액하고, 조제기본료와 조제료를 합치자는 합리적인 대안 등이 마련된 것으로 아는데, 보험공단은 총약제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약국조제료를 합리화할 계획이 마련되어 있는지요?

12. 윤희숙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이 2008년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미국은 복제약값이 오리지널 약의 16% 수준이고 대부분의 선진국도 30% 내외지만 우리나라만 유독 86% 정도로 높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2010년 건강정책심의위원회 보고에 따르면 우리나라 약품비 대비 조제료 비중이 30%로 미국(20-25%), 이탈리아(27%)에 비해 높은 상태라고 하였습니다.

이 황당하게 높은 복제약값을 만약 다른 OECD 국가들처럼 오리지날 약 대비 20-30%로 정상적으로 낮춘다면, 현재 10조원이 넘는 약품비는 적어도 7조원 정도로 낮아질 것입니다. 그렇다면 2012년에 3조원 정도로 알려진 약사조제료는 어떻게 할 것입니까?

미국처럼 약품비 대비 조제료 비중을 20-25%로 적정화한다면, 우리나라 약사 조제료는 낮아진 약품비 규모의 비중에 맞게 1조4천억원-1조7500억원으로 인하되어야 합니다. 오리지널약 대비 86%에 달하는 복제약값을 다른 OECD국가처럼 20-30%로 낮추고 약사조제료 역시 정상화된 약품비의 비중에 맞게 인하하여 총약제비를 4.5조원 정도 절감하여서, 절감된 건보 재정을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인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희귀난치성질환등 4대 중증질환의 무상의료 재원으로 사용하자는 것이 본 회의 주장인데 보험공단과 약사회는 이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13. 복제약값을 오리지날약 대비 86%로 제약회사들에게 건보재정을 퍼주고, 약품비 대비 조제료 비중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약사들에게 조제료도 퍼주면서, 보건복지부와 보험공단, 건정심은 왜 건강보험재정이 모자란다고 국민들에게 건보료를 더 걷으려 혈안이 되고, 왜 건보재정이 모자라서 의료인들에게 원가 미만인 의료수가를 정상화할 수 없다고 하는지 그 이유를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2013년 1월 28일
전 국 의 사 총 연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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