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 특별 감사로 134명의 의학사 학위가 취소된 서남의대 사건을 바라보는 졸업생의 심정은 답답하기 이를데 없었다.
지난 26일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열린 전공의노조총회에서 모 대학 내과 2년차인 한 전공의는 식이 끝날 무렵 이날 위원장으로 선출된 대한전공의협의회 경문배 회장의 양해를 얻고 발언 기회를 가졌다.
이날 선거관리위원장으로 노조위원장과 지역별 대의원 투표를 총괄한 그는 요즘 의료계의 큰 이슈로 떠오른 서남의대 졸업생이다.
이 전공의는 "내 면허가 취소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언론보도로 내용을 알았다"며 "주위로부터 '너는 괜찮아?'라는 말을 들었을 때의 답답함을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남의대 사건 관계자들은 25일 비상대책위원회의 발대식을 가졌다. 서남의대 관계자는 사태가 발생한 뒤 일주일 뒤에야 비대위가 꾸려지는 것에 대해 "전공의 신분으로 환자를 버리고 나올 수 없었기에 오늘에야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200여명의 전공의 앞에서 서남의대 졸업생들이 결코 의사로서 자질이 없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의사가 될 수 있을만큼 충분히 교육을 받았고 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박인숙 의원과 서남의대 학생과 학부모, 대한의사협회 및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서남의대 사태 해결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하지만 참석자들은 배석한 교과부 관계자의 태도에 대해 "무성의하게 답변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간담회에서 졸업생들과 의협 등이 교과부에 지적한 건 감사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참석자들은 "임상실습기간의 경우 계산상의 착오가 있는 것 같다"며 "왜 이를 전문가 검토를 거치지 않고 서둘러 발표했는가"라며 의문을 표했다.
서남의대 관계자는 감사 기준에 대해 할 말이 많았다. 그는 "교과부에는 어떤 기준도 어떤 법적 근거도 없었다"며 "우리는 파견 실습을 충분히 나갔고 거기에 대한 객관적 평가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학사 학위가 취소되면 의사 자격이 사라지고 면허 취소로 이어진다"며 "바로 여러분 옆에서 근무하는 레지던트와 인턴의 면허가 취소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교과부가 벌이고 있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또 그는 이번 사태가 전공의와 의대생 전체의 피해로 돌아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당장 전공의 200여 명이 의료 일선에서 사라진다면 다른 전공의들의 환경이 열악해지는 건 따로 말 안해도 알 거다"라며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관심과 지지가 어느때보다 필요한 때"라는 것.
한편 의협은 이번 사태로 인해 서남의대생 및 다른 학생에게 피해가 가지않게끔 조치할 계획이다. 노환규 회장은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회장직을 내려놓겠다”라고 말하며 피해자 구제를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