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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보완방안 이해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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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보완방안 이해할 수 없어"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3.12.05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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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부터 보완방안 시행…의협 규탄 성명 등 반발 확산

[의약뉴스] 정부가 비대면 진료의 문턱을 낮춘 시범사업 보완방안을 발표하자 의료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는 1일 ▲재진 기준 조정 ▲의료취약지역 확대 ▲휴일ㆍ야간 비대면 진료 예외적 허용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보완방안’을 발표했다.

보완방안에 따르면, 6개월 이내 대면진료 경험이 있는 환자에 대해서는 다니던 의료기관의 의사가 안전하다고 판단한 경우 질환에 관계없이 비대면 진료가 가능하도록 기준을 조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환자가 기존에 이용하던 의료기관의 경우, 비대면 진료 대상 여부를 확인하는 부담은 줄어들고, 대면 진료를 해 온 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따라 비대면 진료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 정부가 비대면 진료의 문턱을 낮춘 시범사업 보완방안을 발표하자 의료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 정부가 비대면 진료의 문턱을 낮춘 시범사업 보완방안을 발표하자 의료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의료 기반시설(인프라)이 부족해 비대면진료가 필요한 국민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비대면 진료의 예외적 허용 대상인 의료취약지의 범위에도 응급의료 취약지역을 추가, 의료 접근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취약도(지역응급의료센터로 30분 이내 도달이 불가능하거나, 권역응급의료센터로 1시간 이내 도달 불가능한 인구의 지역 내 분율) 30% 이상인 시ㆍ군ㆍ구 98개가 의료취약지로 지정된다.

의료취약 시간대의 수요를 고려해 휴일ㆍ야간 시간대 비대면진료 예외적 허용 기준도 현행 18세 미만 소아에서 전체로 확대, 18세 미만 소아도 의사가 비대면진료 후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처방이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환자의 증상과 상태 변화에 대해 최소한 의사와 상담을 하고 응급의료센터를 방문하거나, 다니던 의원의 진료 개시 전까지 진료, 처방, 투약 등 적절한 조치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다만, 처방된 의약품은 약국 방문수령 원칙을 유지하며, 재택수령 대상자도 현행 지침대로 제한한다.

이와 함께 환자들이 안전하게 비대면진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대면진료 요구권을 명확하게 규정했다.

비대면진료 시 의사가 의학적 판단으로 비대면진료가 부적합한 환자를 진료하지 않아도 의료법상 진료거부에 해당하지 않는 점을 지침에 명시한 것으로, 대면진료를 위한 의료기관 방문 권유, 비대면진료 후 처방 여부 등은 전적으로 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따라 결정되며, 환자의 요구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제시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안전한 비대면진료를 위해 지켜야 할 사항을 지침에 추가했다. 지침에서는 비대면진료를 받더라도 대면진료와 연계할 수 있도록 가까운 의료기관을 우선적으로 선택하고, 비대면진료를 통해 의료기관을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경우 도움을 받을 수 있으나 의사가 진료 후 내원을 권유할 경우 빠른 시간 내에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도록 명시했다.

이처럼 정부가 이용자의 편의성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보완방안을 발표하자 의료계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이필수)는 1일 성명을 통해 “의료계와 협의하지 않은 정부의 일방통행식 발표에 유감을 표한다”며 “비대면진료 확대안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의협은 그동안 비대면 진료가 ‘대면진료’ 대원칙 하에 최소한의 보조수단이며, 시범사업의 경우 안전ㆍ유효성에 근거해 철저한 과학적 검증을 진해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정부에서도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5가지 대원칙(대면진료 원칙, 비대면 진료는 보조 수단으로 활용, 재진환자 중심 운영(초진 환자 불가), 의원급 의료기관 위주 실시, 비대면 진료 전담의료기관 금지)을 합의한 바 있다.

의협은 “복지부가 내놓은 확대안은 실질적으로 비대면 진료에 있어서 초진을 전면적으로 허용하는 방안과 다름 없다”며 “이는 비대면 진료 과정과 관련해 기본적인 대원칙들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무책임한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결국 이번 대책이 의료의 질적 향상과 환자의 건강권 보호가 아닌 단순히 편의성만을 유일한 근거로 삼았음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국민의 건강권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할 복지부가 책임과 의무를 등한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휴일ㆍ야간 초진 대상으로 확대한 응급의료 환자의 경우, 오히려 대면 진료를 통한 정확한 진단ㆍ치료가 필요한 실정”이라며 “응급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환자들의 접근성을 높이려면 비대면이 아닌 환경 자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비대면 진료의 예외적 허용 대상인 의료취약지역 확대(응급의료 취약지 98개 시군구 추가)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의협은 “우리나라는 의료접근성이 높은 만큼 국민 건강을 위해선 언제나 대면진료가 최선”이라며 “의료계와 충분한 논의와 검증을 거치지 않은 비대면 진료 확대안에 따라 향후 발생될 수 있는 의료사고 및 약물 오남용 등에 모든 책임은 정부 몫”이라고 경고했다.

서울특별시의사회(회장 박명하)도 4일 성명을 통해 비대면 진료 보완방안에 문제를 제기했다.

의사회는 “과당경쟁을 벌이던 일부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들은 전문의약품 오남용 관련 정부의 의료법, 약사법 위반 경고 및 시정 조치에도 불구하고 변화 없이 영업을 지속하는 등, 환자와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현실에서 정부가 비대면 진료의 광범위한 초진 허용 조치를 확대 시행한다는 것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 비대면 진료 초진 확대 방침을 철회하거나 국민 편의를 위해 선택분업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의료 접근성이 매우 좋은 국내에서 비대면 진료가 환자에게 주는 이득은 거의 없다”며 “취약지역에 거주하는 국민에게 의료서비스를 편리하게 제공하겠다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의사에게 약물 조제 권한을 되돌려줘, 의사가 직접 비대면 진료 및 조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더 안전하고 편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3일 진행된 대한디지털임상의학회 동계학술대회에서도 정부의 비대면 진료 보완방안을 두고 쓴소리가 나왔다.

김한수 부이사장은 “정부에서 주말에 초진을 보는 내용 등의 보완방안을 갑자기 발표했다”며 “주말에 응급환자가 꽤 있는 편이긴 하지만, 비대면으로 진료했을 때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대비가 안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학회에선 아직 이에 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았지만, 주말에 응급환자를 비대면으로 보는 것에 대해선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 개인적 입장”이라고 밝혔다.

최동주 회장도 “재진은 그렇다 치더라도 초진이나 응급환자를 비대면으로 한다는 건 의료인이라면 정말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제일 손해를 보는 건 환자로, 순환기내과 입장에서 가장 응급한 상황이 심근경색인데 가슴이 조금 아프다고 이를 화상이나 비대면으로 보는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말 조심해야 하는 부분인데, 왜 이런 발표를 했는지 이해가 안된다”며 “정부의 발표를 본 순간 환자를 돌보지 않는 발표라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홍광일 이사장은 “응급실의 경우, 일본은 응급환자인지 아닌지부터 먼저 구분을 하는데, 우리나라는 응급실을 찾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진짜 응급환자를 봐야 할 힘을 엉뚱한 곳에 쏟고 있다”며 “응급 환자가 아닌 환자를 가려주는 것이 우선으로, 일본에는 이를 가려주는 시스템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응급실을 잘못 사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응급환자가 응급실에 왔을 때는 생명이 달린 일이기 때문에 비대면으로 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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