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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한다던 단체에 1500만원 어치 방역물품 전달한 약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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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한다던 단체에 1500만원 어치 방역물품 전달한 약사회
  • 의약뉴스 이찬종 기자
  • 승인 2022.11.30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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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플루 사태 연관 단체에 물품 전달 논란...약사들 “왜 하필 그 단체”

[의약뉴스] 대한약사회(회장 최광훈)가 지난 5월 발생한 ‘코미플루 사태’의 시발점으로 지목된 단체에 방역물품을 전달, 약사사회에 파장이 일고 있다.

수많은 사회봉사단체 중 굳이 논란을 일으켰던 단체에 방역물품을 지원한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대한약사회는 29일, 대한약사회관에서 한국사랑나눔공동체(이사장 이은덕)에 약 1500만원 상당의 KF94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을 전달했다.

▲ 대한약사회는 29일, 한국사랑나눔공동체에 1500만원 상당의 KF94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 대한약사회는 29일, 한국사랑나눔공동체에 1500만원 상당의 KF94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소식을 전해들은 일부 약사들은 대한약사회의 행보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내놨다. 한국사랑나눔공동체는 지난 5월 발생한 ‘코미플루 사태’의 시작점이었기 때문.

코미플루 사태는 지난 5월 충청북도 제천시 어린이집에 전문의약품인 코미플루가 처방전 없이 배포된 사건으로, 한국사랑나눔공동체가 제천시 사회복지관에 의약품을 전달하며 시작됐다.

당시 대한약사회는 한국사랑나눔공동체를 고발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실제로 관련 절차는 진행되지 않았다.

이 가운데 오히려 대한약사회가 나서 전문의약품 관리에 허점을 보였던 단체에 방역물품을 전달하자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약사 A씨는 일단 “코로나19 유행 시기에 대한약사회가 앞장서서 사회봉사단체에 방역물품을 전달하는 것은 잘한 행동”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나 “물품을 전달한 단체가 문제가 있던 곳이라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우리나라에는 사회봉사단체가 매우 많고, 방역물품을 필요로 하는 곳도 많을텐데 굳이 전문의약품 관리에 실패해 유치원생들을 위험에 빠뜨렸던 단체를 선정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당시 약사회는 해당 단체를 고발하겠다고 했지만, 어떠한 이후 소식도 없었다”며 “그런데 갑자기 약사회 회장실로 고발 대상을 불러 전달식을 진행한 사진이 공개되니 납득하기 어려웠다”고 꼬집었다.

한국사랑나눔공동체에 전현직 집행부 인사들이 고위직으로 재직 중인 단체에 물품을 전달한 것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사랑나눔공동체 홈페이지에 따르면 서동철 의약품정책연구소장과 양덕숙 전 약학정보원장 등 전현직 집행부 인사들이 각각 이사와 고문 등의 직책을 맡고 있다.

약사 B씨는 “최광훈 회장은 좋은 의도로 진행했겠지만, 외부에서 보기엔 부적절한 부분이 많다”며 “의약품 관리에 문제가 있던 것도 모자라 전현직 집행부 인사들이 고위직으로 근무 중인 단체에 1500만원 상당의 물품을 전달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약사회가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상황을 넘어가려 해선 안 된다”며 “약사가 의약품 관리의 전문가라는 점을 대외적으로 알려야 할 시기에 의약품 관리 문제를 일으켰던 단체를 감싸고 돌면 안 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어떤 문제가 벌어졌을 때 확실히 매듭을 짓고 가지 않으면 나쁜 선례로 남아 약사사회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잘못하면 제 식구 감싸기에 몰두하는 약사회라는 이미지를 대외적으로 심어줄 수 있다”고 힐난했다.

나아가 “좋은 의도로 사업을 하더라도 다음에는 조금 더 신중하게 대상을 선정했으면 좋겠다”며 “선행을 하고도 비판을 받아야 하는 약사회의 행보가 아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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