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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4-03-29 18:51 (금)
코미플루 사태 '제약사 권고’ 마무리, 약사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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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플루 사태 '제약사 권고’ 마무리, 약사들 반발
  • 의약뉴스 이찬종 기자
  • 승인 2022.07.04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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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ㆍ복지부 개선 방안 발표...약사사회 “죄질이 나빠 처벌 필요”
▲ 식약처와 복지부는 코미플루 사태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 식약처와 복지부는 코미플루 사태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의약뉴스] 지난 5월, 어린이집을 통해 전문의약품을 배부해 논란을 야기했던 이른바 ‘코미플루 사태’에 대해 주무부처가 재발 방지를 권고하는 수준에서 마무리하자 약사사회가 반발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처와 보건복지부는 지난 1일, 코미플루 사태와 관련해 코오롱제약과 한국사랑나눔공동체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식약처와 복지부는 “조사 결과 제약사와 봉사단체를 모두 조사한 결과 기부된 의약품을 다른 단체에 다시 기부하거나 판매하는 등의 행위는 약사법 44조 위반 사항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를 제약사와 봉사단체에 알려 앞으로는 정해진 의약품의 기부ㆍ취득ㆍ사용에 대한 절차를 준수해 정해진 사회봉사활동 범위 내에서 사용되도록 주의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국제약바이오협회를 통해 제약사들이 ‘의약품 기부 관리 개선안’을 준수하도록 당부하는 등 후속조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개선안은 ▲의약품 기부시 협회에 해당 봉사단체 소속 의ㆍ약사 정보 의무 제출 ▲봉사활동 단체가 받은 의약품을 직접 사회봉사활동에 활용한다는 내용의 서약서 의무 제출 ▲ 의약품 기부 시 유효기간이 최소 6개월 이상 남아있는 의약품을 기부할 것 등이다.

아울러 식약처는 이와 같은 사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식약처 관계자는 “식약처는 협회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개선안을 잘 이행하도록 권고했다”며 “자정작용에 대한 의지를 제출했기에 이를 지켜보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부단체가 잘못한 행위를 제약사가 책임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부단체가 재배부하는 행위를 제한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사태를 계기로 현장에서 직접 사용하거나 의ㆍ약사가 환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의 봉사활동에 기부 의약품을 사용하도록 명확히 했다”며 “앞으로는 비슷한 문제가 발생한다면 엄히 처벌할 계획이고, 이번 코오롱제약의 경우는 권고로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나아가 “식약처는 제약바이오협회의 개선안이 잘 이행되는지 지켜보려 한다”며 “추후에 이런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일에 중점을 두려 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코미플루 사태가 별다른 처벌 없이 마무리되자 약사사회 일각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의료법과 약사법 위반 여지가 있는 행동으로 인해 실제로 아동들이 위험에 노출될 뻔했는데, 이를 권고로 마무리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

약사 A씨는 “이번 일을 권고로 마무리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코미플루 사태는 단순히 성인을 대상으로 한 것도 아니고, 어린이집을 통해서 전문의약품이 실제로 가정까지 흘러간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사례가 없다 해서 제약사나 봉사단체 모두에게 앞으로 잘하자는 식으로 마무리한 정부의 처사는 이해하기 어렵다”며 “이런 논리면 작년에 연이어 나왔던 GMP 임의 제조도 피해자가 없으니 처벌할 이유가 없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또한 “식약처는 GMP와 관련해서 위수탁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위수탁자 양쪽에 모두 책임을 묻고 있다”며 “전문의약품에 대한 관리 책임을 엄격하게 물으면서 이번 일은 왜 봉사단체와 제약사 어느쪽에도 제재를 가하지 않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봉사단체에 대한 고발을 선언했던 대한약사회에 대해서 비판이 이어졌다.

약사 B씨는 “대한약사회는 코미플루 사태가 터진 뒤 적극적으로 봉사단체와 제약사를 고발하겠다고 밝혔었다”며 “그 이후 누구를 어떻게 고발했는지 아직 말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약사회 관계자들이 문제가 된 봉사단체에 임원과 고문으로 근무 중인데, 이에 대해서는 어떤 언급도 없다”며 “의약품의 전문가라고 자칭하는 약사회가 제 식구 감싸기에 몰두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것 같다”고 질책했다.

특히 “의약품의 오남용을 항상 막겠다고 하는 것이 약사회”라며 “그런데 정작 현장에서 의약품 오남용 직전까지 간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에 대해서 도대체 뭘 하고 있는지 안 보인다”고 꼬집었다.

나아가 “코미플루는 사고사례가 있던 전문의약품임에도 이를 어린이집까지 흘러가게 방치한 것은 죄질이 나쁘다”며 “이에 대해서 정부와 약사회 모두가 적당히 넘어가려는 듯 보여 너무 실망스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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