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 최대집 의협회장이 접종 시행주체인 의료인을 보호하는 정부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30일 의협 용산임시회관에서 ‘코로나19와 싸우는 의료인 보호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의료인 보호 대책을 요구했다.
최 회장은 “의협은 지난 1년 동안 중앙정부 및 각 지방자치단체의 요청에 따라 선별진료소, 생활치료센터, 코로나19 치료병원 등 코로나19 진료 지원을 위해 모든 역량을 동원해왔다”며 “수많은 의사 회원들이 국민건강을 위해 코로나19와의 전쟁 최전선에 뛰어들었다. 대구와 경북 지역의 폭발적인 감염 확산 속에서 ‘코로나 의병(醫兵)’이라고 불렸던 의사들을 기억하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난해 말 3차 유행이 시작되자 의협은 재난의료지원팀을 신설하고 협회의 모든 역량을 투입해 진료현장에 지원할 의료진을 확보하는데 최선을 다해 왔다”며 “이러한 노력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정부와 함께 의ㆍ정공동위원회를 구성, 논의에 충실히 참여해 왔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 정부의 행정 속에 백신 접종의 주체인 의료인에 대한 배려나 의료인의 안전과 처우에 대한 고민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게 최 회장의 설명이다.
최 회장은 “코로나19 접종 위탁의료기관에 대한 지침 등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는 전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며 “질병관리청이 내놓은 지침이 지자체로 하달되는 과정에서 각 지역별로 상이한 해석과 적용으로 인해 의료인과 의료기관의 혼란을 유발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의 따르면 백신 보관 냉장고에 부착하는 온도계에 대한 지침이 주무 부처인 질병관리청의 해석과 지자체의 해석이 달리 적용되는 등 수많은 의료기관이 혼란을 겪었고, 불가피하게 백신 보관 장비 고장 등의 문제 발생 시 의료기관의 책임소재에 안전성 보장 없어, 개선을 요구했지만 의-정간의 협의는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최 회장은 “질병관리청은 백신 보관 냉장고에 부착하는 온도계에 대해 디스플레이 장치가 있든지, 없든지 상관없이 온도계만 있으면 된다는 지침을 내렸다”며 “일부 지자체에서 디스플레이 장치가 있는 온도계만 인정하겠다고 해서 현장에서 혼란이 발생했다. 질병관리청이 시정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백신 보관 냉장고의 경우, 의료계 내에서 우스개소리로 ‘냉장고를 껴안고 잠자게 생겼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백신 접종을 위탁받은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우 의사 1명이 근무하는 곳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냉장고를 24시간 모니터링 하기 어렵다. 야간 온도 모니터링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센터에 필요한 의사인력을 코로나19 전담치료병원보다 구하기 어렵다. 적절한 처우를 해줘야 의사들이 모집이 될 텐데, 일부 지자체에서 내건 조건으론 인력을 구하기 어렵다”며 “그런 조건을 걸고, 일부 지자체에선 시도의사회에 인력을 구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접종센터에 개원의들이 순환근무로 들어갈 수밖에 없는데, 자신의 병원을 비우게 되면서 발생하는 경영상 손실을 보전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현재 코로나19 전담병원의 근무하는 의사들은 세전 95만원정도의 보수를 받고 있는데 비해, 백신접종센터는 54만원으로 책정한 상황이다. 정부 나름대로 추계해 책정한 거라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래선 의사 구하기 어렵다”며 “접종센터에 의사를 구하는 목적이 효율적인 백신 접종이라면, 보수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법적인 보호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코로나19 접종의 성공적인 완수를 위해 접종과 관련한 여러 정책과 방침에 있어 의료계 의견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접종을 시행해야 하는 의료인의 입장에서 정부의 보호와 배려를 체감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처우 개선과 보호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