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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협, 의료계 사회ㆍ정치 기여 방안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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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협, 의료계 사회ㆍ정치 기여 방안 모색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1.01.18 0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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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정책 심포지엄 개최...서민 교수 '인플루언서 양성' 제언

의료계가 사회와 정치, 특히 국민에게 올바른 영향을 끼치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국민을 편으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기존 의견부터, 다양한 의료정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의견, 그리고 인플루언서가 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대한개원의협의회(회장 김동석)는 지난 16일 그랜드 인터컨티넬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의사와 사회, 정치’라는 주제로 ‘2021 의료정책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박인숙 전 국회의원, 대한의학회 박형욱 법제이사, 단국대 의과대학 서민 교수가 연자로 참석해 의료계에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 대한개원의협의회(회장 김동석)는 지난 16일 ‘의사와 사회, 정치’라는 주제로 ‘2021 의료정책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 대한개원의협의회(회장 김동석)는 지난 16일 ‘의사와 사회, 정치’라는 주제로 ‘2021 의료정책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박인숙 전 국회의원(울산의대 명예교수)은 ‘의료계에 정치란 무엇인가?’라는 강연을 통해 “핵심은 국민에게 있다. 국민을 우리 편으로 만들어야하고, 의사가 국민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그게 어렵다”며 “국민, 정부, 의료계가 삼각관계이다. 정치권은 국민을 약자로 보고 표도 많기 때문에 의료인보다는 국민을 본다. 하지만 정부와 정치권에서 만들어지는 의료정책에 대해선 국민들은 잘 모른다”고 밝혔다.

박 전 의원은 “의료계에 건의하고 싶은 건, 먼저 국회의원에 의사가 많아야 한다는 것이지만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국회의원만 고집할 게 아니라, 시의원ㆍ도의원에도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한다”며 “13만 의사들이 의료정책에 관심을 갖고 의사표시를 하고 참여해야지 어이없는 의료정책과 제도가 개선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대국민 목소리를 단순하고 반복적이면서 집요하게 잘 내야한다. 이는 의협을 바꾸어도 대국민 목소리를 내는 조직을 바꿔선 안 될 정도로 중요하다”며 “요새 신문이나 방송을 보면 한의사 광고가 많이 나오는데, 이를 보고 욕할 게 아니라 벤치마킹을 하고, 이를 통해 제대로 된 정보를 국민들에게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협은 정부와 유일한 소통채널로, 다른 단체를 잘 만들어도 정부는 공식적으로 의협과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의협을 잘 만들어야 한다”며 “곧 의협 회장 선거가 치러지는데 투표권이 없는 회원이 반이나 된다. 회비를 조금만 내도 투표권을 줘서 회원을 더 의협에 끌어들이는 방안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의학회 박형욱 법제이사는 ‘좋은 의료정책을 만들자’라는 강연을 통해 “타당하게 정책을 결정한다는 건 정책목표와 정책수단을 타당하게 결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책목표를 타당하게 결정하기 위해서는 정책문제를 올바르게 설정해야 한다”며 “정책문제를 바람직하게 정의하기 위해서는 국민전체의 입장에서 문제를 파악하고 문제의 중요한 구성요소를 확인하고 원인을 파악하고자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이사는 “최선의 정책수단을 결정하기 위해선 해결한 정책문제를 명확히 하고 정책대안을 광범위하게 탐색하고 정책대안의 결과를 비교평가해 최선의 정책 대안을 선택해야 한다”며 “좋은 정책이란, 국민의 관점에서 출발하되, 의료인의 관점을 어떻게 녹여 낸 정책이고, 앞 뒤가 맞는 체계정합적인 의료정책, 환자와 의사의 자율을 신장하는 정책이어야 한다”고 전했다.

국민과 의사의 관점 조화라는 측면에서 박 이사는 과거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서 나온 결정을 일례로 들었다.

해당 사건은 의사가 녹내장을 유발할 수 있는 약물을 다이어트 목적으로 처방하면서 부작용을 설명하지 않아 이에 대한 과실로 위자료를 지급한 내용이었는데,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에서 ‘의사에겐 별도의 복약지도 의무가 명시돼 있지 않아 해당 조정결정은 약사법에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박 이사는 “이런 부분이 아쉽다. 의사의 설명의무라는 것은 약사법과 무관하게 이뤄지고, 기본의무 중 하나로, 상당히 개별적이고 고급서비스”라며 “다만 의사의 설명의무에 대한 정책적으로 제대로된 보상을 안 하고 있기 때문에 의사들이 설명의무를 잘 이행할 수 있도록 정책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해야 했는데, 이런 의견은 국민의 이해를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의료계 내의 컨센서스를 도출하고, 국민들에게 의료의 미래를 어필할 수 있어야 한다”며 “미리 정책적 대안을 마련해야 하고, 지나갔다고 생각한 수많은 법안이나 제도들이 다시 나올 수 있다는 것도 염두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박 이사는 “공무원, 정치인, 언론인, 학자, 시민단체 등 정치적 우군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며 “정부에서 정책을 담당하는 분들이 행시출신 공무원인데, 이들이 행시를 볼 때 어떤 책으로 공부했는지 관심을 가진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 담당자들이 어떻게 양성되는지, 어떤 관점을 가짐에 따라, 나중에 의료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정치적 우군이라는 것이 저절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여러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단국의대 기생충학교실 서민 교수는 ‘인플루언서가 되자’라는 강연을 통해 의료계 내 인플루언서를 많이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 교수는 1954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라이너스 폴링을 예로 들며, “그가 노벨화학상을 수상하지 않았다면 그의 반핵활동은 수많은 활동가들 중 하나에 불과했을 것이고, 어쩌면 법적 처벌을 받았을 수 있다”며 “비타민 C메가도스의 효능이 진지하게 논의되지 않았을 수 있다. 이게 다 노벨상 덕분”이라고 밝혔다.

놈 촘스키, 조지 클루니 등 인플루언서들을 언급한 서 교수는 “이들의 특징은 자기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뒤 다른 분야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으로, 비 인플루언서가 발언하면 무시되거나 체포하면 되는데, 이들의 발언은 다르다”며 “만약 조인성이 공공의대 발언을 했으면 어떤 반응이 나왔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개원의협의회에도 인플루언서가 필요하지만, 환자를 아무리 잘 봐도 인플루언서가 되기 힘들다”며 “현재 의료계에도 인플루언서가 있다. 대표적인 인물로 아주대병원 이국종 교수을 들 수 있지만 그는 중증외상센터라는 험난한 길을 수십년간 걸었다는 진정성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의료계 인플루언서를 다 합쳐도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출연한 조정석보다도 떨어진다는 게 서 교수의 설명이다.

서 교수는 “가장 현실적인 인플루언서가 되는 법은 바로 책을 쓰는 것으로, 그래야 기사가 나고, 방송에 나갈 수 있다”며 “소아과에서 가장 유명한 의사는 ‘삐뽀삐뽀 119 소아과’라는 베스트셀러를 쓴 의사고, ‘백년 삼부작’을 베스트셀러로 만든 의사 역시 인플루언서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다만 책을 쓰기가 어렵기 때문에 자기 분야를 재미있게 쓰는 것도 괜찮고, 아니면 다른 이야기라도 써보는 게 어떨까 싶다”며 “그 책이 당신을 인플루언서로 만들어줄 수 있다. 최근에는 혼자 노력이 아니라 시스템에 의해 책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베스트셀러를 많이 내서 인플루언서를 많이 내면 어떨까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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