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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장병원 전액 환수 부당 판결, 새로운 계기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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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장병원 전액 환수 부당 판결, 새로운 계기될 것"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0.06.13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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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사정 고려 없는 전액 징수 부당"...의협 "내부고발자 등 활성화 기대"
▲ 최근 대법원에서 ‘사무장병원’ 개설명의자, 즉 명의를 빌려주고 고용된 의사에게 요양급여비용 전액 환수는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오자 의료계에서 환영의 뜻을 보였다.
▲ 최근 대법원에서 ‘사무장병원’ 개설명의자, 즉 명의를 빌려주고 고용된 의사에게 요양급여비용 전액 환수는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오자 의료계에서 환영의 뜻을 보였다.

최근 대법원에서 ‘사무장병원’ 개설명의자, 즉 명의를 빌려주고 고용된 의사에게 요양급여비용 전액 환수는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오자 의료계에서 환영의 뜻을 보였다.

특히 의료계에선 이번 대법원 판결로 사무장병원 내부고발자 활성화 등 새로운 계기가 마련될 거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대법원은 최근 의사 A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요양급여비용 징수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를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되돌려보냈다.

A씨는 2005년 5월부터 2007년 2월까지 B씨가 개설한 C요양병원에 명의를 빌려주고 병원장으로 근무했다.

이에 대해 건보공단은 2013년 9월, A씨에게 “의사가 아닌 사람의 의료기관 설립을 금지한 의료법 33조를 위반했다”며 요양급여비용 51억원을 전액 반환하라고 처분했다.

그러자 A씨는 “C병원이 사무장병원인줄 몰랐고 계약도 사무장인 B씨가 아니라 의사인 D씨와 했다”고 항변하면서 의사 1인이 의료기관 1개만 개설해야 한다는 일명 ‘1인 1개소법’을 위반했지만, 사무장에게 고용돼 의료행위를 한 건 아니므로 요양급여비 51억원 환수는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B씨가 의료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형사 사건의 진술을 근거로 A씨가 해당병원을 B씨가 직접 운영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판단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1심 판결에 불복한 A씨는 항소를 제기했지만 2심 재판부 역시, A씨가 요양급여비를 지급받을 수 없는 사무장병원에서 원장으로 있었던 만큼, 당시 지급된 요양급여비가 환수 대상에 해당한다고도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의료법에 의해 적법하게 개설되지 않은 의료기관에서는 요양급여비 전부를 청구할 수 없다”며 “이를 위반해 요양급여비를 지급받았을 때는 해당 요양급여비 전부가 환수돼야 할 부당이득금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2심에서도 패소한 A씨의 소송은 결국 대법원에까지 이르렀다.

상고심에선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에서 정한 부당이득징수처분의 성격이 기속행위인지, 재량행위인지 여부 ▲비의료인이 개설한 의료기관이라는 이유로 개설명의인(의료인)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 전액을 징수한 처분이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하는지 등이 쟁점이 됐다. 

대법원은 “의료인인 개설명의인은 개설자에게 자신의 명의를 제공할 뿐 의료기관의 개설과 운영에 관여하지 않는다”면서 “또 개설자에게 고용돼 근로 제공의 대가를 받을 뿐 의료기관 운영에 따른 손익도 그대로 귀속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대법원은 “요양기관이 실시한 요양급여 내용과 요양급여 비용의 액수, 의료기관 개설‧운영 과정에서의 개설명의인의 역할과 불법성의 정도, 의료기관 운영성과의 귀속 여부와 개설명의인이 얻은 이익의 정도, 그 밖에 조사에 대한 협조 여부 등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의료기관의 개설명의인을 상대로 요양급여비용 전액을 징수하는 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례의 원칙에 위배된 것으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때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원심은 이러한 사정들을 심리하지 않은 채, 개설명의인에 대해 요양급여비용 전액을 징수한 공단의 처분이 ‘비례의 원칙이나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비례의 원칙, 재량권 일탈‧남용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기에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서울고법으로 환송한다”고 판시했다.

사무장병원 의료인에 대한 건보공단의 요양급여비용 전액 환수가 건보공단의 재량권 일탈ㆍ남용이라며 대법원이 파기환송 조치를 내린 것에 대해, 건보공단은 판결을 존중하되 환송심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건보공단은 “사무장병원 개설과정에서 비의료인과 의료인의 공모 없이는 의료기관 개설ㆍ운영이 불가하고 비의료인과 의료인은 공동정범으로서 불법성을 달리 볼 수 없다”며 “대법원은 현행 건강보험법이 연대하여 부당이득금을 징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아쉬움을 보였다.

이어 건보공단은 “사건의 특수성, 개연성에 따른 법원의 판결로 일반화 하기는 어렵고 향후 공단의 환수금액 산정 시, 비례의 원칙, 재량권 일탈ㆍ남용 등의 법리적 검토를 통해 업무적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사무장병원 근절을 위한 입법취지를 고려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비용 환수 규정 개정작업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건보공단과 다르게 의료계에선 이번 판결에 대해 사무장병원과 관련,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한의사협회 박종혁 총무이사겸대변인은 “사무장병원에 고용된 의사도 실제로 피해자”라며 “이번 판결은 사무장병원의 이득금을 실질적 운영주체인 사무장이 아닌 실질적인 피해자인 의사에게 모든 이득금을 환수할 수 없다는 판결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여전히 사무장병원에 고용된 의사는 실질적 이득이 없음에도 환수와 행정처분 등에 따른 피해가 크다”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사무장병원에 고용된 의사 등 내부고발자 보호 및  환수나 처분 감면 등 법제도적 개선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도 “사무장병원에 소속된 의사들이 외부에 적극적으로 알리거나 병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사무장병원을 개설한 이와 동일한 환수처분을 받기 때문”이라며 “사무장병원에서 일한 기간이 늘어날수록 부당청구 금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이는 한 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금액”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사무장병원에 근무한 기간과 봉급에 비례해서 환수를 하되, 그 한도 금액을 정해야한다”며 “그래야 사무장병원에 대한 내부고발이나 해당 병원에서 벗어나는 의사들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 의사회 임원도 “이번 대법원 판결은 의미있는 판결이라고 본다”며 “이번 판결이 있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사무장병원에서 환수하는 금액이 일정한 한도가 정해지고 복지부에서도 명확한 기준을 만드는 발판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제까지 건보공단의 주장은 불법으로 설립된 병원을 만들어진 건 의사가 면허를 빌려줬기 때문이라는 건데, 이런 주장을 뒤집는 판결이 나왔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본다”며 “그렇다고 사무장병원에 들어간 의사에게 잘못이 없다는 게 아니고, 당연히 어느 정도 책임을 물어야겠지만, 잘못을 되돌릴 기회는 줘야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때 의사에게 책임을 묻는 금액이 재난적인 수준이면 되돌리고 싶어도 못 돌린다. 이번 판결은 이런 기회를 만들어 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사건을 건보공단 변호인으로 1심부터 담당한 김준래 변호사(법학박사, 전 건보공단 선임전문연구위원)는 대법원 판결을 사무장병원에 발을 담근 의료인의 입장을 고려한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김 변호사는 “사무장병원이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면 건보공단으로부터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으로 비용을 받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사무장병원에 대해서는 건보공단이 여전히 비용을 환수하라는 취지”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만, 사무장병원에 고용된 의사에게 전액 환수하는 것은 마땅하지 않다는 취지로 판단했다”며 “사무장병원이 환수할 때는 개설인의 역할, 수익금 귀속 여부, 개설명의 의사가 얻은 이익의 정도를 고려하고, 조사에 협조 여부를 두루 고려해서 환수 금액을 적절하게 정하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김준래 변호사는 “대법원 판결의 취지를 고려해 볼 때, 국회는 자진신고한 의료인을 구제할 수 있는 입법을 해야할 것으로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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