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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주춤했던 학술대회, 의협 “아직은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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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주춤했던 학술대회, 의협 “아직은 신중해야”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0.02.19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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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돌았던 독감 바이러스 수준’..낙관론 배제, 최악의 상황 가정해야
▲ 지난 16일 진행된 검진의학회 학술대회 및 초음파 연수교육.
▲ 지난 16일 진행된 검진의학회 학술대회 및 초음파 연수교육.

중국 우한에서 시작해 전세계로 확산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나 연기됐던 의료계 학술대회들이 다시 시작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의협은 “좀 더 신중히 판단해야한다”며 당부에 나섰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정은경)에 따르면 18일 오전 9시 기준 코로나19 환자는 총 7만 3295명이며, 이중 사망은 1873명이다. 이처럼 세계 전 지역으로 해당 질병이 퍼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인접국가인 우리나라는 ‘확진자 31명에 사망자 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 확진자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진 사망자가 보고되지 않는 우리나라 사정을 두고 의료계 내에선 “너무 예민한 대응으로 경제가 다 죽게 생겼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코로나19 사태 초기 “과하다 싶게 빠르고 강력하게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고 발표했지만, 지난 17일 기재부, 산업부, 중기부, 금융위, 4개 경제부처 업무보고에서 “코로나19의 경제적 피해는 지난 2015년의 메르스 사태보다 더 크게 체감된다. 이제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한편 경제 활력을 되살리는데 전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분위기 전환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는 의료계 내에서도 감지되고 있는데, 과거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 사태로 인해 너무 과민하게 대응, 의료기관 경영뿐만 아니라 경기 침체를 야기했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특히 2월부터 정기총회를 시작하는 지역의사회와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춘계학술대회를 진행하는 의사회ㆍ학회 등 의사단체들은 지난달 국내 첫 확진환자가 나오고 이달 초 확진자가 두 자리를 넘어서자 많은 회원들이 모이는 각종 행사들을 취소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지난 메르스 사태의 학습효과로 감염병이 광범위하게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지만, 예상과 달리 코로나19의 전파력과 치사율이 크지 않자 방역에 최선을 다하되 학술대회 등을 예정대로 추진해도 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

지난 16일 학술대회를 그대로 강행한 대한검진의학회 김원중 회장은 “코로나19는 그전에 발생한 사스나 메르스와 같은 RNA계열의 바이러스인데, 치사율이 사스가 7~8%, 메르스 43%~38%였다”며 “코로나 바이러스는 2%이며, 중국 이외지역에서는 0.2%까지 보고 되고 있다. 종합해보면 예전에 돌았던 바이러스 독감에 준하는 정도라고 본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실제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정치권에서 보면 조금 조심스럽게 접근하는데 좀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내부적으로도 코로나19로 인해 행사 연기 및 취소를 고민했지만 결국 행사를 열었다”고 전했다. 

이욱용 고문도 “검진의학회 학술대회를 하느냐 안하느냐에 의료계의 관심이 쏠려있는데 우리가 학술대회를 성공적으로 진행된 것을 보여주면 자연스럽게 뒤에 있을 학술대회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학술대회에 참석한 개원가 A원장도 “대한의사협회에서도 산하 학회들에게 학술행사를 열지 말라는 공문을 송부했고, TV에서는 연이어 확진자가 방문한 의료기관의 문을 닫았다는 속보가 전해진다”며 “개원가는 지금 사면초가”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와는 지금은 치사율부터가 다르다”며 “정부가 과도한 우려를 부채질 해 우리나라 경제적 피해가 더 막심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또 다른 의료계 일각에선 코로나19 종료 때까지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은 “코로나19가 과거 사스나 메르스에 비해 중중도가 낮은 질환인 것은 사실이지만, 자각 없이 지나치면 일본과 같이 무증상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며 “코로나19는 아직 우리가 완전히 파악하고 있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계절 인플루엔자 수준의 경증이라 하더라도 감염병에 취약한 인구에 대한 예방과 관리에 특별한 주의를 요한다”고 밝혔다.

특히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에선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한 1차적 방역이 실패했다고 진단했다.

최대집 회장은 “코로나19 국내 확진환자 중 29번째와 30번째, 그리고 31번째 환자의 경우, 감염경로를 밝히기 어려운 지역사회감염의 사례로 의심된다”며 “특히 31번째 확진자는 아직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나 해외여행력이 없고 지금까지 확진자가 없었던 대구지역이라는 특징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를 바탕으로 의협은 아직까진 낙관론은 배제하고 많은 회원들이 모이는 학술대회 등 행사 개최에 신중을 기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의협 박종혁 총무이사겸대변인은 “18일 기자회견에서 최대집 회장이 언급한 ‘사전예방의 원칙’(precautionary principle)을 반드시 상기해봐야 할 시점”이라며 “가장 중요한 원칙은 심각하고 되돌릴 수 없는 위험의 가능성이 있다면 그것이 확실하지 않더라도 충분한 사전조치가 필요하다는 사전예방의 원칙에 대해 의료인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별거 아닌 거 같다는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코로나19는 이제까지 경험해본 적이 없는 새로운 질병과의 싸움이다. 장기전이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29번, 30번, 31번 환자로 인해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학술대회 개최에 대해 좀 더 신중하게 검토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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