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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김희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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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김희준 교수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9.12.09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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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리본, 환자와 함께하는 계기 됐으면

국내 여성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인 ‘유방암’ 치료에 있어 중앙대병원이 게임을 활용한 다학제 통합진료를 시행한다는 소식이다.

병원에 따르면 혈액종앙내과 김희준 교수, 유방외과 김민균 교수, 정신건강의학과 김선미 교수 등 여의사 3인방을 중심으로 유방보존수술부터 모바일 게임을 활용, 효과적인 항암치료뿐만 아니라 멘탈케어까지 책임지는 원스톱패스트트랙 다학제 통합치료시스템을 실현한다는 것.

이러한 시스템 구축의 일환으로 중앙대병원 유방암클리닉은 최근 큐랩과 함께 게임기업 엔씨소프트의 후원을 받아 ‘유방암 항암치료 환자관리 모바일 게임 솔루션(Support Breast Cancer Patients)’인 ‘핑크리본(Pink Ribbon)’을 개발했다.

게임과 병원이라는 어울리기에 다소 이질적인 이 두 가지 요소를 결합한 이유와 배경을 듣기 위해 중앙대병원 혈액종앙내과 김희준 교수를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다.

김 교수는 핑크리본은 내년 초 사용할 수 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부족함이 있더라도 환자들과 함께 시작하고 다듬어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작은 소망도 함께 전했다.

▲ 국내 여성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인 ‘유방암’ 치료에 있어 중앙대병원이 게임을 활용한 다학제 통합진료에 나섰다. 항암치료뿐만 아니라 멘탈케어까지 책임지는 원스톱패스트트랙 다학제 통합치료시스템을 실현한다는 것. 게임과 병원이라는 어울리기에 다소 이질적인 이 두 가지 요소를 결합한 이유와 배경을 듣기 위해 중앙대병원 혈액종앙내과 김희준 교수를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다.

◇핑크리본이란?
‘핑크리본(Pink Ribbon)'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활용한 유방암 환자 관리용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으로, 유방암 환자들이 의사가 처방한 약을 규칙적으로 투약할 수 있도록 관리해주는 동시에 환자의 심리적인 안정을 돕기 위한 놀이 기능과 채팅 기능을 지원한다.

유방암 환자가 자신의 의학적 상태와 같은 모바일 게임 속의 아바타를 설정해 게임을 진행하며 의사가 준 퀘스트를 수행하면서 아바타의 모습이 호전되는 미션게임으로써 유방암 환자의 항암치료에 있어 도움을 줄 수 있다.

김희준 교수는 “암 환자는 긴 시간동안 치료를 받게 된다. 긴 시간 치료를 받다보니 암 치료와 관련된 여러 정보를 제공해도 제대로 흡수하기 어려워한다”며 “특히 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젊은 환자보다는 나이든 환자가 많고, 안내 책자 등 여러 루트로 정보를 전달해도 이를 적재적소에 쓸 만큼 활용도가 높지 않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실제로 항암치료를 하다보면 부작용 관리가 안되던가 치료시기를 놓치는 등 안타까운 일이 많이 겪게 된다”며 “이를 막기 위해 효과적인 항암교육이 없을까 고민하다 게임과의 접목을 생각해본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암 환자에게도 가장 중요한 부분은 삶의 질이다. 치료를 잘 받아 얼마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삶의 질도 중요하다”며 “예전과 다르게 정신과 상담도 환자들이 자발적으로 요청해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 모든 걸 잘 접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교육의 효과를 높여보자는 차원에서 임상연구로 시작했고, 시작은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했지만, 많은 환자들에게 폭넓게 사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대상 환자의 폭을 넓히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환자 입장에서 전화를 하면 어디가 아프거나 불편할 때 어디로 연락해야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적어도 환자들에게 그런 헛수고를 덜어주고, 병원을 다니고 있음에도 푸대접을 받는다든지 하는 느낌을 안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다만 시작을 여성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보니 게임 자체가 아기자기한 면이 강하다. 남성 환자로 대상을 확대할 때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며 “항암제로 인해 머리가 빠지면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면역기능이 떨어지는 시기가 언제인지를 알려주는 기능 등 활용도를 더 넓히려고 한다”고 전했다.

◇핑크리본의 전신, ‘알라부(I Love Breast)’
중앙대병원은 지난 2014년 핑크리본 어플의 이전 버전인 ‘알라부(I Love Breast)’라는 기능성 모바일 게임을 게임 개발업체인 씨엘게임즈와 함께 개발한 바 있다.

알라부는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암 환자가 본인과 비슷한 상태의 게임 속 인물(아바타)을 설정하고, 게임 속 목표를 달성하면서 이를 통해 환자가 치료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부작용에 대처하는 방법을 습득해 암을 극복해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꾸몄다.

많은 환자들이 해당 게임을 이용했고, 김 교수는 이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통해 ‘항암치료 중인 유방암 환자의 치료를 도와주는 모바일 게임(A mobile game for patients with breast cancer)’이란 제목의 연구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알라부에 비해 핑크리본은 어떤 부분에서 더 업그레이드 됐을까?

김희준 교수는 “2014년 알라부는 환자가 혼자 수기로 설문 조사하듯이 부작용을 이야기하고 진행했다”며 “그때 부족했던 부분을 알아보니 일일대화창이었다. 환자가 어느 시점에서 불편한 점을 느끼는데 병원에 연락해도 대답해줄 의료진을 찾는 것만 한참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당시 알라부를 이용했던 환자들은 대화창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줬다”며 “알라부는 임상연구 목적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널지 못했지만 이번 핑크리본에는 환자들간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 뿐만 아니라 의료진도 함께 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을 만들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예전에는 단순히 게임으로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학문적으로 접근했다면, 이를 활용하는 핑크리본은 환자들이 불편했던 부분, 게임을 하면서 물어보고 싶었던 점에 대해 대화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게임하면 건강한 사람들만 즐긴다는 ‘상징’과도 같은데 암 환자들도 충분히 자신의 삶을 즐겨야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암 환자라고 무조건 운동만 하는 게 아니라, 게임을 통한 커뮤니티를 가질 수 있다”며 “핑크리본은 단순한 게임보다는 업그레이드된 환우회라는 개념으로 키워나갈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 중앙대병원 유방암클리닉은 최근 큐랩과 함께 게임기업 엔씨소프트의 후원을 받아 ‘유방암 항암치료 환자관리 모바일 게임 솔루션(Support Breast Cancer Patients)’인 ‘핑크리본(Pink Ribbon)’을 개발했다.

◇타 병원 디지털치료제와 다른 핑크리본의 장점은?
요즘 디지털치료제가 각광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등이 참여한 세컨드닥터 등이 있는데, 핑크리본 역시 이러한 디지탈치료제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핑크리본이 타 디지털치료제들에 비해 경쟁력이 있거나 특징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김희준 교수는 “많은 병원에서 디지털치료제를 시도하고 있지만 넘어야하는 여러 허들이 있다”며 “핑크리본은 의료진이 환자의 동의를 얻어 직접 관여하고 의료진과 조금 더 빠른 매칭을 할 수 있는 부분으로 접근하려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다른 병원에서 하는 건 더 큰 틀에서 하는 거라고 볼 수 있고, 근본적인 법의 개정도 필요할 수 있다”며 “핑크리본은 좀 더 빨리 환자와 컨택하면서 이를 통해 유방암 환우들 사이에서의 커넥션까지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병원은 전체에서 세부적인 부분으로 접근한다면 핑크리본은 내부에서 접근하며, 협소하긴 하지만 환자 하나하나를 컨택하는 것이라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다른 병원에서 하는 건 규모도 크고, 잘 되면 좋겠지만 환자에게 부족한 부분을 긁어주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핑크리본은 일단 작은 범위지만 활용만 잘 된다면 실제 환자 필요한 것은 직접 컨택해 해결해줄 수 있는, 활용도가 높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핑크리본에 대한 환자들의 평은?
게임의 일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핑크리본 역시 피해갈 수 없는 부분이 있다. 그건 바로 ‘재미’라는 부분.

게임은 기본적으로 유희를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재미가 없는 게임은 사장되기 십상이다. 이런 면에서 핑크리본은 어느 정도의 ‘재미’를 갖췄을까?

▲ 김희준 교수는 “처음 개발했을 때 재미있을까 고민이 많았는데, 환자들 평은 고스톱 하는 정도의 재미가 있다고 한다”며 “핑크리본을 통해 환자들과 함께 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김희준 교수는 “처음 개발했을 때 재미있을까 고민이 많았는데, 환자들 평은 고스톱 하는 정도의 재미가 있다고 한다”며 “엄청 재미있다기 보다는 해볼만하는 평이 많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처음 만들었을 때 걱정했던 부분 중 하나가 유방암 환자들의 연령이 높다는 것”이라며 “게임을 하기에는 연령이 많았기 때문에 괜찮을까 걱정했는데, 고스톱만 할 줄 알면 다 할 수 있고, 의료진도 게임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준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환자들에게 계속하는 게 좋겠느냐, 혹시 귀찮지 않았느냐고 물어보면 환자 본인이 놀란다”며 “자신이 할 줄 아는 게임이 고스톱 밖에 없을 줄 알았는데 이런 게임을 해서 좋았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이든 환자들에게 어떻게 활동하고, 어떻게 치료를 받아야하는지 등을 더 잘 교육시킬 수 있는 툴이라는 취지대로 개발했기 때문에 젊은 환자들에게 핑크리본은 재미없는 게임일 수 있다”며 “개인적인 생각으론 젊은 환자들을 위해선 다른 게임이 만들어져야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김희준 교수는 “핑크리본에 대한 소식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에 환자들에게서 이용할 수 있느냐는 문의가 있다”며 “아직은 부족한 상황이라 업그레이드 중이니 내년 초까지 조금 더 기다려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아무리 업그레이드한다고 해도 초반에는 부족함이 많을 거라고 예상된다”며 “핑크리본은 이전 버전인 알라부 때 많은 도움을 줬던 유방암 환자들이 함께 만든 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그는 “내년에 부족함이 있어도 환자들과 같이 시작한다는 느낌으로 함께 다듬어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며 “핑크리본을 통해 환자들과 함께 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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