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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관련 의협 기자회견 '과속'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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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관련 의협 기자회견 '과속' 논란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9.09.03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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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자진 철회 권고..."전문학회 신뢰 영향" 우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의협이 진행한 조 후보자에 대한 기자회견이 의료계 내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한 차례 기자회견을 취소한 이후, 재차 기자회견을 진행한 행보에 대해 ‘신중론’이 제기됐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지난 2일 의협 용산임시회관에서 ‘조국 후보자 의료계 폄하 관련 대한의사협회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조 후보자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료계 논문을 비방하는 내용의 검증되지 않은 글을 공유했기 때문에 열리게 됐다.

▲ 조국 후보자 페이스북 공유 글.

지난 10일 조 후보자의 페이스북에는 한 인터넷 매체의 자유게시판 글이 링크됐는데, 해당 글은 조 후보자의 딸 조 씨가 제1저자로 등록한 단국의대 논문이 ‘별다른 내용이 없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또 몇 분이면 끝날 통계 분석이 연구 내용이 전부라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최대집 회장은 “문제의 글은 해당 연구가 이미 수집된 자료를 가지고 몇 분이면 끝날 간단한 통계 분석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고등학생도 반나절 정도만 설명을 들으면 이해할 수 있는 간단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평소 SNS를 통해 활발하게 본인의 철학과 소신을 대중에게 공유해온 조 후보자이기에 사실관계조차 틀린 이른바 ‘가짜 뉴스’에 해당하는 이런 수준 낮은 글을 공인인 조 후보자가 공유했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번 기자회견은 의료계의 중론을 반영한 결과이며, 해당 글을 SNS에 공유한 조 후보자에게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하지만 조 후보자의 사과는 요구하지 않았다. 또한 조 후보자에게 법무부 장관 후보에서 사퇴라하는 입장을 내는 것 역시 적절치 않다면서 뒤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그는 “조 후보자가 페이스북에 글을 인용하면서 의학논문에 대한 인식을 보여줬기 때문에 그런 인식이 대단히 잘못됐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후보자의 SNS 공유글로 의협이 기자회견을 진행한 것에 대해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의협이 정말 할 일이 없는 건지, 아니면 지금 문 케어나 보건의료정책에 대해 잘 대응하고 있어서 다른 일에 신경 쓰는 것인지 궁금하다”며 “아니면 의협이 조국 후보자를 핑계로 정치활동을 하려는 게 아닌지, 이런 의도의 핵심은 최 회장에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 최대집 회장.

이 관계자는 “조 후보자는 페북에 어떤 의견도 달지 않고 해당 글을 링크만 한 것인데 이를 가지고 기자회견을 한다면 나중에 논란이 될 수 있다”면서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켰지만 우연히 달이 있었을 뿐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면 의협은 어떻게 해명할 것인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지금 의협이 너무 성급하게 전문가 단체로서의 전문성을 보이지 않고, 논란이 될 수 있는 정치적 문제에 휩싸이는 것은 회원으로서 보기 좋지 않다”며 “의료정책들, 예를 들어 의료전달체계 등도 해결 못하면서 전혀 관련 없는 조 후보자의 주제에 매여 있는 것은 최 회장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의도가 섞인 것처럼 보인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대집 회장은 조 후보자의 딸 조 씨가 제1저자로 되어있는 논문의 저자, 단국의대 장영표 교수에게 논문의 자진철회를 권고했다.

이는 지난달 30일 관련된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의협 내부적으로 절차적 정당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로 취소됐었다. 그런데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장영표 교수에게 공식적으로 논문을 자진 철회하라고 권고한 것.

최 회장은 “국내외의 연구 저자 관련 규정에 따르면 논문의 제1저자는 해당 연구의 주제 선정과 설계, 자료의 수집과 정리, 연구수행과 결과 도출 및 논문의 저술을 주도하는 핵심저자로 정의할 수 있다”며 “해당 연구의 주제와 내용, 연구의 과정별 진행시기를 확인하는 것만으로 조 후보자의 딸이 고등학생 신분으로 제1저자에 해당하는 기여를 했을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장 교수는 학자로서의 양심과 동료, 선후배 의사들에 대한 도리는 물론, 이 문제로 인해 우리 사회가 입은 상처를 돌아보고 스스로 논문을 철회해 결자해지하길 권고한다”며 “남은 중윤위와 대한병리학회의 소명요구에도 충실히 임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조 후보자의 딸의 논문과 관련된 의혹은 현재 대한의학회에서 정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 회장이 이를 거론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의사회 임원 A씨는 “논문의 제1저자의 문제는 의학회와 대한병리학회에서 정리하고 있는 과정”이라며 “지금의 사태가 분명 잘못돼 있고 국민의 관심이 지대하기 때문에 전문가 단체인 의협이 확실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그러나 학회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지기 전에 의협에서 논문 자진 철회 권고 기자회견을 한 것은 전문학회의 신뢰에 영향을 미칠까 심히 우려스럽다”며 “협회가 보다 신중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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