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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단식 끝나니 또 '조직화' 도돌이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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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단식 끝나니 또 '조직화' 도돌이표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9.07.19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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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 투쟁 이유..."지금까지 뭐했나" 비판 거세

문재인 케어 전면 중단 등을 요구하며 16일 동안 진행된 단식 투쟁 이후, 의협이 꺼내든 ‘투쟁’과 관련된 카드는 ‘의료계 조직화 총력전’이었다. 앞으로 진행될 실무 투쟁을 위해 조직화가 필요하다는 게 의협의 입장이지만, 이제까지 조직화도 제대로 못하고 무엇을 했느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는 지난 17일 이촌동 구 의협회관에 설치된 비상천막본부에서 제61차 상임이사회를 열었다. 이날 상임이사회에서는 최대집 회장의 제안에 따라 지난 2일 시작된 의료개혁 쟁취를 위한 단식투쟁을 중단하고 본격적인 투쟁 준비에 착수하기로 의결했다.

 

앞서 의협은 대정부투쟁 선언과 함께 지난 2일부터 단식 투쟁에 돌입한 바 있다. 최대집 회장이 2일부터 9일까지 8일간 단식 투쟁을 진행했고, 최 회장의 뒤를 이어 방상혁 상근부회장이 9일부터 15일까지 7일간, 정성균 총무이사가 변형규 보험이사와 함께 15일부터 17일까지 3일 동안 단식 투쟁을 이어갔다.

지난 17일 상임이사회에 참석한 최대집 회장은 “단식투쟁 기간 동안 의료계 다양한 직역이 보여준 응원과 지지는, ‘의료개혁’이라는 숭고하고 막중한 과제를 반드시 이루어달라는 간절한 열망이 반영된 결과”라며 “모든 직역의 지지를 확인한 만큼 끝까지 선봉에 서서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협 박종혁 홍보이사겸대변인도 “지역의사회를 비롯, 대의원회와 시도의사회장단 등 의료계 각 직역에서 투쟁과 회무를 병행해야 하는 집행부 임원들의 건강과 회무공백에 대한 우려로 여러 차례의 단식 중단 권고가 있었다”며 “단식투쟁을 통해 얻어진 지지와 공감대를 바탕으로 다음 단계인 조직화를 위해서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했다.

박 대변인은 “이번 조직화는 ‘의료개혁총력전’이라고 명명하고 싶다. 의협의 모든 회원들이 의료현안의 방향성에 공감하고, 의료개혁의 변곡점을 가져오는데 함께 노력해야 한다”며 “제대로 된 의료제도 하에서 국민건강을 지킬 수 있는 계기가 되는, 투쟁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의료계 조직화 총력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집행부지만 의료계 내 ‘조직화’와 관련된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특히 최대집 회장이 지난해 의협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투쟁을 위한 조직화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았음에도 아직도 ‘조직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냐는 지적인 것.

최 회장은 의협회장에 당선된 이후, 대정부투쟁을 위한 조직화에 공을 들여온 것은 사실이다. 의협 회장이 되기 이전부터 최 회장은 최소 6개월에서 1년 6개월 가량 투쟁의 준비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회장 당선 이후엔 투쟁을 위한 조직화에 나섰다.
 
전문학회와의 간담회도 정례화 했고, 지난해 8월부터는 최 회장을 비롯한 의협 집행부가 전국을 돌며 조직화를 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조직화’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건 그동안 했던 조직화는 무엇이냐는 지적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여태까지 대정부 투쟁을 위해 조직화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겠다는 말만 몇 번째인가”라며 “조직화만 하다가 임기 3년이 지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여기에 실제 최 회장이 평소 조직화를 자주 언급했지만 제대로 이뤄낸 조직화는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의협 회장에 취임하자마자 최 회장은 문 케어 저지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대정부 투쟁을 위해 일종의 투쟁 전위대인 ‘일천 의권 투쟁단’ 조직화를 추진한 바 있다.

일권투는 기존 의협 산하단체의 조직력을 강화하고, 의사 회원들의 교육과 홍보, 학습 활성화와 함께 회장 직속 기구로 긴급 사태 발생 시 비상 소집-비상 행동에 나서는 역할을 수행하며, 최 회장은 이 조직에 대해 “일권투는 공개적이고 합법적인 활동을 지향한다. 일권투 의권 투사 한 분, 한 분, 회장인 제가 직접 챙기도록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일권투는 이름조차 언급되지 않는 상황이다.

또한 올해 초인 지난 2월 문재인 정부의 망국적 경제·사회정책, 안보불안 등을 언급하며, 의료계 뿐만 아니라 모든 사회단체, 직능단체, 국민들, 정치권 등과 연합, 연대 투쟁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최 회장은 “국민들이 문재인 정권에 대해 ‘경험해보지 못한 국민 항쟁’에 직면하게 만들어 줘야 한다”며 “조만간 중지가 모여진다면 문재인 정권을 향한 국민 항쟁을 위해 투쟁체를 전국 조직화하고, 올 상반기 중 문재인 정권에 대한 전국적 국민 항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 역시 일권투와 마찬가지로 반년이 다되어가는 시점임에도 어떤 언급조차 없다.

이에 대해 모 의사회 임원은 “최대집 회장이 항상 조직화를 말하지만 그의 뜻대로 제대로 조직화가 된 사례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대정부투쟁 조직화는 둘째치더라도, 일권투 조차 제대로 언급조차 안 되는데 이젠 최 회장이 말하는 조직화가 무엇인지 궁금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실제로 투쟁을 위한 조직화도 의심이 드는데, 투쟁 로드맵이 존재하는지도 의심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의혹들에 대해 의협 박종혁 홍보이사겸대변인은 “투쟁모드의 조직화와 일상모드의 조직화는 평소 공부하는 것과 시험기간에 공부하는 것이 다른 것처럼 다른 개념이라고 이해하면 된다”며 “평소 의협 집행부는 조직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이번 투쟁은 평소의 조직화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투쟁 어젠다를 중심으로 전사적으로 움직여야한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일권투와 관련해서는 아쉬운 마음뿐이다. 당시 협회가 일권투를 성공적으로 조직화할 역량을 갖추지 못해 뜻대로 잘 이뤄지지 않았다”며 “당시 일권투를 거울삼아 현재 의료계 내 조직화에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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