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04-26 15:07 (금)
보름 만에 끝난 단식투쟁, 상반된 평가
상태바
보름 만에 끝난 단식투쟁, 상반된 평가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9.07.18 06: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협 “투쟁 동력 확인” 자평...‘명분 없는 단식’ 비판도
 

문재인 케어 전면 중단 등을 요구하며 지난 2일부터 16일 동안 이어진 의협의 단식 투쟁이 드디어 막을 내렸다. 투쟁 동력을 확인했고, 앞으로 실무 투쟁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겠다는 의협과 달리, 의료계 내에서는 ‘명분’도, ‘실리’도 잃은 단식이었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는 지난 17일 이촌동 구 의협회관에 설치된 비상천막본부에서 제61차 상임이사회를 열었다. 이날 상임이사회에서는 최대집 회장의 제안에 따라 지난 2일 시작된 의료개혁 쟁취를 위한 단식투쟁을 중단하고 본격적인 투쟁 준비에 착수하기로 의결했다.

앞서 의협은 대정부투쟁 선언과 함께 지난 2일부터 단식 투쟁에 돌입한 바 있다. 최대집 회장이 2일부터 9일까지 8일간 단식 투쟁을 진행했고, 최 회장의 뒤를 이어 방상혁 상근부회장이 9일부터 15일까지 7일간 단식 투쟁에 임했다.

이후, 최 회장, 방 부회장과 같이 무기한 단식 투쟁을 선언한 정성균 총무이사가 지난 15일부터 의협 변형규 보험이사와 함께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16일 만에 단식 투쟁을 중단하긴 했지만 의협은 이번 기회에 의료계 내 투쟁 동력을 확인했다는 평이다.

17일 상임이사회에 참석한 최대집 회장은 “저와 집행부의 단식은 투쟁의 첫 포문을 연 것”이라며 “안으로는 회원들의 관심과 단합을 도모하고 밖으로는 정부와 정치권에 의료계의 정당한 요구를 알리기 위해 생명을 구하는 의사이면서도 목숨을 건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여 지난 2주간 단식투쟁을 전개했으나 정부는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음을 거듭 확인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단식투쟁 기간 동안 의료계 다양한 직역이 보여준 응원과 지지는, ‘의료개혁’이라는 숭고하고 막중한 과제를 반드시 이루어달라는 간절한 열망이 반영된 결과”라며 “모든 직역의 지지를 확인한 만큼 끝까지 선봉에 서서 투쟁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의협 박종혁 홍보이사겸대변인도 “지역의사회를 비롯, 대의원회와 시도의사회장단 등 의료계 각 직역에서 투쟁과 회무를 병행해야 하는 집행부 임원들의 건강과 회무공백에 대한 우려로 여러 차례의 단식 중단 권고가 있었다”며 “단식투쟁을 통해 얻어진 지지와 공감대를 바탕으로 다음 단계인 조직화를 위해서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의협의 견해와 달리, 이번 단식 투쟁으로 얻은 게 아무 것도 없다는 혹평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단식 중단을 선언한 시점에 중단할 명분이 부실했고, 단식을 통한 실리도 확보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또 최 회장이 병원으로 이송된 9일 이후, 방상혁 상근부회장이 단식을 이어갔지만 의협 단식장을 찾는 외부인사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제까지 의협을 비롯한 보건의약단체의 단식 투쟁을 살펴보면 이번 단식 투쟁을 중단할 최적의 시점은 보건복지부 김강립 차관이 방문한 9일로 보인다. 그날은 최대집 회장이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갔기 때문에 단식 중단의 명분도 확실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후로 방상혁 부회장, 정성균 총무이사가 단식 투쟁을 이어갔지만 최 회장 단식만큼의 이목을 끌지 못했고, 단식장을 방문하는 외부인사도 없었다. 이는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단식 투쟁으로 마련된 복지부와의 두 차례의 대화에서 서로 간 입장 차이만 확인한 것에도 비판 여론이 이어졌다.

모 의사회 임원은 “최대집 회장이 단식을 하면서 김강립 차관이 직접 단식장을 방문했고, 나중엔 자유한국당 이명수 의원이 복지부와 면담 자리를 만들어줬다. 하지만 의협은 김 차관의 대화 제의에 혹평을 가했고, 이 의원이 마련한 면담에서도 입장 차만 확인했다”며 “최대집, 방상혁, 정성균으로 이어지는 단식은 도대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알 수 없게 됐다. 면피용 단식 투쟁이란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쟁과 협상은 뗄 수 없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한 편으로 대정부투쟁을 하면서도 다른 한 편으론 정부와 협상을 해야한다”며 “단식 투쟁 중의 복지부와의 대화 제의를 거절하는 의협을 보니 이번 단식 투쟁은 실리도, 명분을 잃었다는 생각 뿐”이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