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04-20 06:03 (토)
‘동상이몽 VS 구동존이’ 醫-政 ‘기싸움’
상태바
‘동상이몽 VS 구동존이’ 醫-政 ‘기싸움’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8.06.15 06: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차 의·정실무협의...상호간 신뢰 확보 계기 평가

두 번째 의·정간 실무협의는 ‘동상이몽’과 ‘구동존이’로 귀결됐다. 같은 곳에 있으면서 다른 생각을 하지말자는 의협과 다른 건 인정하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자는 복지부의 묘한 기싸움이 연출됐다.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와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는 지난 14일 어린이집안전공제회에서 의·정간 두 번째 실무협상을 진행했다.

이날 복지부에선 이기일 보건의료정책관(단장), 정윤순 보건의료정책과장, 정통령 보험급여과장, 손영래 예비급여과장, 이중규 심사체계개편TF팀장이, 의협에서는 강대식 부회장(단장, 부산시의사회장), 정성균 기획이사겸대변인, 박진규 기획이사, 성종호 정책이사, 연준흠 보험이사가 참석했다.

▲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4일 어린이집안전공제회에서 의·정간 두 번째 실무협상을 진행했다.

본격적인 협의 전 강대식 부회장은 작심한 듯 정부에 쓴 소리를 꺼내들었다. 강 부회장은 “살얼음판 같은 의정협상의 진행이 회원들에게도 초미의 관심사로, 복지부와 정부에 묻고 싶은 건 수가 적정화에 대한 정부의 의중이 무엇이냐는 것”이라며 “지난 수가협상에서는 의지가 없다는 걸 읽게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진료 현장에서 판단할 때 기본진찰료를 최소한 두 배 이상으로 올리고 진료 환경을 개선하는 일이 1차의료를 살리는 길”이라며 “보장성 강화를 위해선 의료의 기초적인 부분을 살펴봐야하는데, 비급여 증가의 원인인 초저수가를 먼저 제거하는 것이 순서”라고 전했다.

그는 “상급 병실료 급여화가 필수의료보다 선행돼야하는 이유에 대해 회원들은 의아해하고 있어, 다음 달로 예정된 병실 급여화에 대해 의협은 회원들을 설득할 수가 없다”며 “왜 국민의 건강보다 국민의 주머니 사정이 먼저 고려돼야 하는지를 회원들이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진료 폐지로 환자들의 상급종합병원 쏠림현상이 벌써 나타나고 있고, 1·2차 의료기관은 공동화 현상까지 우려된다는 게 강 부회장의 설명이다.

강 부회장은 “상급종합병원 미만의 병원급 의료기관과 1차 의료기관은 비상상황으로 긴급수혈이 없다면 줄줄이 도산 사태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보건당국의 사려깊은 판단과 실질적인 효과를 보여줄 수 있는 정책 실현이 요구된다. 의정협상이 오월동주, 동상이몽이 아닌 보건제도 개선의 시발점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기일 보건의료정책관은 “수가계약, 상급병실료 등에 대해 많은 말씀을 주셨는데, 이에 대해선 저희도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며 “10차에 걸친 의·정실무협의에서도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비급여의 급여화, 적정수가에 대한 문제가 남아있다”고 밝혔다.

이 정책관은 “의협이 중심이 되어 정부와 협상을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며 “지금 MRI, 여러 가지 협의가 진행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도 의협이 적극 참여해서 같이 논의했으면 좋겠다는 게 저희 의견”이라고 전했다.

▲ 의협 정성균 기획이사겸대변인(왼쪽)과 정윤순 보건의료정책과장.

그는 “오월동주나 동상이몽과 같은 여러 가지 말이 있지만 한편으론 서로 다른 건 인정하고 같은 것을 구한다는 ‘구동존이’라는 좋은 말이 있다”며 “구동존이의 마음으로 이번 협의를 진행하고 계속해서 합의점을 찾아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 복지부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전반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진행했고, 이에 대한 의협과 복지부 간 질의응답이 있었다.

이를 통해 의협과 복지부는 보장성 강화대책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서로 간에 비급여 범위, 재정 문제, 수가 적정화, 협상창구 일원화에 대한 입장 차는 존재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의협과 정부가 상호 신뢰를 축적해 입장을 좁혀가기로 했다.

복지부 정윤순 보건의료정책과장은 “복지부에서 보장성 강화에 대해서 손영래 예비급여과장이 전반에 대해 설명을 했고, 상호 의견교환을 했으며 상호 이해의 폭이 넓어진 거 같다”며 “비급여를 바라보는 관점, 재정문제, 수가 적정화, 협상 창구 일원화 등이 논의가 있었다. 입장차가 있었지만 많이 좁혀졌고, 상호 신뢰를 축적하는 기회가 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의협 정성균 기획이사겸대변인은 “1차 회의에 비해서는 분위기가 좋았고, 보장성에 대한 이해의 폭도 많이 넓힐 수 있었다”며 “의·정실무협의체가 회의를 이어나가서 의료계와 국민들에게 의료의 올바른 정립을 위해서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인 회의였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에서 강대식 부회장이 모두 발언서 언급한 기본진찰료 인상과 관련된 공감대 형성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정성균 대변인은 “이는 의료계의 어려운 현실에 대해 강대식 단장이 정확하게 표현한 것으로, 의사들이 경제적으로 많은 이득을 취하자는 의견은 현 의료계에서 찾아볼 수 없다”며 “경영상 어려움 없이 양질의 의료를 국민에게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게 의협과 회원들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지난 20년 동안 의료계엔 많은 변화가 있었고, 의원과 중소병원 경영상의 문제는 해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며 “의협은 이에 대해 지적했고, 양질의 의료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진료환경 확보가 목적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있어 의견개진이 있어서 복지부도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겠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만족할만한 수준까지는 어렵겠지만 우리나라 의료계의 어려움을 감안하면 협의에 성실히 응해서 진료환경을 개선하는데 계속 노력할 생각”이라며 “현재 복지부가 진행하고 있는 보장성 강화에 있어, 필수의료 부분에 대해서 의료계가 동의하고 있지만 상급병실 급여화 등 필수의료와는 조금 동떨어진 부분이 진행되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윤순 과장은 “정성균 대변인이 언급한 부분은 의료계 내에서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라며 “쉽지 않은 부분으로 계속 고민해보겠다는 선에서 이야기를 했지, 복지부에서 긍정적이라고 답변하진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다음 회의는 심사체계 개편을 의제로 다음달 5일 16시에 있을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