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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아껴 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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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아껴 씁시다
  • 의약뉴스
  • 승인 2004.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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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某) TV 일일 드라마에서 주인공 가족이 전화를 받을 때마다 인사처럼 하는 말이다.

70년대 중반, 중동을 다녀온 건설회사 근로자들로부터 ‘사우디아라비아는 물 값이 석유 값보다 더 비싸더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별세계의 일처럼 신기하기만 했는데 30년이 지난 지금은 우리의 현실이 되었다.

어린 시절, 두레박으로 퍼 마시던 만수동 생가 앞마당 우물물은 물론 약수터 샘물조차도 환경 오염으로 인해 마음놓고 마실 수 없는 세상이 되어 이제는 수돗물을 의존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물을 물 쓰듯 하던 시대는 사라진 것이다.

인천 시민들에게 충분한 식수를 공급하기 위해 인천광역시 상수도본부는 지난 3월 7일, 남동구 수산동 산 30번지에 위치한 수산정수장에서 통수식을 가졌다.

정수장은 팔당댐 취수장에서 의약품 처리를 하고 침전지, 여과지 등 여러 경로를 거친 후 최종적으로 염소를 투입해 깨끗해진 물을 임시 저장하는 곳이다.

우리 나라의 수돗물 값은 톤당 276원으로 이탈리아(584원), 미국(664원), 호주(871원), 일본(1,374원), 영국(1,638원), 프랑스(1,810원), 독일(1,936원), 스위스(3,185원)에 비해 저렴하다.
그 사실을 증명이라도 하듯 무더운 여름철에 유럽을 함께 다녀 온 친지들에게 여행소감을 묻자 대부분이 ‘비싼 달러 주고 물 사먹은 기억밖에 없다’ 는 대답을 했다. 음식점에서조차 식수를 사먹었기 때문이다.

성인에게 필요한 1일 수분 량은 2~2.5리터 정도이다. 그중 1리터는 음식물을 통해 흡수되므로 직접 마시는 물은 1~1.5리터면 되며 여름철에는 0.5리터만 더 마시면 된다.

하지만 현재 우리 국민의 물 소비 수준은 1일 409리터에 이르고 있다. 지금처럼 물 과소비가 지속된다면 2011년에는 20억톤의 물 부족이 예상되어 그때까지 매년 1조 8천억 원의 비용을 들여 다목적 댐과 광역 상수도를 건설해야 한다고 한다.

현대는 전선에서 총을 들고 싸우는 길만이 애국이 아니다. 물을 아껴 쓰는 생활 습관 역시 애국의 첩경이다.

변기 물통에 절수기나 물을 담은 플라스틱 병을 넣어 두면 가구당 매일 35리터의 수돗물을 절약할 수 있다. 수도꼭지나 샤워기에 유량 조절기가 부착된 절수기를 달면 매일 20리터를 절약할 수 있다.
장수동에 소재한 남동정수장은 절수기기 전시장을 개관하고 12개 업체 16종의 양변기 및 수도꼭지 부속 등 절수기기를 전시하고 있다.

세면시 세면대에 물을 70%만 채우고, 양치질을 하며 수돗물을 틀어놓지 않고 컵에 물을 받아 사용하면 매일 5리터를 절약할 수 있다.
물을 받아놓고 설거지나 채소를 세척하면 매일 1인당 45.3리터의 수돗물을 낭비하지 않아도 된다.

목욕시 욕조의 물을 틀지 않고 샤워기를 이용하면 매일 18~25리터의 수돗물을 절약할 수 있다.
세차시 수도꼭지에 호스를 직접 연결하지 않고 물통에 받아쓰면 매회 210리터를 절약할 수 있다.
세탁기는 빨래의 양과 상관없이 일정한 물이 소모되므로 세탁물을 모아 한꺼번에 한다.
마당이나 아파트 베란다 청소는 허드렛물을 이용하며, 화초에 물을 줄 때는 분무기를 사용한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처럼 수도꼭지에서 몇 방울씩 떨어지는 물의 량은 55~75리터 정도로 3~5회 샤워를 할 수 있는 량이 되므로 수도를 꽉 잠가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누수를 확인하여 차단하는 일이다. 필자의 경우 평소 사용량보다 수도요금이 많이 나와 누수 확률이 가장 높다는 양변기 주입 수도를 잠그고 매번 욕조 물을 대야로 떠 부었다.

1개월이 지난 수도요금 고지서는 놀랍게도 사용량이 33톤(32,640원)에서 10톤(10,190원)으로 감소되어 있었다. 바늘구멍으로 황소바람이 새는 격이었다. 실바람 소리 외에는 누수의 기척이 없었던 두 개의 양변기에서 한 달간 무려 23톤의 아까운 수돗물이 하수도로 새어나간 것이다.

매몰 사고를 당한 사람이 물만 마시면서 15일간을 연명하다가 구제된 적이 있었던 것처럼 물은 인간의 빼놓을 수 없는 양식 중의 하나이다. 수돗물을 아껴 쓰고 누수를 확인해 차단하는 것은 지구의 모든 생명을 보존하는 첩경이 아닐 수 없다.

물 부족으로 심한 가뭄 끝에 거북이등처럼 갈라진 전답에 물을 댈 수 없고 화재 현장조차 진압할 수 없는 극한 상황이 벌어질까 두렵다.

수도물 사랑의 달에 짚어 보는 단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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