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뉴스]이 식물의 마지막 잎이라니.식물을 조금 아는 사람이라면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물만 주면 사는 것을 왜 이 지경까지 몰고 왔나?대체 녀석에게 무슨 짓을.대답은 이렇다.무슨 나쁜 짓, 하지 않았다.좋은 걸 주었다.보이차 마시고 남은 걸 거름으로 주었다.영양분 섭취하라고. 정말 그것 뿐이다.그런데 이렇게 됐다.미친듯한 생명력도 소용 없었다.세상에 이럴수가. 악마의 식물이라는 별칭도 효과 없다.갖은 수를 썼어도( 애정어린 눈빛을 보이고, 제발 살아달라고 기원했음.) 녀석의 최후는 이렇다.참 말도 안 된다.남들 다 죽이는 식

[의약뉴스]얼핏봐도 다리가 있는지 싶을 만큼 짧다.몸은 땅딸막하고 주동이는 뾰족하다.너구리다.누군가 애완용으로 키우다 버린 모양이다.잘 살아갈까.잘 살아갈 것이다.동물이든 식물이든 가리지 않고 잘 먹는다.그런 동식물은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의약뉴스]안양천은 흐른다.하루도 빠짐없이.도도하다.거만해도 좋고 잘난 체해도 나무라지 않는다.강물은 그런 것이다.거기에 피리부는 사나이까지. 가수 송창식은 1977년 이 노래를 불렀다.'나는 피리 부는 사나이'걱정하나 없는 떠돌이.

[의약뉴스]가시가 무섭게 기세를 뻗친다.호랑가시 나무다. 윤이 나는 것이 제대로 물이 올랐다.그 사이로 노랑이 고개를 내민다.척 보아도 연약하다.가시에 찔릴까 걱정이다.용케 가시를 피하고 있다.다들 제 살길을 찾아간다.알아서 놔두면 되는 자연처럼 인간도 그랬으면 싶다.

[의약뉴스]급하다고 해야 할까미리 준비한다고 해야 할까어느 새 꽃 피고 열매 맺고 씨앗이 됐다.껍질이 벗겨지고 알맹이가 드러났다.세상일은 모른다.한 치 앞도 모르는 것이 세상일이다.녀석은 그래서 서둘렀다.씨를 퍼트렸다.후손을 남겼다. 내 할일은 마쳤으니 홀가분하다.바람이 불어주면 작정했다는 듯이 땅으로 떨어진다.처음이자 마지막 낙하는 성공이다.

[의약뉴스]도시에서는 안 되는 줄 알았다.그런데 잘 된다.모를 심어도 보리를 심어도 밀을 심어도 해마다 풍년이다.농촌에서만 자라는 것이 아니다.도시의 귀뚱이에 심어 놓으면 안 되는 식물이 없다.보리수 나무는 꼽아만 놓아도 이렇게 열매가 익는다.참 놀라운 도시에 대한 시골사람의 기억.스승없이 홀로 깨달은 기분이 이런 걸까.

[의약뉴스]정처없이 걷다가 이런 풍경을 보면 기운이 난다.지쳐서 좀 쉬고 싶어 쉬었더니 앉은 자리가 꽃밭이라면그냥 더 쉬고 싶다.오래도록 그렇게 쉬고 있으면 갈 길이 멀어도 좀 더 쉬고 싶다.그래서 꾸벅 졸기도 한다.깨어나서 보니 꽃밭이 주변을 감싸고 있다면서둘러 온 길이 부끄럽다.되돌아 보고 싶지 않다.여기서 오래도록 머물러 있어도 세상 안 무너진다.계획은 틀어지겠지만 그래서 불편하겠지만 인생에서 한 번쯤은 쉬어가는 것도 방법이다.

[의약뉴스]나이들수록 노랑을 좋아한다는 사람을 만난적이 있다.다른 말은 쉽게 잊었는데 그 말은 늘 따라 다닌다.그래서 인지 노랑을 보면 그 말이 실감나는 듯 하다.황매화만큼 노랑을 잘 표현하는 꽃이 또 있을까.물론 있을 것이다. 그것도 많이.하지만 나에겐 노랑은 언제나 황매화다.이름에 이미 노랑이 들어가 있지 않은가. 노랑을 본 날은 노랑을 보지 않은 날과 다르다.

[의약뉴스]길을 걷다가 이런 꽃을 만나면 잠깐 멈추게 된다.뒤따라 오는 사람이 없어 비켜주지 않다도 된다면 한 일분 정도 더 머무른다.감상에 빠지면 기분이 전환된다.그런다고 문제가 해결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좀 여유가 생긴다고나 할까.인간이 늘 자연과 가까이 해야 하는 이유다.

[의약뉴스]다섯개의 수술중 제일 길고 굵은 놈으로 고른다.그리고 상대와 맞붙는다.먼저 끊어지는 쪽이 진다.얼마나 놀이가 없었으면 꽃의 수술을 가지고 내기를 했을까.그 어린 시절이 추억이 떠올랐다.그래서 내기를 했는데 이겼다.이겼는데 하나도 기쁘지 않았다.나도 그 이유를 모른다.

[의약뉴스]장하다.지난 겨울 세찬 바람 이겨냈다.눈보라를 견뎌냈다.장하구나.아직도 붙어있다.그만 손을 놓아라.네 할일은 지난 겨울로 끝났다.올해는 후손에게 맡기자.편한 마음으로.아무튼 고맙다.네가 아니었으면 네 이름을 어찌 알겠는가.산사나무.

[의약뉴스]분홍에 하얀 은가락지주름진 손 마디에 사과꽃이 주렁주렁좋았던 시절에는꽃보다 가락지였는데이제는 꽃이 더 좋아아기 사과꽃에 그만 웃음꽃이 활짝 피네.

[의약뉴스]꿀빨아 먹자.비유가 아니다.저기 보랏빛이 꽃이 보이지 않는가.어서 가서 꿀빨아 먹자.꿀풀에는 꿀이 들어 있다.벌새가 다 먹기 전에어서 가서 꿀빨아 먹자.

[의약뉴스]다른 사람은 모를 수 있는 것을 알고 있으면 기분이 좋다.특히 꽃나무일 경우 더 그렇다.지난 여름인가 가을인가 이 나무에 붙은 열매를 따서 먹었다.그 나무가 어디가지 않고 제자리에 있기에나는 열매 이름을 기억한다.노랗게 익어서 보기도 아름답고 비타민이 많아 달았던 과일올해도 이렇게 만개 했으니 서너 달 기다리면 놈을 맛볼 수 있으렸다.녀석의 이름은 살구.

[의약뉴스]새순이 돋고 있다.봄이 대세인 시대가 왔다.아직 매미는 아니다.땅 속에 있어야 맞다.새싹에 매미가 달려 있다니아직 변태를 할 시기는 아니다.지난해 올라왔던 녀석이 틀림없다.모진 강풍을 견뎌내고그것도 온전한 몸으로여기까지 왔다.대단한 녀석,여름이 오면뜨거운 태양이 비추면힘차게 울어라.

[의약뉴스]아래는 선인장이 확실한데 위는 여우 목도리 같다.접목 했나보다.이른바 접목 선인장이다.인간의 의욕과 능력은 끝이 없다.그러다 인간도 접목하는 시대가 올지 몰라 걱정이다.아무튼 식물의 접목 역사는 길다.가장 잘 알려진 것은 오늘의 감나무가 고욤나무와 접목해 탄생했다는 것.

[의약뉴스]커피는 즐기고 싶은데 가격이 부담이라면.원두를 사서 직접 내려 마시면 된다.원하는 맛을 선택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그렇게 밤새 내리고 나면 이런 원두 찌꺼기가 나온다.찌꺼기라는 말대신 똥이라고도 한다.이름과는 달리 원두 부산물은 커피처럼 향기가 좋다.마를 때 까지 은은한 향을 즐기다 바싹 말랐다 싶으면 화분의 거름으로 쓰면 된다.커피는 버릴게 하나도 없다.

[의약뉴스]오래 같이 살면 '반려'라고 할 수 있다.대상이 사람일수도 있고 개나 고양이 일 수 있다.무생물인 돌(수석)을 끼고 살며 반려의 삶을 사는 사람도 있다.요새는 반려식물이라는 말이 낯익다.십 수년을 함께 하고 있으니 그런 말이 납득이 간다.볼수록 기품이 있다.옥수수 잎처럼 생긴 것이 행운목처럼 보이기도 한다.'드레세나 송오브 인디아' 라고 한다.'번영'이나 '영광'의 꽃말을 가지고 있다. 해를 받아 더 빛나는 황금빛 줄기를 보니 그러려니 한다.

[의약뉴스]곧 없어질 것이다.흔적없이 사라질 것이다.뚜렷한 흰색의 풍경,처음엔 하나였다가 나중에는 여럿이었다가애초에 없었던 것처럼깨끗하게 지워질 것이다.그러기 전에 실컷 봐둬야지.남은 자국의 정취를.

[의약뉴스]피곤한 사람이 쉬어가는 의자에 눈이 쌓였다.사람도 비둘기도 앉기가 어렵다.눈 녹기를 기다리는 마음은 사람도 비둘기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