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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ㆍ농촌 의사 수 적지만, 충분한 의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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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ㆍ농촌 의사 수 적지만, 충분한 의료 제공”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3.11.21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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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의료연구소, 의사 지역편차 타국에 비해 양호...지역의사 늘리기 위해 의대증원, 논리적이지 않아

[의약뉴스] OECD에 비해 우리나라의 도시와 농촌의 의사 수는 적지만 의사 1인당 연간 진료 횟수를 살펴보면 충분한 의료를 제공하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또한 도시 대비 농촌의사 밀도로 대변된 지역편차는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양호한 편이라는 지적이다.

바른의료연구소(소장 윤용선)는 21일 ‘OECD 통계로 본 의사의 지역편차’를 분석한 결과, 의대 증원만으로 의사의 지역편차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정부는 2021년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OECD 평균은 3.7명인 반면, 한국은 2.6명으로 OECD 평균보다 적으며, 필수의료와 지방의료를 살리기 위해서 의대증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연구소는 OECD health at a glance 2021과 2023 보고서를 중심으로 분석, 지난해 보건복지부에서 발행한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를 참조, 각국 의사 수와 진료횟수를 비교, 전체 의사 수가 적은 한국이 과연 충분한 의료를 제공하고 있는지 분석했다. 

또한 각국 도시와 지방 의사 수를 비교하여 지역별 의사 편차와 함께, 전체 의사 수나 의사 수 증가가 지역편차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도 살펴봤다.

▲ 2021년 각국 도시와 농촌의 인구 1000명당 의사수(위쪽), 도시 및 농촌의 인구당 연간 진료건수(아래쪽).
▲ 2021년 각국 도시와 농촌의 인구 1000명당 의사수(위쪽), 도시 및 농촌의 인구당 연간 진료건수(아래쪽).

2019년 OECD 국가의 인구 1,000명당 평균 의사 수는 도시 4.7명, 농촌 2.9명인 반면, 우리나라는 각각 2.63명, 2.05 명으로 도시와 농촌 모두에서 OECD 평균보다 의사 수가 적었다.

이에 연구소는 각국 도시와 농촌의 의사 수에 각국 의사의 연간 진료횟수를 곱하여 인구 1인당 연간 진료횟수를 구하여, 우리나라가 의사 수가 적어 의료를 제대로 제공받지 못하는지를 확인했다. 

2019년 OECD 평균 의사의 연간 진료건수는 2122건인 반면, 우리나라는 OECD 평균보다 무려 3.3배나 많은 6989건에 달했다. 

의사 수와 연간 진료량을 곱하여 국민 1인당 연간 진료건수를 도시와 농촌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OECD 평균은 도시 10.0회, 농촌 6.2회인 반면, 우리나라는 각각 18.2회, 14.7회였다.

2021년 OECD 자료에 우리나라의 지역별 의사 수 자료가 없어 우리나라만 2019년 자료를 입력, 분석했는데도 2019년과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는 게 연구소의 설명이다.

2021년 OECD 평균 의사의 연간 진료건수는 1788건인 반면, 우리나라는 OECD 평균보다 무려 3.4배나 많은 6113건에 달했다. 의사 수와 연간 진료량을 곱한 결과 국민 1인당 연간 진료건수는 OECD 평균은 도시 8.0회, 농촌 5.7회인 반면, 우리나라는 각각 15.9회, 12.8회나 됐다.

윤용선 소장은 “결론적으로 우리나라 의사 수는 적지만 연간 진료건수를 고려하면 OECD 평균에 비해 도시와 농촌 모두에서 훨씬 많은 의료를 제공하고 있다”며 “따라서 단순히 의사 수가 적다는 이유만으로 의대증원을 하는 것은 근거가 빈약한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연구소는 ‘지방의 환자들이 수도권에 몰리는 바람에 지방의료가 붕괴됐다며, 의대 증원 및 지역의대 신설을 통해 지방에서 근무하는 의사 수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에 반박하기 위해, 도시 대비 농촌에 있는 의사 밀도를 분석 및 비교했다.

▲ 도시 대비 농촌의사 밀도(위쪽-2019년, 아래쪽-2021년)
▲ 도시 대비 농촌의사 밀도(위쪽-2019년, 아래쪽-2021년)

도시 대비 농촌 의사의 수를 백분율로 나타낸 것을 ‘도시 대비 농촌의사 밀도’로 정의하면, 2019년 우리나라는 77.8%로 14개 OECD 국가 중 도시 대비 농촌의사 밀도가 5위(OECD 평균 61.7%)에 위치했다. 

윤 소장은 “2021년 도시 대비 농촌의사의 수에 대한 OECD 평균은 2019년 61.7%에서 71.1%로 다소 증가했다”며 “우리나라의 자료는 없어 직접 비교는 어려우나, 이전과 큰 차이가 없다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다른 나라보다 지역편차가 적은 나라라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2022년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보고서에도 도시 및 지방의 인구 대비 의사 수는 2019년 OECD 평균 인구 천 명당 1.8명의 편차가 발생하는 반면, 한국은 인구 천 명당 0.6명으로 지역간 의사 수 편차가 적다고 평가했다는 게 윤 소장의 설명이다.

또한 연구소는 의사 수가 증가하면 도시 대비 농촌의사가 증가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2019년과 2021년 각국의 인구 1000명당 의사수와 도시 대비 농촌의사 밀도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인구 1000명당 의사 수와 도시 대비 농촌의사 밀도와의 상관계수는 2019년 0.010, 2021년에는 0.002로 의사 수와 농촌의사 밀도와는 아무건 관계가 없다는 것이 증명됐다. 

윤용선 소장은 “우리나라는 OECD에 비해 도시와 농촌의 의사 수는 적으나, 의사 1인당 연간 상당한 진료 횟수를 통해 충분한 의료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단지 의사 수가 적다는 이유만으로 의대증원을 하게 되면, 현재보다 의료행위량은 대폭 증가할 것이고 이에 따라 국민들은 막대한 의료비 부담을 떠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도시 대비 농촌의사 밀도로 대변된 지역편차는 오히려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양호한 편”이라며 “전체 의사 수와 농촌에 근무하는 의사 수는 전혀 상관관계가 없고, 의사 수를 늘린다고 해서 농촌에서 근무하는 의사 수가 증가한다는 과학적 근거도 없다”고 전했다.

특히 윤 소장은 지역편중, 지방의료 공동화 등은 의료시스템의 문제로 의대증원을 논하기 전에 의료시스템을 먼저 고쳐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의사 수를 늘려서 해결될 문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역편중, 지방의료 공동화 운운하며 의사 수를 늘리겠다는 것은 완전히 틀린 주장”이라며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보고서에도 ‘보건의료 인력의 특징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 보건의료 요구(demand)나 필요(need)를 중심으로 보건의료 인력 정책 및 수급 정책을 수립하는 것은 정책 실패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이라고 강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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