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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자동차보험위원회 이태연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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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자동차보험위원회 이태연 위원장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1.08.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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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자동차보험 위한 의협 내 컨트롤타워 부활

지난 2014년 의협이 자동차보험진료수가분쟁심의위원회를 탈퇴하면서 자동차보험과 관련된 의료계의 영향력이 거의 사라지게 됐다.

의협 내에 상시 존재했던 자동차보험 관련 위원회는 흐지부지됐고, 그 후로 7년간 자보에 대한 의협의 관심은 한쪽으로 미뤄져 있었다.

그러다 의료계 내에서 자동차보험 진료비에 한방이 50%나 차지하고 있어, 의협이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어왔고, 이런 목소리는 그동안 자보에 무관심했던 의협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냈다.

자보에 무관심하던 의협의 태도가 변화한 것은 2021년 제41대 집행부가 출범하면서였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이필수)는 최근 상임이사회를 통해 자동차보험 관련 주요현안에 긴밀히 대응하기 위한 ‘자동차보험위원회’를 구성한 것.

새로 구성된 자동차보험위원회는 대한정형외과의사회 이태연 회장이 맡게 됐다.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열린 정형외과의사회 추계학술대회 및 정기총회 기자간담회에서 자보분심위에 참여해야 하고, 의협 내에 존재했던 자보협의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강력히 주장해 자보위원회가 ‘부활’하는데 가장 큰 공을 세웠다.

대한의사협회 자동차보험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게 된 이태연 위원장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자동차보험위원회가 부활한 것은 의협이 자보에 관심을 갖고 노력하겠다는 뜻을 대외적으로 선언한 중요한 사건”이라고 자평했다.

▲ 의협 자동차보험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게 된 이태연 위원장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자동차보험위원회가 부활한 것은 의협이 자보에 관심을 갖고 노력하겠다는 뜻을 대외적으로 선언한 중요한 사건”이라고 자평했다.
▲ 의협 자동차보험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게 된 이태연 위원장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자동차보험위원회가 부활한 것은 의협이 자보에 관심을 갖고 노력하겠다는 뜻을 대외적으로 선언한 중요한 사건”이라고 자평했다.

◇자동차보험위원회의 부활
의협 내에는 자동차보험 뿐만 아니라 산재보험과 관련된 위원회가 모두 존재하고 있었다. 특히 자동차보험과 관련해선 기존 정형외과의사회장들이 참여했던 자동차보험협의회가 있었는데, 어느 순간 흐지부지되면서 사라졌다.

의협 내 존재했던 자동차보험 관련 위원회가 사라진 것은 지난 2014년에 있었던 의협이 자동차보험진료수가분쟁심의위원회를 탈퇴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의협은 지난 1999년 분심위가 설립될 당시부터 설립금을 지원하고 매년 해당 의원급 의료기관으로부터 분심위 분담금 갹출업무를 대행하며, 협회 예산을 일부 투입하는 등 분심위 운영을 위해 적극 지원해 왔다.

그러다 지난 2013년부터 분담금 마련에 차질이 생기자 분심위에서 의협을 상대로 분담금 지급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파국을 맞게 됐다. 결국 의협은 2014년 상임이사회 의결을 통해 탈퇴를 결정하고, 국토교통부 및 심의회에 정식으로 심의회 위원 추천 철회 공문을 전달했다.

분심위를 탈퇴하자 의협 내에 존재했던 자동차보험 관련 위원회도 자연스럽게 사라졌고, 이후 의협은 자동차보험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 크게 관심을 갖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가 자동차보험 진료비에 한방이 차지하는 포지션이 점차 커지자, 의료계 내에선 한방의 자보 무차별 확대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된 것.

이태연 위원장은 “분심위를 탈퇴한 것은 의협의 판단착오였다. 분심위를 탈퇴해선 안된다는 의견을 계속 냈는데, 분심위는 단순히 심사하는 기관이 아니라 자동차보험 진료에 관한 정책을 결정하는 곳”이라며 “규모가 크지 않지만 자동차보험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자동차보험 수가는 건강보험 급여범위와 건강보험에서 급여되지 않는 부분까지 보장하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건강보험을 적용하지만 건보에서 인정하지 않는 비급여항목에 대해서도 진료수가로 인정하고 있다”며 “자동차보험은 건강보험에 있는 건 그대로 가져오지만 비급여 부분은 산재보험에서 정하는 걸 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산재에도 없으면 이를 결정하는 곳이 바로 분심위다. 말 그대로 수가를 정하고 정책을 정하는 기관으로, 자동차보험 심사가 심평원에 넘어갔다고 해서 분심위의 역할이 작아진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자동차보험 내 한방진료 현황은?
의료계에서 누차 지적한대로 현재 자동차보험 한방진료 현황은 우려할만한 수준이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한방진료비는 2020년 1조 1200억원으로, 지난 2-14년 2700억원 대비 414% 증가했다. 이에 비해 의과진료비는 2020년 1조 2000억원으로 2014년 1조 1500억원 대비 4% 증가했는데, 이로 인해 전체 진료비 중 자동차보험 한방진료비의 점유율은 2-14년 9%에서 2020년 48%로 2배 이상 상승했다.

자동차보험 진료비 중 비급여 진료비 현황을 살펴보면, 의과에 비해 한방진료의 비급여 진료비 비중이 급격히 증가했는데, 2019년 기준 의과의 비급여 진료비는 전체 진료비 중 급여 진료비 98%에 비해 2%지만, 한방의 비급여 진료비는 전체 진료비 중 급여진료비 52%에 비해 48%를 차지하고 있었다.

의과의 비급여 진료비는 2014년 524억원에서 2019년 276억으로 연 12%씩 감소하고 있지만, 한방의 비급여 진료비는 2014년 1233억에서 2019년 4574억으로 연 30%씩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이태연 위원장은 “자동차보험 한방진료는 진료수가기준이 없거나 진료수가기준의 수립 지연으로 인해 진료비 심사하는데 효율적이지 못하고, 기준이 늦게 마련돼 심사를 진행돼도 심사결과에 대한 불필요한 갈등이나 재정 누수의 우려가 있다”며 “자보 사고 환자들은 비급여 진료에 대한 보장을 받고, 환자가 피해자인 경우 본인부담이 없다. 사고 피해자다 보니, 보상심리가 작용해 본인부담이 있는 건보에 비해 과잉진료의 한계를 넘어설 개연성이 존재하지만 이를 관리할 제도적 수단이 없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자보는 건보와 달리 진료수가기준을 수립하는 절차가 없어, 자보 특성을 반영한 진료수가기준이 수립돼있지 못하다”며 “여타 보험제도와 달리 자보는 이해관계자간 심의ㆍ의결을 통해 전문적으로 진료수가기준을 수립할 결정기구가 없는 것도 문제”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진료수가기준 부재로 인한 자보 한방진료비에 대한 사례를 살펴보면, 일정간격으로 환자를 살펴보고 적절한 약제를 처방하는 것이 약제사용의 원칙이지만 첩약은 일부 한방병원에서 1회 처방 시 무조건 10일을 처방한다”며 “심평원 공개심사사례에서 동일부위에 약침술-추나요법, 도인요법-근건이완요법, 약침술-도인요법 간 동일목적으로 동시 시술할 경우 이를 인정하지 않지만, 명문화되지 않아서 기준으로서 효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방 의료기관의 경우 1인실, 넷플릭스, 안마의자 등 진료와 관계없는 상업서비스 제공을 홍보해 환자를 유치하고 비급여 진료비로 청구, 과도한 자동차보험 진료비를 발생하고 있다는 게 이 위원장의 설명이다.

다만 이 위원장은 의협에서 자동차보험위원회를 만든 게 무조건 한방과 싸우기 위해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지난 10년 사이에 자동차 관련 사고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에도 한방진료 비중이 엄청나게 늘었다. 자보에 있는 한방 치료가 보신치료로 가고 있는 게 문제”라며 “진료왜곡도 너무 심해졌기 때문에 어떻게 왜곡됐는지 살펴보기 위해서 의협 내에 자동차보험위원회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방이 자동차보험을 많이 하니까 이를 시기해서 만들어진 게 아니다”며 “의과 쪽 진료도 제대로 관심을 갖고 살펴보면서 한방의 왜곡 현상을 살펴볼 것이고, 이에 대해 같이 협의해서 문제를 해결해나가야지, 무조건 싸운다는 의미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분심위 활동을 하면서 한방 쪽 관계자를 만나면 그들도 자동차보험 한방진료가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고, 자정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번에 함께 노력해서 한방진료를 바로잡는 계기를 만들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자동차보험 관련 컨트롤타워가 목표

▲ 이태연 위원장.
▲ 이태연 위원장.

이태연 위원장은 “의협은 자동차보험 환자가 제대로 된, 적절한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지금은 제대로 된 진료나 치료없이 첩약이나 추나만 받고 있다. 이러다 정말 심각한 질환이 발견되면 이에 따른 낭비와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자동차보험 관련 환자는 치료도 중요하지만 진단도 정말 중요하다. 경증은 경증대로, 중증은 중증대로의 진단이 제대로 돼야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며 “진단에 대한 검사를 최대한 삭감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이를 가능하면 삭감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제대로 된 진단없이 치료를 남발하다간 더 큰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며 “국토부, 심평원 등을 만나 이런 현황과 대책을 전달하려고 한다. 현재 자동차보험이 국토부 소관이라 관리가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이태연 위원장은 “의협이 자동차보험위원회를 만든 건 앞으로 자보에 관심을 갖고 관리하겠다는 걸 대외적으로 선언한 것으로, 이것이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그동안 의협이 자보에 관심이 없었는데, 이젠 의협이 자보 환자에 대한 치료에 관심을 갖고, 이를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컨트롤 타워가 생겼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의협이 자동차보험위원회를 만드니 보험사, 국회 등에서 바로 연락이 오고 있다. 그동안 의협에 컨트롤 타워가 없었으니, 외부에서도 자보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었으면서도 마땅히 컨택할 곳이 없었던 것”이라며 “의협에 컨트롤 타워가 생기니 그동안 자보에 대한 문제점, 의견 등이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그래서 자동차보험위원회를 새로 구성할 걸 ‘부활’이란 표현을 쓴다”며 “분심위 참여를 시작으로 자동차보험에 대한 관심과 함께 자보가 제대로 된 방향으로 나아가는 역할을 맡는 컨트롤 타워가 생겼다고 선언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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